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해기점 섬 통합 보존·주민 지원 방안 마련 ‘급선무’
서해상 중국과 해양 경계 확정되지 않아
유인도 5곳·무인도 5곳 등 총 10곳 갈등
기후변화 ·어업환경 조사 시스템 갖춰
우리나라 영토 활용할 기반 구축도 필수

사람들이 말하는 일 년 중에 가장 아름답다는 계절로 하늘은 맑고 푸르고 온갖 꽃들이 피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그동안 Covid-19로 자유롭게 밖에서 다닐 수 없었고 마스크도 늘 밖에서 착용해야 해서 심리적으로 아름다움이나 편안함은 그렇게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 Covid-19 이전에는 봄이면 늘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은 뿌옇고 늘 마스크가 필요했기 때문에 사실 아름다운 봄을 느끼기에는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올해는 Covid-19가 아직 존재하지만, 지난 2년간보다는 증상도 덜하고 사망률도 낮아 사람들이 실제로 느끼는 위험성이 많이 감소하였다. 또한, 야외에서 마스크를 더는 착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자유로운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모든 것들보다 단연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황사와 미세먼지 경보가 줄어들면서 맑은 하늘과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감을 주었다. 과거에는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으면 늘 뿌연 공기로 멀리 산이 잘 보이지 않았고 미세먼지 주의보가 있어 마스크를 늘 써야했던 일상에서 요즘 맞는 아침에 변화는 새삼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Covid-19를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중국과 가깝고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에 방문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에 의해 급격히 코로나가 증가하게 되었고, 중국이 공장 가동을 줄이면서 우리의 공기는 깨끗해졌다.

우리나라 서쪽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북한과 닿아있는 육지의 접경지역을 제외하면 서해, 남해, 동해 모두 바다로 국경을 접하고 있다. 지난 3월에 해양수산부의 어업지도선이 한·중잠정조치수역(韓中暫定措置水域)을 순회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서해에서 중국이 무언가를 설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석유 시추 관련 시설물로 추측했지만, 중국에서는 어업 관련 시설이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그 후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들이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다.

도대체 서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우리 서해는 중국과 국경선 협의가 되지 않아 서로 주장하는 국경이 다르다.
 

한·중 잠정어업협정도.<그림 1>

한·중잠정조치수역은 2001년 6월에 발효한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설정된 수역으로 두 나라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쳐지게 되어 경계선 확정을 미루어 둔 지역을 말한다(그림 1 참조). 이 지역은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해역으로 두 나라의 어선에 대해서만 조업 허가와 처벌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지역이고, 항행과 어업을 제외한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해양 경계가 아직도 확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잊고 살고 있다. 평소에 아무 일이 없을 때는 깨닫지 못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때만 우리의 영해가 아직도 다른 나라와 갈등 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도의 경우에는 워낙 많이 알려졌지만, 서해의 경우에는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이런 경우에만 알 수 없다.

우리나라의 영해를 결정짓는 두 가지 방법은 직선기선과 통상기선으로 나뉜다.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선을 저조선으로 하고, 이 선을 기준으로 영해의 기준선이 된다. 우리나라는 울릉도, 독도, 제주도와 같이 해안이 비교적 단순한 지역은 통산기선으로 적용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해안은 특히, 서해와 남해의 경우 섬이 많고 해안선이 복잡해서 가장 외곽에 있는 섬들을 연결해서 영해선을 만드는 직선기선을 이용하고 있다. 이 직선기선에 전체 23개 기점들이 지정되어 있다(그림 2 참조).
 

우리나라 직선기선 기점.<그림 2>                                                                  자료 : 국립해양조사원

영해의 기준선이 되는 영해기점 섬은 무인도 13개, 유인도 7개, 내륙쪽 3개로 전체 23개이다. 동해안 포항과 울산에 있는 기점 3곳은 한반도와 닿아있고 나머지 20곳은 섬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현재 중국과 잠정조치수역 등으로 문제가 되는 서해는 14번부터 23번으로 유인도가 5개, 무인도가 5개로 총 10곳이다(표 참조). 이 중 2곳인 소국흘도와 고서는 각각 가거도와 홍도에 가깝게 근접해 있다. 이외에 군산의 직도(피도), 태안군 서격렬비열도, 인천 소령도 등이 유인도와 비교적 떨어진 무인도이다. (표 1 참조)
 

서해의 영해기점 도서인 전남 가거도와 홍도, 횡도, 전북의 상황등도, 어청도를 중심으로 하고 그 외 무인도에도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어업환경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과학적 조사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우리나라의 영토로써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동해의 울릉도와 독도 뿐만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영해기점 도서로서 서해에 있는 섬들의 중요성도 대국민 홍보를 통해 더 많이 알릴 필요가 있다.

현재 유인도 관리는 행정안전부에서, 무인도 관리는 해양수산부에서 하고 있다. 그러나 이건 행정부처 소관 문제가 아니다. 영해와 국토, 우리 주권에 관련된 문제로 영해기점으로 있는 섬들을 통합해서 지속가능하게 보전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법률과 함께 주민 지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오래 전에 영해기점 도서에 조사를 간 적이 있었다. 물론 관계기관에 신고 후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중에 인근 유인도 한 어선이 지나가면서 우리를 향해 “당신들 뭐하는 사람이요?” 라고 질문했고, 우리는 설명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 나는 영해기점 인근 유인도 주민들이 다시 보였다. 그분들이 우리 바다와 땅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든든했다.
글·사진/김재은(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정리/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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