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관(전 동강대학교 교수)

 

양성관 전 동강대학교 교수

최근 들어 반려견과 함께하는 가구들이 부쩍 증가하였다. 통계에 의하면 2022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구 수가 약 2천300만이라고 볼 때,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는 552만 가구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략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녁에 광주천이나 집 근처의 호수공원을 걷고 있으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반려견을 위한 동물병원과 애견 호텔, 애견 미용실 등이 증가함은 물론, 대학에도 반려견과 관련된 학과가 생겼으며, 반려견을 위한 장례식장, 카페, 공원 등 다양한 시설들이 생겨나고 있어 반려견과 관련된 분야의 성장과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학자 스펜서(H.Spencer)는 ‘인간은 죽음이 두려워서 종교를 만들었고, 삶이 두려워서 사회를 만들었다’라고 했다.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회를 만들어 함께 생활하며 행복하기를 원한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견으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이 노출되어 분쟁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도,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서로 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해와 배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은 반려견이나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첫째, 반려견과 함께 외출할 때는 지켜야 할 기본적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얼마 전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반려견이 외출하면서 엘리베이터 안에 소변을 실례한 것 같았다. 냄새에 민감한 나는 코를 막고 14층에서 1층까지 오는 동안 몹시 힘들었다. 그래서 올라갈 때는 걸어서 올라갔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자리에 향수를 덧뿌렸는지 다음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강아지의 소변과 향수가 합해진 냄새는 너무나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았다. 다행히 청소하는 분의 수고로 냄새가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냄새로 인해 며칠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고생했던 적이 있었다. 또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때는 반려견의 목줄을 1~2m 정도로 가깝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목줄을 5m 정도, 그 이상으로 길게 하여 다니다가 뛰는 사람의 발에 걸리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반려견과 함께 외출할 때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필요하다.

둘째, 공원 주변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반려견 산책길’을 별도로 만들면 좋겠다. 길이 넓은 경우는 산책하는 사람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걷는 사람이 지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광주천’이나 ‘첨단공원 시민의 숲’처럼 길이 좁은 경우는 달리는 사람과 반려견의 교행이 어려울 수가 있다. 요즘은 반려견들이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는 ‘애견 공원’이나 반려견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애견 카페’도 생겼다. 이렇듯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반려견 산책길’이 있으면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편한 마음으로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친구가 되어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친구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코로나19 기간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이 늘어났다. 요즘처럼 가족 숫자가 적은 경우 아이들에게도 반려동물은 가족처럼 느껴져 애착 관계 형성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파트에서 반려견이 소리를 내거 반려견이 산책 나와서 짖을 때도 서로 간에 조금씩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는 신속히 ‘반려견 등록제’를 정착시켜서 반려견을 무책임하게 유기시키는 일이 없도록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생명’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일부 잘못된 사람들의 생명 경시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동물 학대’는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서로가 조금씩 이해하고 배려하면 반려견과 함께 더욱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