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 교육학 박사)

 

최성광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교육학 박사

화장품 종류만큼 다양하고 어려운 게 있을까? 스킨과 로션만 아는 나 같은 남성들은 종종 생소한 화장품 이름을 들으면 문명을 처음 접하는 원시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초화장품만 하더라도 로션, 스킨, 토너, 수분크림, 미스트, 앰풀, 세럼, 프라이머, 클렌징폼 등이 있고, 색조화장품까지 더하면 그 종류가 엄청나다. 그중 에센스는 피부보호와 영양공급 등의 효과가 있는 기초화장품으로 화장품의 기초이자 기본으로 여긴다. 에센스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지만, 그 기능에 맞춰 화장의 본질, 진수 등을 의미하는 차원에서 ‘에센스(essence)’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닐까?

본질(本質)은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을 뜻한다. 즉 ,본질은 사물이 만들어질 때의 목적과 의도, 내재된 가치와 형태 등을 의미한다. 의자가 처음 만들어진 목적은 앉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본질은 시대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오로지 앉기 위해 만들었던 의자는 실내외를 오가며 밀고 다니기 편한 이동성을 요구하게 되었고, 때때로 젖히고 누워서 쉴 수 있는 가변성도 요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의자의 본질은 단순히 ‘앉는 것’에 더해 ‘편하게 앉는 것’으로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일까? 교육은 배움과 성장을 통해 변화를 이끄는 전인적 가치와 학생이 바라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다. 교육의 본질은 교사와 학생이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에 집중하고, 시대적 요구와 변화의 가치를 교육과정에 담아내는 것으로도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다양한 실력을 쌓고 따뜻한 인성을 품는 것은 교육이 갖는 불변의 가치이자 본질이다. 또한 전 지구적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대비해야 하는 것은 교육이 품은 가변적 가치이자 본질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다양한 실력이 미래다’라는 슬로건 아래 2024년에는 ‘다시,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양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성을 품은 수업을 활성화하고, 창의성의 기본이 되는 독서교육을 강화하며, 맞춤형 진로진학 및 미래산업과 연계한 직업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이 따뜻한 인성을 품기 위해 교권과 학생인권 등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인권을 강화하고, 마음 아픈 교육구성원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기 위한 심리정서 지원도 확대하며, 다양한 학생 맞춤형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문화예술 및 체육교육도 활성화한다.

광주교육이 세계로 나가기 위해 학생 글로벌리더 세계 한 바퀴 프로그램을 지역-국가-세계로 확대하고, 다문화 국제교육특구를 운영해 다문화교육을 글로벌 시대에 맞게 기회로 전환하며, 다양한 국제교류를 활성화해 교육구성원의 글로벌 마인드를 형성하고, 교육협치를 통해 글로벌한 광주교육을 함께 만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을 기반으로 광주교육이 미래로 나가기 위해 다양한 미래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AI(인공지능) 중심의 학생 맞춤형 교육 콘텐츠 제작 및 미래형 교수학습 방법을 개발해 수업에 활용하며,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학교안전 강화로 미래기술과 학교교육을 접목할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으며 본질을 잊고 지낸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2024년 광주교육이 다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며 다양한 실력으로 교육구성원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고,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