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거짓행정 일관 … 책임론 ‘솔솔’
퇴수관로연결공사 중단하고도 郡에는 준공 통보
논란일자 자체예산 투입 뒤 공사 재개 결정 ‘의혹’
공사 과정 불투명·사업 방치 郡 관리 부실 지적도

 

진도 둔전지가 최근 장맛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상류 쪽에는 이미 물이 말라 바닥을 보이고 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속보> 한국농어촌공사가 진도 둔전지~간이양수장 퇴수 관로 연결공사(남도일보 14일자 24면, 15일자 1면 보도)를 임의로 중단한 뒤 진도군엔 준공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졸속행정을 넘어 거짓·허위 행정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7일 진도군 등에 따르면 군이 한국농어촌공사 진도지사(이하 진도지사)로부터 ‘진도 둔전지(저수지)~간이 양수장 퇴수 재활용 1㎞관로 연결 공사(이하 관로 연결 공사)’ 사업준공을 최종 통보(사업 정산서 상 기록)받은 시점은 지난 2021년 3월께다. 진도지사측이 2019년 진도군으로부터 예산 5천만원을 지원받아 공사를 진행한 지 2년여만이다.

문제는, 진도지사측이 훨씬 이전인 지난 2020년 말께 이미 전체 공사 공정 중 불과 40m를 남겨두고 돌연 관로 연결 공사를 중단했다는 점이다.

당시, 비가 자주 내리면서 저수지 수량이 풍부하고 농업용수 사용에 부족함이 없어 관로연결공사를 진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진도지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확인결과 진도지사가 예산 5천만원에 맞춰 관로연결공사를 진행하다가 예산부족으로 공사를 중단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도지사는 공사 마무리를 위해 진도군에 추가 예산 지원 요청도 없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진도지사 측이 진도군으로부터 받은 예산을 제대로 집행 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예산이 부족해 공사를 중단했는지 그리고 완공도 되지 않은 공사를 왜 준공이 됐다고 진도군에 통보했는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그 동안 진도지사측은 “관로연결공사는 준공 기간 등 일정이 없는 공사다”란 식의 입장을 견지해 왔다.

예산 및 공사 규모·난이도 등 여러 부분을 고려했을 때 중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막상 관련 취재가 시작되자 진도지사 측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남은 40m 구간 공사를 급히 재개해 최근 공사를 마무리 했다.

당초, 예정된(13일)일정보다 이틀이나 앞 당겼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 700여만원은 진도지사에서 자체 처리했다. 앞서, 관로연결공사는 진도군 요청으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추가 공정에 따른 비용처리도 진도군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 통상적 절차다. 진도지사측 행보가 의심스런 이유다.

진도지사측 거짓행정으로 수 년이란 시간을 보내는 사이 올해 역대급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물관리를 위한 최적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다.

올해 둔전지에서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오류와 벽파, 연동 등 진도군 3개 마을 일부 농가에선 물 부족으로 모내기를 제때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물 부족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되풀이 될 조짐이다. 지난 주말(24~26일)사이 장마 영향으로 비가 내리긴 했지만 둔전지 보유수량은 약 40%(만수면적 79.7㏊ 기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나기 예보 외에 당분간 이렇다 할 비 예보도 없어 저수율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산을 집행한 진도군을 향한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 수 천만원이 투입된 공사라면 최소한 현장에서 최종 확인 정도는 했어야 했는데 방치했다는 책임론에서다.

지역의 한 농민은 “농사를 한번이라도 지어본 사람이라면 모를 심는 시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라며 “며칠, 혹은 한 두달 늦게 심으면 어쩌냐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수확시기에 보면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이번 사안에 대해 진도지사, 진도군 등 두 기관 모두 감사 등을 통해 보다 이번 문제를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한국농어촌공사 진도지사 관계자는 “공사에 배정된 예산에 맞춰 공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준공이란 표현을 쓴 것이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아쉬운 부분이다”며 “마무리 공사를 위해 자체 예산을 쓴 것은 (진도군에 예산 지원 요청 등)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이기 위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고광민·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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