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현대차, 올해 임단협 장기화 조짐

노조, 기본급 15만4천883원 인상·영업이익 30% 성과급 등 요구

사측 “사드 보복 등 글로벌 판매 부진…실적 악화로 어려움 가중”

기아차와 현대차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보호무역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호소한 반면, 노조는 정부의 친 노동 정책과 맞물려 요구안을 관철하려는 분위기여서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27일 기아차에 따르면 교섭 초기로 양측 제시안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임금 인상안과 관련해서는 이미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5만4천883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의 요구안을 내놓았다. 임금 인상안은 금속노조 산하 노조의 공통적인 내용이다. 노사는 지난달 11일 교섭을 시작해 지난 22일까지 9차례 만났지만 아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3천522대, 해외에서는 17만5천606대 등 총 21만9천128대가 팔렸다. 국내는 지난해 신차 판매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8.6% 감소했고 해외도 전년대비 10.1%나 줄었다. 지난달 기아차 전체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9.8%가 감소했다.

현대차 노사도 지난 4월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22일까지 총 16차례 교섭을 벌였다.

올해 노조 요구 안은 임금 15만4천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이 포함됐다. 노조는 이밖에 상여금 800% 지급(현 750%), 정년 연장,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통상임금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기아차와 현대차 노사는 가능한 한 8월 첫째 주로 예정된 여름 휴가 이전에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다. 그러나 양측의 견해차가 심해 협상 테이블은 휴가 이후로 길어질 수 있다. 일부 강경한 사업장에서는 교섭 파행이나 분규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 이유와 배경은 다르지만 기아차와 현대차 등의 주장이 비슷하다”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호실적이 올해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요구안이 쉽게 받아들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응래 기자 jer@namdonews.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