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광(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 교육학 박사)

 

최성광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교육학 박사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자! 얼마 전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이 ‘교사 100인과 대화’에서 ‘학생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의 답변으로 한 말이다. 이 교육감은 달라진 시대에 맞는 학생 교육 방법을 설명하며 이 같은 표현을 썼다. 사실 이 말은 시대가 품고 있는 교육철학과 교육방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나름의 변천사를 가지고 있다. 처음 시작은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교육’에서 출발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거쳐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는 교육’으로 변화한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교육’은 교사가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를 비유해 쓰였다. 당시 지식은 오로지 학교에서 교사를 통해 얻을 수 있던 시절이었다. 교사는 더 많은 지식을 학생에게 주입하고, 학생은 지식을 기계적으로 외워 평가받던 시대였다. 학습의 결과가 투입된 시간에 비례하던, 소위 ‘막고 품는 주입식 교육’의 시대에 적용되던 말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은 학습의 효율성이 강조되던 시대를 비유해 쓰였다. 학습의 효과성이 강조되고 효율적인 학습을 하기 위한 다양한 학습 방법이 적용되던 시절에 유행하던 말이다. ‘학습 방법의 학습’으로 통용되던 수업의 과학성이 강조되고, 교육공학과 교육심리가 학습에 적용되던 시대에 유행하던 말이었다.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는 교육’은 지금 이 시대에 맞는 표현으로, 학생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배우고 싶도록 만드는 교육을 의미한다. MZ세대로 불리는 요즘 학생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는 열정을 갖고 몰두하지만 하기 싫은 일은 회피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 시대 교육은 MZ세대 학생의 특성에 맞게 스스로 흥미를 갖고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배움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광주에 사는 BTS 열혈 학생팬은 서울에서 열리는 BTS 공연을 보기 위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티켓 예매부터 서울까지 가는 방법 등을 스스로 찾아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과 삶의 지혜를 배우며 성장의 경험을 쌓게 된다. 이것이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는 교육의 한 모습이다.

광주교육은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는 교육’을 추구한다. ‘365-스터디룸’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터디 카페를 학교에 설치해 공부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었다. 공부를 그리워하는 공간이 생기자 자발적으로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이 급격히 늘었다. ‘광주학생 야외 버스킹’을 통해 각 구별로 춤과 노래 등 학생의 끼와 재능을 선보일 무대를 마련해 주었다. 문화예술을 그리워하는 무대가 생기자 수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예술적 재능과 소질을 개발하고 발산하였다. ‘광주학생 글로벌 리더 세계 한바퀴’를 통해 학생이 전세계를 돌며 자신의 관심 분야를 더 깊고 더 넓게 경험하게 하였다.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그리워하며 글로벌한 마인드와 세계시민의 안목으로 자신의 미래와 꿈을 더 크고 더 멀리 내다보며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달라진 시대에는 달라진 교육이 필요하다. 하기 싫은 공부는 억지로 시켜봐야 머릿속에 딴생각만 가득하고 오히려 학교를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니 ‘0교시’나 ‘강제 야자’는 이 시대에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다. MZ세대 학생들에게는 억지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학생 스스로 무엇인가 그리워하게 해야 한다. 광주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는 교육’을 통해 다양한 실력을 키우고 아이들의 꿈도 함께 키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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