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 짝짓기 착각할 정도로 붙어있는 나방 ‘특이’
암컷, 수컷 등에 업은 모습 ‘횡재’
머리는 서로가 반대방향 ‘아리송’
어른벌레 암·수 색깔 각각 달라
어른벌레 비해 애벌레 관찰 ‘애로’

특별기획 = 이정학의 ‘신비한 자연속으로’ [70]센달나무잎말이나방

 

사진-1 센달나무
사진-2 새덕이(2019년 3월23일,쌍계사)
사진-3 센달나무잎말이나방애벌레(2016년 4월 13일, 지심도)
사진-4 센달나무잎말이나방애벌레(2016년 5월12일, 지심도)
사진-5 센달나무잎말이나방번데기(2016년5월23일, 지심도)
사진-6 센달나무잎말이나방(2018년9월18일, 완도수목원)

전국의 광역지자체중 수목원이 없는 곳은 광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양과동 일대에 부지를 마련하고 조금씩 조성중인데 조속히 완공되어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었음 좋겠다.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으로 후박나무, 지네발란 등 770여 종의 자생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나방들은 어떤 녀석들이 있을까?

녹나무과 나뭇잎들을 보면서 항상 궁금해했지만 쉽게 찾을수 없었다. 허운홍 선생과 함께 진도 접도를 탐방하면서 완도수목원을 소개하였고, 이후 일정을 잡아 샅샅이 뒤져본 적이 있다. 당시 순천에 거주하셨던 허운홍 선생은 교통편이 불편하여 광주로 옮겼고 거의 매일 완도수목원을 다니셨던 것 같다. 2016년 완도수목원에서 발간한 ‘완도수목원의 나방’을 보면 613종이 수록되어 있다.

나방이 관찰된다는 것은 분명 애벌레도 볼수 있다는 것이다. 자주는 같이하지 못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배울수 있었다. 다정큼나무, 붉가시나무, 남오미자 등을 먹고 사는 녀석들을 만났던 소중한 기회였다.

2018년 9월 18일, 허운홍 선생과 함께 완도수목원으로 애벌레를 찾아 나섰다. 난대림의 보고인 이곳에서 어떤 애벌레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몇몇 애벌레들이 보인다. 어린잎들을 둘둘 말고 그 속에서 지내는 녀석, 새순을 말고 머리만 살포시 내밀었다 잽싸게 들어가 버리는 녀석등 다양하다.

그때는 이름을 몰랐지만 허운홍 선생께서 데려가 사육하여 어른벌레를 본후 새로이 이름 붙여진 녀석도 있다. 언젠가는 이 지면을 통해 소개될 녀석들이다. 가을로 접어들어 많은 애벌레들을 만나진 못했지만 ‘식물혹보고서’ 저자인 임효순 선생이 내어 주신 숙제(?)를 일부나마 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진딧물혹에 속하는 황칠나무이혹과 후박나무이혹을 관찰하여 기록에 남겼다. 서울에 계시다보니 난대림을 볼 기회가 거의 없어 특별히 부탁을 하신거라 두 종이지만 마음이 가볍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장구밥나무로 보이는 나뭇잎에 요상하게 생긴게 눈이 들어온다. 일단 몇컷 날리고 최대한 접근해 다시 앵글에 담는다. 이렇게 생긴 나방도 있나 하면서 확대해서 보니 한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다. 짝짓기중인가?

덩치가 큰 녀석이 암컷으로 수컷을 등에 업고 있다. 헌데 머리가 반대방향이다. 어떤 상황인지 도저히 알수가 없다. 그래도 암수를 한꺼번에 봤으니 정말 횡재한 날이다. 이름이 궁금하였지만 허운홍 선생도 찾아봐야겠다 하신다. 당분간은 이름표가 없는 미동정 신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가운 소식이 온다. 그토록 기다리던 녀석의 이름표다. 센달나무잎말이나방.

어른벌레는 암수 색이 다르고, 크기도 암컷이 훨씬 크다. 수컷 날개는 검고 중간에 자주색 세로줄이 있으며 작은 노란색 점무늬가 있다. 전연에는 노란색 짧은 줄무늬가 있다. 암컷 날개는 노란색이며 중간에 자주색 줄이 있고, 작고 검은 점무늬가 있으며 전연에 짧고 검은 줄무늬가 있다.

어른벌레는 봤지만 애벌레는 좀처럼 볼수가 없었다. 유충시기는 4~5월, 8~9월 두 번 나온다는데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센달나무잎을 먹는다. 새덕이와 목련, 후박나무등 녹나무과의 잎 2장을 여러 겹으로 된 질긴 실로 단단히 붙이고 그 속에서 한쪽 면만 먹는다. 애벌레 관련 사진은 허운홍선생께 부탁하여 받은 것이다.

거제 지심도에서 채집하신 것인데 흔쾌히 주셨다. 중령 애벌레 머리와 가슴은 검은색이며 몸은 회녹색이고 검은 점이 있다. 배 윗면 중간에 흰 줄이 2개 있으며 종령이 되면 배는 노란색이 된다. 잎을 아주 질긴 실로 단단히 붙이고 번데기가 되어 10일이 지나면 우화한다. 5월과 9~10월에 우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나무과의 상록 교목인 센달나무는 국내 자생하는 녹나무과 식물중 잎이 가장 길고, 새덕이는 ‘몸이 납작하게 생긴 바닷물고기 종류인 서대기류와 잎이 닮은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데 난대 수종은 자주 못 봐서 그런지 볼때마다 햇갈린다. 언제쯤 제대로 알아볼수 있을까?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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