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사진가 마동욱씨 사라지는 농촌마을 기록

고향 장흥에 이어 영암·강진 돌며

“죽을 때까지 전남 마을 찍을 터”

“죽을 때까지 전남 곳곳에 남은 마을을 찍고 싶습니다”

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을 기록하는 등 사라지는 농촌 마을에 주목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마동욱(60)씨는 최근 들어 강진과 영암을 돌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고향인 장흥을 드론으로 기록한 ‘하늘에서 본 고향’ 사진집을 펴낸 마 씨는 장흥 인근인 강진과 영암에서 작업하고 있다.

2015년 드론을 처음 접한 마 씨는 이후 3년여간 사라져 가는 농촌 마을을 하늘에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촬영 중 기상 변화와 기체 이상으로 그의 손에서 떠난 드론만 6대에 달한다.

최근에는 SNS에 드론이 추락했다는 사연을 올리자 지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줘 다시 드론 촬영을 할 수 있게 됐다.

그가 드론 촬영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농촌 마을을 가장 쉽게 조망할 수 있고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론이 도입되기 전에는 주로 마을 인근의 높은 산을 올라 사진을 찍었다.

높은 산이 없으면 직접 제작한 사다리를 들고 현장을 찾았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드론을 올려 마을 전경을 담고 다시 장비를 챙겨 마을회관부터 찾아 사람들을 만난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마을 당산나무와 깊게 팬 주름에 담긴 노인의 미소도 좋은 취재 대상이다.

끈질긴 사진가의 발품 덕에 장흥지역의 300여 마을이 ‘하늘에서 본 장흥’으로 세상에 선보였고 고향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진한 향수를 전해줬다는 평을 받았다.

마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영암지역 600여 마을을 사진에 담았고 최근에는 강진을 오가며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마 씨는 “지상에서 보면 농촌 마을은 다 비슷해 보이지만 하늘에서 보면 지역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며 “평야가 많지 않은 장흥에 비해 영암은 정말 광활하고 강진은 귀농하는 사람들이 늘어서인지 좋은 집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댐 건설이나 공장이 들어서면서 5개 마을이 없어졌다”며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는 농촌의 마을이 더 사라지기 전에 전남지역 22개 시군을 모두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흥 출신인 마 씨는 젊은 시절 한때 도시로 떠났다가 고향에 내려와 1988년부터 마을을 찍기 시작했고 장흥댐이 들어서기 전인 1991년부터 수몰 예정지인 유치면 일대의 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1998년에는 ‘아, 물에 잠길 내 고향’이라는 사진집을 발간했고 이후에도 장흥과 서울, 미국의 10여개 도시와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 유치면 일대의 풍광 등 장흥 고향 마을 사진전을 수차례 열었다.

장흥/김상봉 기자 ksb@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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