동복호 저수율 31.78%·주암호 31.62%
30년 만의 제한급수 위기 현실화 우려 속
노후상수관 교체·지하수 개발 등 대책 내놔
“시민 ‘물아껴쓰기’ 빼면 하늘만 쳐다봐야”

 

광주와 전남지역 지자체는 물론 여수·광양 산업단지 등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주암댐의 저수율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바짝 마른 주암댐의 모습. /남도일보DB

최악의 가뭄에 광주·전남 식수원이 말라가지만 시·도의 획기적인 대책은 눈에 띄지 않아 우려했던 비상급수 사태가 현실화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완도 등 전남 일부 지역은 이미 단수를 시행하고 있으며 광주도 30년 만의 제한급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가뭄에 대비한 예비 상수원 관리를 소홀히 한 현실에서 시민들의 물 절약 실천 외엔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가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물 부족 위기에 따른 사전비상행동단계에 돌입했다.

먼저, 시는 물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대시민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강기정 시장과 공직자 500여 명이 시내 주요 거점 20곳에서 ‘생활 속 20% 물 절약’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동복댐 고갈 위기상황을 알리며 물 절약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전 세대의 수도밸브 조절을 통한 수압저감에도 나섰다.

문영훈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시의 8개 실국, 13개 부서가 참여하는 ‘위기대응 가뭄극복 추진단’을 구성하고, 시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물 절약 실천과 용수 확보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실질적인 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수돗물 사용량을 감량한 세대에는 일정 부분 요금을 감면해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 이르면 내년 1월 납기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17일부터는 실질적인 물 절약 실천을 돕기 위해 97개 동 공동주택 1천200단지 44만6천947세대를 대상으로 수압저감 실천 현황조사 및 희망세대에 대한 수압조정을 하고 있다.

광주천 유지용수 일부를 용연정수장으로 공급하는 사업과 용연정수장 인근 지하수 개발 사업을 등에 160억 여원, 누수되는 물을 줄이기 위해 동복계통 비상도수관로 사업, 노후 상수관 교체사업, 블록 구축 사업 등에도 내년 예산 총 157억원을 투입하는 등 상수도 공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물이 메마른 전남 신안군 압해읍 매화도 상수원지 모습. /남도일보DB

전남도 역시 ‘20% 물절약’을 목표로 각 가정에서 물 아껴쓰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는 완도군과 신안군 등 가뭄 우려지역에 병물 공급가 대체 수원 확보를 위해 예비비 1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도는 예비비를 적극 활용해 대체용수 개발에 나서는 한편 해수담수화 시설을 확충하고, 장기적으로 광역 및 지방상수도 조기 완공을 통해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시·도의 대책에 대해 시민들의 물 아껴쓰기 등 고통 감내에 호소하는 것 외엔 당장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정주부 김미원씨는 “1년 넘게 가뭄이 이어져 왔는데도 행정당국에서 대책을 소홀히 하다가 막상 동복댐과 주암댐이 고갈 위기에 처하자 호들갑”이라며 “당장 내년 3월이면 상수원이 고갈된다는데 노후 상수관 교체, 해수 담수화시설 확충 등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처방이 효과가 있겠냐”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지난 18일 기준 동복호의 저수율은 31.78%·주암호는 31.62%에 그치고 있다. 광주시 급수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수돗물 자원은 고갈한다. 겨울가뭄까지 전망돼 지난 1992년 12월 이후 30년 만에 제한급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는 1992년 12월 21일부터 1993년 6월 1일까지 156일 동안 제한급수가 이뤄진 바 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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