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인천 초등생…

잇따른 흉악 범죄로 사형제 시행 논란 부상

찬성 “범죄 예방 효과·사회 질서 유지” 주장

반대 “법관 오심 가능성·생명권 침해” 맞서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의 엽기적인 행각 등 잇따른 흉악범죄로 사형제 시행 여부가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20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간주되고 있다. 한국의 마지막 사형 집행 일자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12월30일로 당시 사형수 23명에게 사형이 집행된 이래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확정자는 모두 61명이다.

그러나 ‘어금니 아빠’ 사례처럼 흉악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형 제도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범죄 예방 효과와 사회 질서 유지를 주장한다.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법관의 오심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며 사형 제도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생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만난 회사원 이주현(29)씨는 “범죄형태가 점점 더 극악무도해지고 수법도 발전하고 있어 그에 따라 형벌도 엄격하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피해자와 유가족은 더 큰 상처와 아픔을 받는다. 또 2차, 3차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강한 법으로 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신호(42)씨도 “사형제 등 범죄자들에게 그런 선례를 보여준다면 범죄예방 차원에서 큰 경각심을 심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피의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와 그 피해자 가족들의 인권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사형제를 완전히 없애자는 법안이 여러 번 국회에 제출됐지만 매번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면서 “흉악범들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사형제 시행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사형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법원 역시 오판할 수 있는 만큼 결과를 돌이킬 수 없는 사형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프리랜서 홍진실(26·여)씨는 “생명은 불가침의 영역으로 잘못된 판단 때문에 빼앗긴다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것이다”면서 “범죄 대부분이 우발적인 것들이 많고, 처음부터 범죄 이후의 일에 대해 두려움을 생각했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업가 김영조(49)씨도 “당한 만큼 돌려줘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좋은 의미 일수도 있지만 정말 맞는 건지 냉정하게 판단해봐야 한다”면서 “최근 미국에서 집행 4시간 전에 새롭게 증거가 발견되면서 사형수가 목숨을 건지는 등 외국에서는 오판사례가 실제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법제연구원이 2015년 실시한 국민 법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2%가 사형제 유지에, 34.2%가 폐지를 주장했다. 같은 해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63%가, 최근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79.4%가 사형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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