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광주·전남지역 수사기관에 승진 인사 및 수사 청탁과 관련한 ‘사건 브로커’ 수사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건 브로커’ 성모씨와 연류 의혹을 받던 전 전남경찰청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브로커 수사 대상’이 전·현직 경찰은 물론, 성씨와 연락이 잦았던 정·관계 인사도 200~300여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성씨는 2020~2021년 가상자산 사기범(별도 구속 기소) 등으로부터 수사기관 청탁을 대가로 다른 공범과 함께 고가의 외제차 등 18억5천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성씨는 경찰 고위직·검찰 인맥을 내세워 인사·수사 청탁을 하거나 지자체 입찰 공사 수주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성씨의 비위에 연루된 전직 서울청 경무관·전남청 경감이 구속됐다. 돈을 받고 성씨에게 수사 기밀을 흘린 검찰 6급 수사관 2명도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더군다나 성씨 사건과 관련, 수사 선상에 올랐던 전남경찰청장 A씨가 지난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아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입건자로 신분이 전환된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관련 의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성씨를 통해 인사·수사 청탁에 관여한 것으로 거론되는 다수의 전·현직 경찰 고위직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보행 데크 설치업자로 알려진 성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현직 경찰 고위직과 정·관계 인사들과의 인맥을 과시해온 인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 연루 의혹 대상자들의 추가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건 브로커’에 농락당한 고위 경찰관들의 비극적 종말은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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