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자연이 빚은 예술품
오! 세계인이 인정한 ‘최고’ 관광지
첫번째 방문때 한적하던 어촌마을
지금 고급리조트 즐비…변화 실감
침식작용으로 석회암 대지 조성
비취색 바다에 무수한 기암괴석
크루즈 타고 절경 보며 ‘감탄사’
승솟 석회암동굴 각양각색 종유석
동굴 구경후 펼쳐진‘그림같은 풍광’

 

하롱베이
티톱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티톱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하롱베이 일출
승솟동굴
하롱베이 일몰
하롱베이
하롱베이
하롱베이
크루즈 식사시간
하롱베이

자연이 만든 작품을 인간의 예술품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인간은 한 작품을 그리고 조각하는데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에 불과 하지만 자연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월을 통해 완성한다. 2억 년 이상을 통해 만든 자연 작품을 감상하러 함께 떠나보자.

하롱베이는 세계인이 인정한 베트남 최고의 관광지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해 땅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중국인들이 한때 베트남을 지배했는데 이곳을 자기들 땅으로 합병하지 않은 것이 좀 이상할 정도로 아름답고 조용한 해수면이다. 하노이 시내를 걷고 있으면 많은 관광회사가 첫 번째로 권하는 상품이다.

첫 번째 방문 때는 한적한 어촌마을로 일반 선박을 이용해 바다로 나갔는데 이번 방문에는 천지개벽이란 말을 실감했다. 넓은 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 방파제 사이로 올라온 수많은 고급리조트가 하롱베이 명성을 간접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나는 인도인 가족 6명과 스위스인, 미국인, 남아프리카 출신 3명의 여성과 투박한 말씨의 아일랜드 남성 그리고 아들과 함께 12명이 크루즈를 타고 1박 2일 동안 여행했다.

하롱베이는 비취색 바다에 무수한 기암괴석들이 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사실 이곳의 독특한 지형은 중국 계림부터 닌빈까지 이어지는 석회암 대지가 오랜 침식작용을 거쳐 생긴 것이다. 크루즈 선을 타고 신비로운 기암괴석 사이를 지나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선실에서 매끼 신선한 해산물로 식사하며 가벼운 음료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시설 있어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

대형 크루즈 선에는 카약, 낚시, 마사지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이 준비되어 있고 밤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닻을 내려 정박한다. 야간에는 밤낚시를 권하는데 밝은 등불을 쏘아 한치가 배 가까이 다가오면 미끼가 없는 갈고리 같은 바늘로 찍어 들어 올린다. 씨알은 크지 않았으나 꽤 많은 양을 잡을 수 있었다. 잡은 한치는 바로 주방으로 가져가 올리브 기름에 바싹 튀겨 주니 먹음직스러웠다. 여행사에서 1박 2일 동안 관광객이 지루하지 않게 요리 교실도 운영한다. 실제 참여해보니 기존 조리한 채소와 란을 가지고 쌈밥을 만든 수준이었다. 모든 크루즈 선은 작은 보조 선박을 달고 다닌다.

크루즈 선은 바다 가운데 떠 있고 섬을 방문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는 작은 선박으로 갈아타고 이동한다. 선박 내 침실은 침대가 설치되어 있고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어 선상 생활이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선상에서 마신 맥주 맛은 잃지 못할 오랜 추억으로 내 머리에 남아 있다. 승객은 배 옥상에서 비치 파라솔 위에 누워 누구나 휴식할 수 있으며 가벼운 담소와 술 한잔할 수 있도록 탁자도 비치되어 있다.

이곳 한섬에는 승솟 석회암 동굴이 있다. 작고 아담한 포구에 작은 배가 정박하면 산을 향해 계단을 한참 오르면 숲사이로 잔잔한 바다와 기암괴석으로 만들어진 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오르며 흐린 땀을 바닷바람에 식히고 조금 더 오르면 동굴 입구가 큰 입처럼 서 있다. 입구를 통해 동굴 안으로 내려가면 각양각색의 종유석이 조명을 받아 환히 우리를 반기고 있다. 깊숙이 안으로 들어가면 음악회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넓고 높은 광장이 있으며 매년 동굴 음악회가 열린다는 크로아티아 포스토이나 동굴을 떠오르게 했다. 길을 따라 위로 오르면 마치 지하와 천상의 경계인 지점에 도달한다. 굴 사이로 햇볕이 들어온 출구를 따라 나오면 다시 그림 같은 바다와 흩어진 섬들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이 그릴 수 없는 천상의 세계를 자연은 그리고 있다. 둘째 날은 서둘러 아침을 먹고 티톱(Ti Top) 섬으로 출발했다. 이곳을 방문했던 러시아인 이름을 붙인 섬으로 하롱베이 많은 섬 중 유일하게 넓은 선착장과 백사장이 있다. 이 섬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바다에 둥실둥실 구름 같이 떠 있는 섬 풍경을 한눈에 내려 볼 수 있다. 하노이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 멀다. 하룻밤 사이 정들었던 아일랜드 친구가 자꾸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어제 저녁 식사 후 서로 여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 친구가 태국을 여행하고 이곳으로 왔다며 나에게 꼭 태국을 여행해 보라고 권 한다. 실제 말은 않지만 좋다는 표현 속에 돈을 작게 들이며 생활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음 겨울에 태국 여행을 고민해 봐야겠다.

글·사진/김진환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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