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엔 공원·바로 옆엔 쇼핑몰…“살기좋은 도시 됐어요”
105m 전망대 강남·한강이 한눈에
소각장·음식물 처리시설 등 지하화
지상에 물놀이 등 편의시설·공원 
2014년 문열어 하루최대 48톤 처리

지역경제활성화·주민문화교류 촉진
대규모 아파트·복합쇼핑몰과 '공존'
낙후 벗고자 ‘발상 전환’ 전국서 견학
땅 값 상승률 1~2위…주민 만족도↑

 

하남유니온파크의 랜드마크인 유니온타워 전경사진.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경기도 하남시에는 105m 높이로 우뚝 선 녹색 전망 타워가 있다. 복합 환경 기초시설인 유니온파크. 유니온파크 전망대에선 차로 20분 거리의 강남과 한강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옆으로는 하남의 대표 명소인 ‘하남 스타필드’가 눈에 들어온다. 시민들은 쓰레기 소각장 바로 옆에서 축구나, 야구, 테니스 등의 운동을 하고 반려견 산책을 시킨 후 바로 옆 쇼핑몰에서 쇼핑을 한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이 모든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광주시민들에겐 생소하게 다가오겠지만, 하남시에선 익숙한 풍경이다.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바로 옆엔 스타필드가 위치해 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 스타필드하남 옆 ‘유니온파크’

13일 경기도 하남시 등에 따르면 하남유니온파크는 지난 2014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복합 환경기초시설’이다. 환경기초시설은 공해 방지와 환경 보전을 위해 설립되는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 물 재생 센터, 폐수 처리장 등을 말한다.

이곳에선 하남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하루 최대 48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 유니온파크 지하에는 하수처리시설과 소각장, 음식물 자원화시설, 재활용품선별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지하 시설은 음압 상태로 유지하고 별도 악취 포집 시설도 운영해 쓰레기 차량이 이동하는 새벽 시간 외엔 지상에 폐기물 처리에 따른 악취가 퍼지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다.

유니온파크 지상에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유니온타워’와 물놀이시설, 잔디광장, 풋살장, 테니스장 등이 들어서 있다. 하남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다.

하남 유니온파크 관리동 정문에 걸린 쪽지.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소각시 만들어진 열에너지는 난방공사를 통해 인근 아파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 전경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하남유니온파크 바로 옆에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하남’이 있다. 유니온파크가 들어서고 난 이후 지어진 스타필드하남은 국내 복합쇼핑몰 중 2022년 기준 최대 규모로 연면적 46만㎡, 매장면적 15만 6천㎡를 자랑한다.
 

하남유니온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민 편의시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스타필드가 들어서면서 하남의 소비 인프라도 개선됐다. 백화점과 영화관, 고급 위락시설까지 이전에는 없던 시설이 한 번에 생겼다. 또, 이러한 시설들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교류와 즐거움을 촉진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하남유니온 파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실제 하남유니온파크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겨진 쪽지들이 곳곳에 걸려있다.

하남유니온파크 일대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유니온파크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이훈행(49)씨는 “소각장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폐기물 처리 시설이라고는 못 느낄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다”며 “유니온파크가 들어선 이후 공원과 편의시설에 복합쇼핑몰까지 생기면서 오히려 살기 좋은 도시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남유니온파크 지하의 재활용선별장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전국의 폐기물 처리의 모범으로

지금은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하남유니온파크도 과거엔 낙후지역으로 꼽혔다. 하남시는 서울과 인접한 도시임에도 그린벨트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남시는 그린벨트에 쓰레기 소각장과 같은 환경기초시설 설립이 가능한 점을 활용해 소각장 주변으로 여러 편의 시설을 설립했다.

그러다 현재 소각장 부지를 제외하고, 일대의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개발사업이 추진됐고 현재의 스타필드가 들어섰다. 지금 이 일대는 스타필드와 유니온파크 등 대형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수도권 땅값과 아파트값 상승률이 1,2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에선 오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한이 종료에 따른 직매립 금지로 유니온파크가 최적의 벤치마킹지로 꼽히고 있다. 광주와 전남 순천, 서울 성북구, 강북구, 세종시, 경기 용인시, 오산시 등 전국 지자체에서 유니온파크를 찾는다.

현재 광주시는 국내외 자원회수시설을 벤치마킹해 ▲주민친화 ▲친환경 ▲지역 명소 요건 등을 갖춰 혐오·기피 시설이 아닌 주민과 환경 친화형 시설로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쓰레기 소각장과 달리, 주민을 위한 문화·체육·여가 공간 조성은 물론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생산·회수 극대화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건축물·부지·굴뚝·폐열 등을 광주의 랜드마크로 조성, 주민 기대시설로 짓는다.

하남유니온타워 전망대에선 한강과 강남일대를 감상할 수 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전남 순천시도 적극적이다.

하남 유니온파크 사례를 접목해 생태와 문화, 레저, 스포츠 환경을 아우르는 최첨단 미래산업 생태계 조성하고 국제규격 수영장과 주민친화시설,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등 세계일류 시설 설치를 목표로 차세대 공공자원화 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소각으로 발생되는 유해물질(다이옥신 등) 처리를 위해 굴뚝자동측정기를 통해 측정값을 실시간 공개하고 악취방지를 위해 음압유지 시스템과 내부 공기 순환 설비 등 최첨단 시설을 도입해 시민, 근로자 모두 만족하는 환경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남유니온파크 놀이터.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민원·근로자 근무 환경 신경 써야

하지만 지하시설로 지어진 유니온파크의 경우,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이 항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민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처음부터 지하화를 전제로 추진한 탓이다. 지하는 지상보다 온도, 습도 등 환경에 훨씬 취약하다. 직원들은 매년 특수검진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지하소각장 건립의 경우 근로자 근무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설 자체로는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조처해 주변에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지만, 쓰레기 차량이 드나드는 새벽 시간대에 관련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과 가까운 곳에 소각장을 건립하는 경우, 이 문제를 보다 신경써야한다는 지적이다.

하남유니온파크 관계자는 “현재의 기술로는 밖에서 거의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람들마다 냄새를 느끼는 민감도가 다르다 보니 민원이 종종 들어온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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