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아동의 산타가 되어주세요”
이불·전기장판·냄비·도마 등
생필품 절실한 자립 앞둔 아이들
초록우산, 연말까지 후원자 모집

 

일찍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보호종료아동이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생필품을 지원하는 ‘보호종료아동 자립키트 지원 사업’이 진행된다. 사진은 지역내 보호종료대상 아동 80명에게 전달될 자립키드.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제공

구인구직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20대 자취생 83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 1인 가구 월평균 생활비는 수도권 76만5천 원, 비수도권 6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로 생활비의 30~50%가량을 월세 등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외에 지출이 가장 큰 항목은 쌀·냉동식품·채소 등 식료품이 53.7%를 차지했으며, 가스·전기·수도 등 공과금이 18%, 의류·신발·세탁 등 의복비가 11.7%, 칫솔·휴지 등 생필품이 7.4% 순이었다.

이처럼 부모의 집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서는 20대는 만만치 않은 생활비로 ‘N잡’을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부모로부터 생활비 또는 용돈 등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 어딘가에는 식비와 교통비 등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도움의 손길조차 요청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바로 보호종료아동이다.

아동 양육시설(보육원), 공동생활가정(그룹홈), 위탁가정 등에서 생활하는 보호아동들은 만 18세가 되면 자신을 보호해주던 사람과 익숙한 환경을 떠나 독립적으로 살기를 요구받는다. 더욱이 이들은 보호 울타리를 떠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자립정착금 500만 원으로 스스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한다.

정부는 보호종료아동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립 수당 지원사업’을 도입, 최대 3년간 월 30만 원의 자립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주거 지원 통합서비스’도 도입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보호자 등 울타리 없이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이들은 심리적 부담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자립을 앞둔 보호 아동이 가장 갖고 싶은 것이 새 옷이나 노트북 등 고가의 선물이 아닌, 생계를 위해 당장 필요한 이불과 전기장판, 냄비, 세제 등 생필품이라는 점이다.

이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와 광주아동옹호센터, 광주 가정위탁지원센터,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 등 관계기관에서는 일찍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보호종료아동이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보호종료아동 자립키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보호종료아동 자립키트 지원 사업이란 보호종료아동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에서 진정한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소소하지만 필요한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지원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보호 아동이 시설 등을 나올 때 갖고 나오는 짐이 고작 상자 1개이거나 여행용 가방 하나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자립에 나선 이들은 정착금 500만 원으로 이불·전기장판·그릇·냄비·프라이팬·빨래 세제·수건·헤어드라이어 등 실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하나를 마련해야 한다. 정착금 50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당장 고정적으로 생계비를 마련할 수 있는 일자리 등이 없는 보호종료아동들에겐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지역 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

관계기관은 지역 내 보호아동 1인당 생활용품과 식료품 구매를 위한 비용 등 50만 원 상당의 자립키트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에선 자립을 앞둔 보호 아동을 위한 따뜻한 손길을 전달하기 위해 후원자를 모집한다.

2020년도 앞으로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올 연말, 자립을 앞둔 보호아동들에게 사랑과 응원이 담긴 자립키트를 선물해 따뜻한 온전을 전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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