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 교육학 박사)

 

최성광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교육학 박사

당신은 임영웅의 트로트가 좋은가? 베토벤의 교향악이 좋은가?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 음악의 장르는 다양하고 사람마다 즐기는 음악적 취향 또한 다양하다. 영화 타이타닉에는 귀족과 평민들의 파티 장면이 나오는데, 클래식을 들으며 우아하게 왈츠를 추는 상류층과 신나는 민속음악에 맞춰 본능적인 춤을 추는 평민들의 모습은 계층과 개인의 취향 또는 문화적 습성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비투스(Habitus)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만든 용어로, 개인의 취향이나 습성이 형성되는 과정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포괄하는 말이다. 그는 개인의 취향은 성장 배경과 가치관, 분위기, 종교, 사상, 권력이나 계층과 같은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였다. 아비투스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고 짧게는 20~30년, 길게는 수세대 간 내려온 경험과 문화의 축적이기 때문에 쉽게 바뀌거나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식사할 때 클래식 음악을 듣는 가풍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이러한 문화를 습성화해 성인이 돼서도 지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아이들의 문해력이 약화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심심(甚深)한 사과(謝過)를 드린다’를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교과서 등의 지문을 해석하지 못하거나 수업 중에 사용되는 단어의 맥락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아이들이 스마트 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책을 멀리하게 된 것을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독서는 모든 실력의 기본이자 본질이다. 독서는 추상적인 기호를 해독하고 그 결과를 다양한 생각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문해력, 상상력, 공감능력, 창의력, 어휘력, 인성 등 다양한 생각과 마음의 힘을 키우는 중요한 활동이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것은 생각을 확장하고 공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사물과 현상에 대한 개념, 느낌, 지식에 대한 통찰을 준다는 점에서 독서는 교육의 본질이자 다양한 실력을 키우는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2024년에 교육의 본질을 강조하며 ‘다시 책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독서가 우리 아이들의 습성이 되고 문화가 되어 아이들의 다양한 실력의 밑거름이 되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이정선 교육감부터 책 읽는 문화를 강조하고, 교육청이 도서관, 지자체, 대학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독서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학교에 도서구입비 증액을 권장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며 피드백하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교육과정에 녹여 학교에서 독서가 일상화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독서열차를 비롯한 다양한 독서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책을 친근하게 느끼고, e-book을 비롯한 전자책을 활용해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의 감성에 맞는 독서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양한 독서교육 사례 발굴 및 교사 연수 등을 실시해 책 향기 가득한 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책은 시대가 변해도 다양한 실력의 근본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를 품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실력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삶의 습성이 되고 문화가 되어야 한다. 광주교육은 다양한 정책과 지원으로 우리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아비투스를 형성하도록 할 것이다. 2024년에는 학교를 넘어 우리 광주의 모든 곳이 ‘다시 책으로’ 함께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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