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인구절벽, 대책은 없나>

<2>고위험지역 고흥군 가보니

노인 뿐인 거리 “이대로 가다 진짜 사라질수도”

고흥, 65세 이상 인구 비율 38.1% 전국 최고

두원면 2명 중 1명 노인…위기감 갈수록 고조
 

고흥군은 전국 시·군·구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30년내 소멸위험이 높은 곳으로 지목됐다. 사진은 14일 고흥군 고흥읍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 모습.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14일 오전 찾은 전남 고흥군 고흥읍 읍내 거리는 한산함을 넘어 삭막함이 감돌았다. 고흥에서 가장 번화가로 꼽히는 곳이지만 노인들과 차만 거리를 오갈 뿐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주름이 깊은 어르신들이 굽은 허리로 힘겹게 움직이는 모습은 초고령화 사회 고흥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사람 뿐만 아니라 건물과 일부 시설들도 오래되고 낡아 변화의 바람이 없는 곳임을 짐작케 했다.

고흥읍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임순옥(77) 할머니는 “우리 고흥엔 40~50대도 찾아보기 힘들어, 젊은 사람들이 다 일거리 찾아 나가버리니 노인들만 남았제”라며 고흥의 상황을 전했다.

고흥은 전국의 시·군·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고흥군 전체 인구 6만6천962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2만5천505명으로 38.1%에 달한다. 전국 평균은 14%다. 그중에서도 두원면은 전체 3천281명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1천706명(51%)이다. 두명중 한명은 노인인 셈이다. 고흥의 다른 읍·면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흥읍(19.98%)을 제외한 고흥 15개 읍·면이 모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를 웃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일 때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하는데, 고흥은 초고령사회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노인의 수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출생아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10년 전인 지난 2007년 고흥에선 한해 466명의 아기가 태어났지만, 지난해엔 270명에 그쳤다. 고흥의 전체 인구도 7만8천589명에서 올해 6만6천962명으로 10년 만에 1만1천627명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흥은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부연구위원의 연구에서 경북 의성군에 이어 전국 시·군·구 중 두번째로 30년내 소멸 위험이 높은 곳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고흥군도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 극복’을 위한 강연을 실시하는 등 위기의식이 높아졌다. 또 지난 9월엔 행정과에 인구정책계를 신설해 출산율 끌어올리기에 나서는 등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흥군 관계자는 “저출산과 인구유출이 계속되면 고흥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고흥의 현재 상황에 맞는 인구정책을 만들어 젊은 고흥 만들기에 나설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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