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양성관 동강대학교 교수

행복이 무엇일까?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세상 참 좋아졌다”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과거 20~30년 전, 혹은 좀 더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40~50년 전에 비하여 지금의 생활이 편리해졌음을 의미할 것이다. 현재가 과거보다 편리해졌으니 더욱 행복해졌을까?

UN에서 매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행하고 있다. 금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37개국 가운데 57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조사는 140여 개 국가에서 약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와 기대수명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보이나, 삶을 선택할 자유와 사회적 지원, 관용, 부정부패 지수 등에서 낮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국(OECD) 38개국 가운데 끝에서 4번째에 해당한다.

2022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천600달러로 세계 12위권의 경제 선진국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이처럼 소득은 높은데 행복지수가 50위권 밖으로 밀리는 이유는 왜일까? 대한민국 국민이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소득이 높아져도 국민이 행복하다고 할 수 없는 몇 가지 현실이 있다. 불평등한 경제구조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 경제적 배경의 차이로 인해 기회의 불평등한 교육환경, 성실하게 일해도 성공이 힘든 사회구조에서의 상대적 박탈감, 신뢰가 무너진 공동체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의 표출, 올바른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지도자가 사라진 현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종교계 등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불신과 불안 요소들이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낮게 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안은 접근방식과 관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들을 짚어본다.

첫째는 대한민국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부의 불균형과 소득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빠른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소득분배의 불평등과 일자리 부족으로 상대적 빈곤자들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부담을 높이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세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고액 재산가에 대해 세율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아울러 청년들이 땀 흘리며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과 안정된 경제환경 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20대 청년의 실업자 비율이 21.6%로 세계 최고를 나타내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 산업간 양극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해결하여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교육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은 백 년 앞을 내다보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학제 간 교육 연한의 조정도 중요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입시 중심의 현재 교육 시스템에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근본적인 교육철학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시험 성적의 경쟁에서 벗어나 어렸을 때부터 잠재력을 키워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치가 개혁되어야 한다.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 가운데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헌신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국민을 위한 정책 수립보다는 자신들끼리 정쟁만 일삼는 국회의원들에게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막강해진 대통령 중심제, 불공정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조직, 국회의 거대 양당제도의 개혁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정치는 기대할 수 없다.

행복은 비교에서 비롯된 상대적 박탈감 등의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경제, 교육, 정치 분야에서의 성실한 노력이 ‘바보짓’으로 폄하되지 않고 정직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신뢰감 회복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의 행복은 공동체의 행복과 함께 성장할 때 지속될 수 있다. 개인과 지자체, 국가 전반에 흐르는 불평등과 불신의 부정적 순환구조를 끊어내고 국민 각자의 역할 회복이 사회정화 작용으로 작동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정한 언론의 기능과 세상과 구별된 거룩함을 회복한 종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살맛 나는 세상, 일할 맛 나는 세상, 공부할 맛 나는 세상이라며 행복해하는 날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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