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덕(순천대학교 교수)

 

김현덕 순천대학교 교수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눈앞의 현실이다. 기후 위기가 환경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의 미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문제가 전 지구적인 협력 과제이자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다루어지는 이유이다.

기후 위기는 다가올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성에도 영향을 끼친다. 오죽하면 ‘당신은 노화로 죽을 것이지만 미래 세대는 기후 위기로 죽을 것’이란 말이 나왔을까.

올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는 1.5도가 아닌 3도 상승할 상황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가뭄과 폭염, 폭풍, 산불, 폭우, 홍수가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라며 “2023년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한 해였지만 (이대로 간다면) 미래에는 아마도 2023년이 가장 멋진 해 중의 하나로 기억될 수 있다”라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기후 위기는 미래 세대의 인권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중의 하나로 기본적인 생명권에 심각한 위험으로 작용한다. 결국, 미래 세대의 생명권과 안전은 기후 위기에 얼마나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기성세대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성장의 주역이자 ‘탄소 성장’의 최대 수혜자이다. 반면에 작금의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초래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1년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자원이 100%라면 기성세대는 지구의 생태 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100% 이상의 자원을 사용한 것이다.

지금 바로 선제적이고 혁신적인 기후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는 우리가 미리 가져다 사용한 ‘돌이킬 수 없는 탄소 빚’을 떠안게 된다. 더욱 가슴 아픈 사실은 우리가 진 빚이 고스란히 내 딸과 아들에게 대물림된다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세대가 살아갈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붕괴하는 것이다. 더욱이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환경자원을 기성세대가 미리 끌어다 씀으로써 ‘세대 간 기후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기후 정의’ 실현을 위한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은 어렵고 힘들지라도 젊은 세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기후 정의는 미래 세대의 권리이자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를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질적인 행동이 따르지 않는 기후 위기 대응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후 위기 문제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모두가 함께 기후 위기 대응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한편, ‘기후 위기 부의 대전환(2023)’이란 책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량 세계 10위,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7위, 그리고 재생에너지는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라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OECD 국가보다 여전히 낮은 수치이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 또한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부담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좀 더 파격적이고 구체적인 기후 위기 대응과 기존보다 상향된 감축안 실행을 위해 힘과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 힘과 역량을 집중하는데 정부가 강력한 나침반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을 외면하면 ‘세대 간 기후 정의’와 ‘탄소 중립’ 실현은 요원하다. 미래 세대의 삶의 터전에 희망을 주는 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함께 만들어 갈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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