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기 편해진 여수시…무슨 일이 있었을까?
도로 다이어트로 노선 늘리고 노점상 정리하자 교통흐름 원활해져
교통과, 막힌 곳 찾아 교통체계 개선…전국 최악의 도로 오명 벗어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거주자 전용주차구획 설치 운영 등 추진키로
 

시원하게 뚫린 여수시내 모습
전남 여수시 보건소 앞 . 파란불 신호등이 켜져도 좌회전하려는 차량들이 멈춰서는 바람에 상습 교통체증을 빚었으나 노선다이어트를 통해 1개 차선을 전용 좌회전 차선으로 만든 뒤 차량흐름이 원활해졌다./류기영 기자 rky@namdonews.com

지난 12일 전남 여수시 보건소 앞 편도 4차선 도로. 과거엔 차량들이 즐비하게 줄을 서 신호를 서너번씩 받아야 통행할 수 있었으나 교통체증 없이 시원하게 달릴 수 있었다.

이곳 뿐만 아니라 여수 시내 곳곳에서 차량들이 신호를 1,2번만 받으면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꽉 막히고 복잡해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던 여수시 교통환경이 ‘확’ 달라진 것을 보고 연신 감탄사가 나왔다.

◇전국 최악이었던 여수 도로환경

지난 2012년 세계박람회 이전의 여수시 도로상황은 전국적으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차와 사람은 많고 도로는 좁은 탓에 시내 대부분 도로가 교통체증으로 차량이 밀리고 접촉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했다.

이러한 도로 환경이 세계박람회를 치르면서 몰라보게 개선됐다. 상습적으로 막히던 곳의 차량흐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졌다. 신호 2,3번을 받아야 좌회전할 수 있던 곳이 1번이면 충분해졌다. 우회전 차량들이 많아 밀리던 곳도 쉽게 우회전이 가능해졌다. 직진과 좌회전을 같이 하던 곳에 도로 1개 차선을 늘려 좌회전 전용 차선으로 삼고 우회전 차선도 2개로 늘린 결과다.

엑스포를 계기로 시내 도로망이 대폭 확충되고 시민들의 의식도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2014년 24명, 지난해 26명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여수시의 각종 도로개선사업

여수시는 전국 최다 교통사망사고 불명예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했다. 그 결과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대폭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주정차 금지구역을 지정하고 황색선 2줄로 표시해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했다.

▶출·퇴근시간대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여수시내 곳곳의 주·정차 금지구역에는 황색선 한 줄만을 표시해 금지시간 이외에는 주·정차를 허용했다. 예전에는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병목현상으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출·퇴근시간대 주·정차 금지 구역을 지정한 후 교통체증이 크게 해소됐다. 시는 올 하반기에 금지구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공영주차장 이용 활성화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시민들은 사용을 외면했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료 공영주차장을 1시간동안 무료로 개방했다. 1시간 무료화 이후 수익금은 조금 감소했으나 이용률은 70%이상 증가했다. 범칙금을 내는 것보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시민의식이 확산된 결과다.
 

도깨비시장 앞 하역주차공간을 마련해 상인들과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도깨비시장 하역주차구간 운영=도깨비시장 일대 무료 노상주차장에 차를 장기간 주차하거나 짐을 싣고 내리는 하역차량들이 2중으로 차를 대면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노상주차장 중 일부를 하역주차구간으로 변경해 2중주차를 방지했다. 이후 교통흐름이 원활하게 됐다. 하반기에는 여서로타리 등에 확대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하역주차공간 확보는 도로 인근 가게들의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교통흐름이 원활해지고 가게의 매상이 껑충 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긴 것이다. 여수시는 시민들이 하역주차공간에 1시간정도 차를 주차하는 것을 허용했다. 시민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물건을 사서 차를 출발시켰다. 시간을 넘기면 어김없이 단속에 걸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만 주차하는 것이다.
 

여수시교통정보센터에서 CCTV로 실시간 교통안전 및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중앙분리대 및 표지 병을 설치해 불법 유턴 등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무단횡단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했다. 인도와 인도 사이 횡단보도가 없어 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보행방해 및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인도 간 횡단보도를 설치해 주·정차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결과 보행로가 확보되고 이면도로 진출입 차량 통행이 원활해졌다.

▲시내버스 서비스 시민평가단 운영=연간 67억 원씩 여수시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난폭운전과 불친절, 조기출발 등 시내버스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에 시는 지난해 4월부터 시내버스 서비스 시민평가단을 운영, 평가결과에 따라 재정지원금을 20%씩 차등 지원하고 있다. 이후 서비스가 크게 향상 됐고, 한 달 평균 26건에서 4건으로 민원이 줄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는 일정 수준으로 서비스가 향상될 경우 내년부터는 재정페널티가 아닌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 중이다.

시는 도로환경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교통안전시설 설치 확대와 이면도로 주차구획선 설치,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 거주자 전용주차구획 설치 운영 등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통체계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불합리한 교통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교통질서 확립을 위한 교통법규 준수에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기영 기자 rky@namdonews.com

/정유진 기자 jyj@namdonews.com

여수/백충화 기자 choong@namdonews.com
 

도깨비시장 안쪽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