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축제가 코앞인데 ‘은행 악취 어쩌나’

동구, 개막 5일 앞두고 도로변 냄새로 고민

“방문객 발길 돌리지 않을까 이래저래 걱정”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제14회 충장축제를 앞두고 가을철 불청객인 은행나무 열매 악취로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동구청 직원들이 은행나무 털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김영창 수습기자 seo@namdonews.com
12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거리 곳곳마다 나무에서 떨어진 은행 열매가 눈에 띄었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악취와의 전쟁에 자칫 은행을 밟아 신발에 냄새라도 배일까 행인들이 길 곳곳에 떨어진 은행을 피해 지나가고 있었다. 특히 인근 상인들은 은행 나무 열매 악취로 인해 일주일도 체 남지 않은 충장축제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광규(50)씨는 “충장축제가 코앞인데 행여나 축제를 찾는 방문객들이 은행나무 열매 악취로 인해 발길을 돌릴까봐 걱정이다”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은행나무 열매를 밟고 오다 보니 악취로 인해 다른 손님들이 자리에 앉았다가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토로했다.

제14회 충장축제(오는 18~22일)를 앞두고 가을철 불청객인 은행나무 열매 악취로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도로 곳곳에 특유의 은행열매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에 따르면 은행나무의 고약한 악취의 주범은 ‘암나무’ 때문이다. 동구 지역 가로수는 총 8천819그루로 이중 은행나무가 4천694그루로 집계됐다. 암나무는 1천977그루다.

은행나무는 암수 구분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암나무에서만 열매를 맺으며, 열매껍질은 악취가 나고 은행산(ginkgonic)과 빌로볼(bilobol)성분이 피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은행에서 악취가 풍기는 것은 바로 이 은행산과 빌로볼 성분 때문이다. 이는 곤충으로부터 씨앗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각종 매연이나 중금속 등 공해 물질을 흡수하는 자정능력이 탁월해 주로 가로수의 용도로 식재된다. 이때문인지 광주 지역에는 4만3천473그루의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식재돼 있다.

하지만 은행나무 열매는 가을 정취를 깨뜨릴 만큼 고약한 악취를 풍기고 있어 매년 가을만 되면 코를 찌르는 악취로 인해 시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원 김슬기(24)씨는 “도로를 지나 갈 때 마다 은행나무 열매를 밟다 보면 ‘뽀드득’소리가 불쾌할 정도이다”며 “은행나무 열매를 피하기 위해서 땅만 쳐다보며 걸을 때가 많다”고 밝혔다.

핸드폰 매장을 운영하는 정광진(36)씨도 “가을철에는 은행나무 열매 악취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구청에서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진 시점에 맞춰서 미리 은행 열매를 제거했으면 좋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관할 구청인 동구도 나름대로 은행나무의 악취를 제거하려고 노력중이다.

동구 관계자는 “매년 은행나무가 열린 시점에 은행나무 열매 털기 사업을 하고 있다”며 “곧 다가오는 충장축제를 위해 승강장 및 상가밀집 지역 위주로 은행열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창 수습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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