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광주 광산구 신창동 선사 유적지(국가사적 제375호)가 발굴조사 중단과 관리 부실 등으로 방치돼 체계적인 발굴조사 및 정비가 시급하다. 이 유적지가 나대지처럼 버려질 경우 마한 역사문화 체험 콘텐츠를 개발해 차별화된 ‘마한광산’ 브랜드를 확립한다는 광산구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영산강·황룡강 Y벨트 조성과 연계해 역사관광자원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민선 8기 광주시의 청사진도 발목이 잡힐 우려를 낳고 있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윤영일 광산구의원 등에 따르면 1963년 초기 철기시대 옹관묘가 서울대 발굴조사단에 의해 발견되면서 세간에 알려진 신창동 유적지는 아시아 최대 농경 복합 유적지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발굴조사 작업이 30년간 19차례에 그치면서 전체의 30%만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2020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3년간 발굴조사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최근 4년간 마한역사 문화권에 속한 전국 12개 지자체에서 진행된 45건의 유적조사에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 구간 확장사업 계획에 유적지 1.85㎞ 구간이 포함됨에 따라 훼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우회해야 한다며 역사학계가 반발에 나섰으나 문화재청의 조건부 승인이 내려지면서 공사 계획 변경은 어렵게 됐다.

더군다나 26만715㎡에 이르는 넓은 면적을 관리할 광주시와 광산구의 예산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유적지 방치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내년도 관련 예산 확보와 함께 체계적인 발굴조사 작업을 진행, 마한역사공원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신창동 유적지가 하루빨리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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