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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은 물 건너갔다. 부디 이 예감이 틀려서 정정보도 해달라는 요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그러나 적어도 김영록·김산 두 사람이 지금처럼 전남도지사와 무안군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30년 난제’ 광주 군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은 요원할 것 같다. 전남지사는 무슨 근거로 그런 예단을 하냐며 항의할지 모른다. 그러나 답변은 차고도 넘친다. 지난 4월 13일 광주 군공항이전 특별법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건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관련 사업이 날개를 다는 듯 했다.

특별법의 주된 내용은 광주 군공항 이전과 지원 사업 추진 과정 중 ‘기부 대 양여’ 초과비용의 국가 부담이다. 여기에 이전지역 지원 근거도 담겼고 설치되는 시설과 토지까지 이전 지자체에 양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밥상이 차려진 셈이다. 이제 수저만 들면 된다. 그런데 현실이 녹록지 않다.

그동안 군공항 이전은 광주·전남 지자체 간 입장차로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단계에서 멈춰 있었다. 1964년 광주 군공항이 현재 위치에 자리한 뒤 59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시는 도심에 위치한 350만평 규모의 종전 부지를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만 7개월이 지나도록 전남도는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개월 동안 도지사는 무안군수와 군공항 무안이전에 대한 변변한 만남의 자리 한번 갖지 못했다. 무안군수는 절대 도지사를 만나지 않겠다고 하고 도지사는 그런 군수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식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무안군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됐으니 내 뜻이 곧 무안군민의 뜻인 양 무안에서 군공항 이전은 금기어가 되다시피했다. 전남도가 한 일은 몇 차례 지역 언론 광고를 게재하는 수준이었다. 그 흔한 주민 설명회 한 번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도 본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사에서 몇 차례 실시했을 뿐이다.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는 오차범위 내에서 근접하고 있어 가부간 한번쯤 부딪혀 볼만도 하지만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자기관리만 하고 있다. 도지사는 1년 반 넘게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데 무슨 말이 많냐고 할 수 있겠다. 가만히 있으니 유리창 깰 일이 없을 뿐이다. 뭔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유리창도 깬다. 최근 유력한 한 정치인과 지방언론사 간부와의 만찬자리에서 무안 군공항 이전이 잠시 화두가 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김 지사가 3선을 염두에 두고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지금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부딪혀볼 시간이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골든타임을 놓치면 정치력 부재현상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군공항 이전은 또 물 건너간다고 했다. 특별법 제정까지 받아 놓은 지금은 물이 들어와 노를 저어야 할 때인데 그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의미심장한 훈수였다.

현재로서는 무안이 왜 최적지인지 무안이 안 되면 플랜B는 무엇인지도 없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무안의 대안으로 군공항 함평 이전이라는 군불을 땔 때도 뜬금없는 얘기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반대부터 할 것이 아니라 무안이 안 되면 함평이든, 플랜C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를 못하다. 며칠 전 한 광주시 의원이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무안군수 등을 비판하자 전남도의원이 반박하고 나선 일이 있었다.

광주시의회 강수훈 의원은 지난 8일 광주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 지연과 관련, 시·도지사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데도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 무능한 김영록 전남지사는 반성해야 한다.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김산 군수는 사퇴해야 한다. 정치가 실종된 상황이다”고 싸잡아 직격했다.

강 의원의 발언을 놓고 시의회 안팎에서는 답보상태인 군공항 이전 문제에 쓴소리를 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전남도와 도의회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군공항 이전을 바라는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모처럼 들은 ‘사이다 발언’으로 느껴졌다.

본보는 광주 군공항의 전남 이전을 적극 지지한다. 공항 이전이 광주·전남 상생 발전의 기폭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한해도 이제 40여일 남았다. 이 해를 넘기게 되면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4월까지 정치권은 침묵할 것이다. 그렇게 내년도 또 가고 누군가의 말처럼 1년 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자치단체장들은 군공항 이전을 선거용으로 남겨두게 될지 모른다.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광주·전남 발전이 볼모가 돼 한 걸음도 미래를 향해 내딛지 못하고 있다. 이 현상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정치인의 가장 큰 리더십 가운데 하나는 결단의 순간 승부수인데 김영록 지사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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