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환(광주사랑나눔공동체 대표)

 

주재환 광주사랑나눔공동체 대표

‘장애감수성(Disability Empathy)’이란 ‘장애’와 ‘감수성’이 결합한 것으로 인권감수성과 같은 맥락이다. 비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일들을 장애인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해석하여 그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하겠다는 심리 사회적 공감을 의미한다.

‘장애인 인식개선’과 ‘장애감수성’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흔히 우리는 ‘장애인 인식개선’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장애감수성’이란 말은 왠지 익숙하지 않다. 두 개념의 차이는 뭘까. 먼저 장애인 인식개선은 사회 전반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 인식, 교육 등의 요소를 개선해 장애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막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등의 활동을 포함한다.

반면. 장애인 감수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존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지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로 장애인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의 개인적인 노력이 내포돼 있다. 따라서 장애인 인식개선은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필요한 개선사항이며, 장애인 감수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높일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두 개념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함께 실천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필자는 어떠한 상황이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장애감수성은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대화나 인터뷰, 일상생활 속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시각장애인, 혹은 청각장애인과 함께할 때는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음식점 앞 키오스크 주문은 이제 우리에게 일상으로 쓰이고 있다. 직원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주문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에게는 터치패드의 위치를 찾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부분이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소외감과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상황을 이해하고 그 어려움에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발 더 나아가 키오스크 업체에 개선점을 전달하는 것도 발전적인 생각이 된다.

더불어 청각장애인과의 소통 방식은 상대방의 표정, 몸짓, 행동 등 비언어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쉽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수 없을 때는 이를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알리고 오해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청각장애인은 소리 나 경보음을 듣지 못할 수 있으므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 이때 안전에 대한 인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것이 좋다.

이처럼 장애인에 대해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는 장애감수성은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하게 함으로써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중요한 덕목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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