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덕(순천대학교 교수)

 

김현덕 순천대학교 교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거대한 변화와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최근 중동 등에서 고조되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 전반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더더구나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전쟁의 확대는 에너지 가격의 급등을 초래하여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요인 외에도 긴축정책으로 인한 고금리, 중국의 저성장 고착화, 국가 간의 교역 단절 심화, 그리고 국가 간 대립과 갈등 등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가오는 미국, 유럽연합, 인도 등 50여 개국의 잇따른 선거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로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의 경고 신호음도 점점 심화하고 있어 2024년 세계 경제전망이 밝지 않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4년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23년 성장률 추정치인 2.6%보다 0.2%포인트 낮은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여 세계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0년 만에 최악의 5년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편, 우리나라 경제전망 또한,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2023년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24년 경제성장에 대한 각 기관의 전망이 조금씩 엇갈리나 대체로 2% 초반(2~2.2%)의 성장률을 가리키고 있다. 1%대 성장률을 벗어나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근거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상승으로 인한 수출의 회복세에 기인할 것이라는 데에 있다.

중국경제 상황은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를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중국 건설업 생산이 10% 감소하면 우리나라 GDP는 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는 중국 부동산투자에 큰 영향을 받는 바, 중국의 부동산 과잉투자가 조정되면 중국의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대외적 불확실성과 어려운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하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변즉생(變卽生) 정즉사(停卽死)’란 말이 있다. 변하면 살고 안주하면 죽는다는 의미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이 탄탄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변화와 혁신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아 쉽게 무너진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유연하고(flexible) 연결되며(connective) 다양한(diverse)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확보해야 한다.

밤이 깊어갈수록 새벽이 가까워진다고 한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경제 환경을 참고 이겨 내면 마침내 새롭고 희망찬 시간이 다가온다는 말이다. 2024년은 갑진년 ‘청룡의 해’이다. ‘청룡’은 12가지 띠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자 네 개의 방위를 수호하는 사신 중 하나로 동쪽을 지킨다고 한다. 강력한 힘과 용맹, 지혜, 풍요, 새로운 시작과 변화로 상징되는 ‘청룡’처럼 성장과 희망으로 가득 찬 ‘터닝포인트 2024’가 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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