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 소병철 전격 출마 포기…재선 접어
현역 의원 10명 중 최초…판세 출렁
선거구 획정 오락가락…혼란만 가중
‘3연속’ 이개호 단수공천 후폭풍도

 

전남 중·서부권 광역·기초의원들은 26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선거구 획정안이 원안대로 의결될 경우 농어촌 소멸과 지역간 갈등이 우려된다”며 “획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도의회 제공

4·10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전남지역 선거판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당초 재선 도전이 유력시됐던 현역 국회의원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해당 지역구 선거 판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또 여야 협상 교착에 따라 총 10석을 보유한 전남의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예비후보자와 유권자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민주당이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현역인 이개호 의원을 단수 공천한 것을 두고도 후폭풍이 거세다.<관련 기사 3·4면>

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소 의원은 “민주당 공관위원장으로부터 하위 통보를 받지 않고 절차가 마무리됐고, 순천시민께 제가 약속했던 선거구 분구도 임박해 홀가분한 마음”이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소임은 완수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힘으로는 개혁을 이룰 수 없고 혼탁한 정치 문화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절절히 느낀 4년여의 시간이었다”며 “고심 끝에 저 한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고 부연했다.

4·10 총선의 당내 공천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뤄진 전남 현역 의원의 불출마는 소 의원이 처음이어서 파장이 크다.

특히 소 의원이 재선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 ‘금뱃지’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 예비후보들의 경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는 민주당 5명, 국민의힘 1명, 진보당 1명 등 모두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전남 선거구 획정도 오락가락이다. 여야의 지루한 샅바싸움 탓에 선거구 획정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여당에 전달했다.

획정위 원안대로라면 전남은 의석수 10개는 유지하되, 동부권은 4→5석, 중서부권은 6→5석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순천·광양·곡성·구례 갑과 을 선거구는 순천 갑과 을로 나누고, 광양·곡성·구례 선거구를 따로 두는 방식이다.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는 공중분해시켜 영암은 기존 해남·완도·진도와 합치고 무안은 나주·화순, 신안은 목포와 합쳐 각각 나주·화순·무안, 목포·신안 선거구로 조정된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현역인 김원이(목포)·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 간, 신정훈(나주·화순)·서삼석 의원 간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전남에서는 이개호 의원 단수공천을 둘러싼 반대 여론도 심상치 않다.

앞서 전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7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책위 의장인 이 의원을 단수 공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의원은 20·21대 총선에 이어 세 번 연속 단수 공천을 받은 것이다.

당내 경쟁 예비후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박노원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 김영미 동신대 교수는 ‘밀실 공천’, ‘셀프 공천’이라며 곧바로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갑작스런 현역 의원 불출마, 선거구 획정 지연 등 주요 변수가 잇따르면서 예비후보들과 유권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민주당 공천=당선’으로 인식되는 전남에서 공천 파동이 계속된다면 유권자의 냉엄한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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