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국립목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성현 목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사실 지방소멸로 칭해지는 지역문제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방도시의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유출 및 인구와 지역쇠퇴, 저성장시대의 도래와 지역격차와 같은 문제들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이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 왔다. 최근에는 지방소멸의 대안으로 ‘워케이션(Workation)’이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관계인구(생활인구)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실행되는데, 특히 워케이션이란 단어는 일과 휴가를 합쳐놓은 새로운 근무 스타일을 나타내며, 전통적인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넘어서 리조트와 같은 휴가 환경에서 일과 여가를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워케이션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여행 목적이 여가나 다른 동기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관광의 한 형태로도 간주된다. 그리고 이러한 워케이션의 도입과 변화는 재택근무와 같은 업무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인식 변화는 워케이션에서도 나타나며, 업무 효율성뿐만 아니라 직원 복지, 삶의 질 개선, 직무 만족도 등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워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워케이션은 기업과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먼저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일하면서 정신 건강을 개선하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섬이나 해변과 같은 관광지에서 워케이션을 하면 현지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워케이션 사업이 민간의 자발적인 추진보다 공공의 지원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이는 공공부문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외부인구를 유입시키는 정책을 워케이션을 통해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공의 워케이션 사업은 외부인구의 방문을 유도하고, 이들을 관계인구나 체류인구로 유인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러한 워케이션은 기업과 지자체 양쪽에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목표와의 연계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SG는 기업의 환경 책임,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원칙을 통합한 개념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성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워케이션은 이러한 ESG 목표와 연계성을 갖추고 있어, 기업들은 이를 통해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측면에서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워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데, 이는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에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과 연결된다. CJ ENM과 같은 기업은 자사의 ESG를 세 가지 축으로 나눠서 환경, 사회, 비즈니스 측면에서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핵심 수단으로 ‘CJ Work On’이라는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워케이션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더불어 워케이션은 조직 내에서 ESG 원칙을 실천하는 도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일과 여가를 조화시키는 워케이션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조직 내 다양성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또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 직원의 웰빙을 유지하며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워케이션은 원격 근무를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실천을 채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ESG의 환경 목표에 기여한다.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성과 일·생활 균형을 촉진하고, 직원의 웰빙을 유지하여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업무 프로세스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신경쓰면서 경영의 핵심에 기여하여 전체 기업 경영 프레임워크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워케이션은 기업 복지제도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인재 확보와 유지에 기여한다.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업무성과 창출과 가족 등 삶의 구성원의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자체에는 지역 활성화와 사회 문제 해결을 돕는 ESG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기업과 지자체 간의 상호 협력과 발전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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