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재배로 부농 꿈꾸는 남평의 ‘30대 딸기박사’

친환경재배로 부농 꿈꾸는 남평의 ‘30대 딸기박사’

농업청년창업 지원사업 큰 힘…체험용 딸기 화분 개발 체험농장 홍보

공동출하·농자재 공동 구입 등 협업 절실…“유기농 채소 카페 열겠다”

<43·전남 나주시 ‘명성농원’ 김창대 대표>

광주에서 나주방향으로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리다 보면 햇살에 하얗게 빛나는 비닐하우스 단지를 볼 수 있다.

대도시인 광주와 인접해 있고, 기후조건이 좋아 예전부터 시설채소 농업이 발달한 지역, 바로 남평이다. 이곳에는 40년의 역사를 간직한 맞춤형 체험 채소농장이 있다.

현재 농장주는 김창대(32) 대표. 지난 2001년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농수산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하고 농사에 뛰어든 ‘명성농원’ 2대 농장주다.

김창대 명성농원 대표가 자신의 딸기 하우스에서 빨갛게 익은 딸기를 들어보이고 있다./명성농원 제공

김 대표는 부모님을 도와 농사에 종사하면서부터 4-H 활동도 시작했다. 그는 ‘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는 문구를 좋아해 농원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는데, 이 구호는 바로 4-H 이념이기도 하다.

농업, 농촌의 미래와 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와 마음이 담겨있다.

김 대표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작목은 딸기였는데 딸기를 창업작목으로 선택한 이유는 체험직거래 유통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농작물 생산만으로는 어려울 것을 예상하고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병행할 것을 구상했는데, 딸기와 방울토마토가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기 쉬운 품목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딸기는 겨울인 12월∼이듬해 3월 사이에 소득을 높일 수 있고 저온난방에도 생육이 좋을 뿐 아니라, 가격이 하락하는 4월부터는 체험프로그램과 연결해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은 ‘딸기박사’로 불리고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 일이 계획대로 순탄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딸기라는 작목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한 채 가능성만 믿고 시작한 딸기 농사는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줬다.

딸기재배에서 육묘기술은 한해 딸기농사를 판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기술인데, 육묘 방법도 잘 몰랐던데다 온도관리 미흡으로 냉해까지 입어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시설하우스 재배에 대해 부족한 지식을 하루 빨리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육묘 등 재배관리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전남도농업기술원과 선도농가를 방문해 기술지원을 받고, 인터넷과 책을 통해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했다.

김 대표는 “오늘날 진정한 딸기 농사꾼 김창대로 만들어 준 보약은 바로 이런 실패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좌절했지만 이를 교훈삼아 재도약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김 대표는 2007년도부터 무농약 인증 딸기를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 친환경 농사를 시작할 당시 친환경재배로 인해 줄어드는 소출은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유통 차별화로 보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초제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풀은 손으로 일일이 뽑아야 했으며 병해충은 화학농약성분이 전혀 없는 친환경농자재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방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예상외로 노동력은 많이 들어가고 수확량은 감소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친환경 재배로 줄어든 수량을 보전할 대책이 절실해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직거래 비율을 높이기 위한 체험농장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지만 막막했던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전남도농업기술원을 찾았다.

명성농원의 유치원생 체험학습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e-비즈니스 청년 CEO과정을 통해 체험농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경영 마인드와 농장 운영 방법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웠다.

지난 2012년에는 농업청년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이를 실천할 사업계획을 수립했고, 농원 로고와 택배 및 체험용 소포장재를 개발했다.

이와 함께 체험객 유치를 위한 체험용 딸기 화분을 개발하고 블로그를 통해 체험농장을 홍보했다. 또 농장과 제품 등을 소개한 카탈로그를 제작, 고객들에게 배부했다.

명성농원의 무농약 인증 딸기

이 같은 김 대표의 노력으로 2013년도에 체험농장 고객 120명을 확보했으며, 매출 또한 2천500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2.4배 증가했다.

김 대표는 “딸기 체험 농장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아 아이들은 신기해하고 즐거워한다”며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들도 농장체험을 한번 하고나면 자연스럽게 우수고객으로 연결돼 ‘명성농원’에서 생산되는 딸기가 농약으로부터 안전할 뿐 아니라 산성비와 황사, 방사능 등 각종 오염물질로부터도 안전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기 때문에 체험객 증가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친환경딸기 농사를 지으면서 어려운 것은 노동력 부족과 갈수록 가격이 치솟는 친환경 농자재 조달 문제로 현재 베트남 노동자를 고용해 인력부족 문제는 해결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마을 작목반 운영활성화를 통해 농자재 공동구매와 노동력 부족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건강한 자연은 미래의 후손들에게 남겨 주어야 할 중요한 유산으로 이를 위해 현재 무농약 재배에서 유기재배로 친환경농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 유기농 채소 카페와 화원카페도 조성해 운영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밝혔다.

주소=전남 나주시 남평읍 평산리 760-3

연락처=061-331-2386, 010-9366-2386

홈페이지=http://www.msefarm.com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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