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환(광주사랑나눔공동체 대표)

 

주재환 광주사랑나눔공동체 대표

요즘 이슈는 내 건강을 챙기고 지구 건강도 지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환경 운동이 많이 생기고 있다. 탁 트인 자연에서 마음껏 달리고 싶어지는 날씨이다. 푸른 숲을 벗 삼아 걷고 달리거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라이딩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 속에서 즐기는 다양한 신체활동이 환경 보전에도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레저와 환경 정화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플로깅, 비치코밍, 바이클린 등이다.

요즘은 동네마다 산책길이 잘 마련돼 있어 걷거나 뛰는데 매우 좋다. 특히, 광주천을 따라 난 길을 주위에 심어 있는 꽃 구경을 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다가도 누군가 버리고 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럴 때 시도할 수 있는 에코 레저가 바로 플로깅(plogging)이다. 플로깅은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일컫는다. 2016년에는 개인 활동에 불과했지만 일회용품 사용의 증가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플로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활동의 준비물은 비닐봉투 하나면 된다. 산책길을 걷거나 뛰면서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돌아갈 땐 미리 확인한 분리배출 공간에 재활용 용도에 맞게 버리고 돌아오면 된다.

플로깅은 단순히 걷고 뛰는 것보다 운동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깅만 할 때보다 50cal를 더 소모하게 되는데, 이유는 쓰레기를 주울 때 잠깐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이 스쿼트나 런지 자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플로깅을 하기가 꺼려진다면 단체 또는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각 지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플로깅 캠페인에 참여해 봐도 좋을 것이다.

비치코밍(beachcombing)은 해변을 뜻하는 ‘비치(beach)’와 빗질을 뜻하는 ‘코밍(combing)’이 합쳐진 말이다. 해변을 중심으로 걷거나 뛰며 표류물을 수거하는 이 운동은 쓰레기를 각종 공예품으로 재탄생시킬 수도 있어 인기 중이다. 해양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바다 환경정화를 위해 비치코밍을 벌이는 활동가들이 늘어났다.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통해 얻은 즐거움을 다시 바다에 환원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즐기는 환경정화 활동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환경정화 활동도 있다. 자전거를 뜻하는 ‘바이크(bike)’와 청소를 의미하는 ‘클린(clean)’을 조합한 바이클린(Bike+Clean)은 대표적인 친환경 이동 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해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평소 자전거 투어에 관심이 있다면 친구들과 함께 여행지를 선택해 라이딩을 즐기며 동시에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친환경 투어 일정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다.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적합한 바이클린은 플로깅과 달리 이동 속도가 빨라 더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혹시 자전거는 없지만 바이클린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면 광주의 대표 공유 자전거 ‘타랑께’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환경에는 관심이 있지만 환경보호 활동이 너무 무겁게 다가왔다면, 여행을 겸해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바이클린이 알맞은 선택일 것이다.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처럼 여행도 환경, 인권 등 윤리적 가치를 주목하는 ‘윤리적 여행(ethical travel)’이 주목받고 있다. 조금은 힘들고 불편하더라도 가치 있는 ‘착한 여행’을 하려는 이가 조금씩 늘고 있다. 윤리적 여행은 최근 이름난 관광지마다 겪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지나친 관광객으로 환경이 오염되고 교통 혼잡, 소음 등으로 거주민들의 삶이 위협받는 현상)’에 대한 반작용에서 비롯됐다. 여행의 자유 뒤엔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생긴 흐름이다.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남과 다른 특별한 경험, 나만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도 윤리적 여행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가 속한 단체도 매월 1회 이상 일상 속 활동으로 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고 운동도 하고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행하는 환경보호 활동을 실시 중이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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