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양문화 연구 대표적 ‘학술대회’ 자리매김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2009년 목포서 처음 개최
전국 네트워크 구축, 도서해양 비전·이슈 공유 목적
70여개 연구기관과 협력·1천800여편 논문 발표
‘섬의 날’ 제정·한국섬진흥원 개원 등 결실 이뤄

 

지난 2015년 목포에서 열린 제6회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 당시 참가자했던 학자들이 흑산도를 답사한 뒤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서 섬과 해양의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매년 한 차례 연구성과를 교류하고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는 전국적인 행사를 개최한다. 이름하여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서 해양문화를 전공으로 하는 학과도 없고 스스로 해양문화학을 주된 연구분야로 삼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매년 200여 명에 가까운 학자들이 해양문화 연구성과를 교류하기 위해 모인다. 해양과 관련된 정부부처부터 대학 및 박물관 등의 기관들이 많지만, 해양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꾸준히 연구하는 전공분야와 기관이 많지 않기에 학자들이 자발적으로 대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는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에서 전국의 연구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문학을 기반으로 도서해양의 비전과 이슈를 공유하기 위해 2009년 처음 개최하면서 시작되었다. 1983년 개소한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은 변방의 소외된 곳으로 치부되던 섬과 섬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도서해양문화 연구의 기틀을 닦고, 섬과 해양을 주제로 다양한 국책연구사업을 수행하면서 전국의 해양문화 연구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표 참조>

목포를 기점으로 전국의 해양도시를 순회하며 지역의 해양이슈를 생산하고, 흩어져 있는 해양문화연구자들을 규합하여 학술난장을 벌이면서 이른바 ‘한국 해양문화 연구의 지식플랫폼’을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회 대회까지 매회 연구분야를 확장하여 해양사, 해양민속, 해양사회인류, 해양생태, 해양문학, 해양관광, 해양정책, 해양푸드, 해양콘텐츠 등의 일반분과와 다양한 특별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총 70여 개 연구기관들과 협력하면서 1,800여 편에 이르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리하여 명실공히 한국의 해양문화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회로 결집된 역량은 연구의 교류로만 그치지 않는다. 2019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섬의 날’과 2021년 개소한 한국섬진흥원은 이러한 해양문화학자들의 열망이 결실로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에서 ‘연안여객선 공영제’가 제안되어 도서해양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섬의 지속가능성, 해양의 기후변화 문제, 해양쓰레기 문제, 해양지적제도 등도 대회를 통해 이슈화되고 있다.

올해는 오는 8월 4일부터 6일까지 제12회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가 다도해의 중심지 목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다도해의 관문에서 섬의 미래를 주목하기 위해 ‘변화하는 섬 세계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200여 명의 해양문화학자들이 집결을 약속하고 있다.

섬의 시대 해양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섬은 여전히 변방으로서 취약성을 지니고 있고, 삶의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 현재의 전라남도 일대는 고려시대에 ‘해양도’라는 행정구역 이름으로 편제되기도 했다. 섬이 곧 해양이고 그 중심이 서남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변화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섬의 세계가 구축한 한반도의 해양문명을 밝히고, 섬의 미래가치와 지속가능성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글·사진/송기태(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정리/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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