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1회용품 사용 규제를 사실상 해제한 가운데 광주지역 축제장도 ‘1회용품 천국’인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용 자제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홍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가을 축제의 달인 지난 10월 한달간 광주지역에서 열린 축제장 대다수에서 1회용품 사용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자원순환연대와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의 지원을 받아 크고 작은 행사 및 축제 39곳을 방문,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가장 많이 사용된 1회용품은 1회용(음료)컵과 생수병으로, 39곳 행사장 모두에서 사용됐으며, 35곳(87%)에서는 생수가 담긴 페트병이 제공됐다. 하지만 행사장에 분리 배출함이 설치된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분리 배출함이 설치되지 않아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가 혼합된 경우가 21곳으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1회용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쓰레기 배출량이 적은 ‘운암3동 쓰리고 축제’와 ‘첨단 모태보장’이 ‘1회용품 없는 베스트 행사’로 선정돼 대조를 이뤘다.

문제는 광주시가 2019년 전국 최초로 ‘공공기관 일회용품 사용제한 조례’를 제정, 광주시의 예산이 투입된 행사에서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으나 별도의 벌칙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환경오염 주범 중 하나인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환경부가 지난해 11월부터 환경 파괴 방지를 명목으로 실시한 1회용품 규제책 가운데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지 사용 규제를 최근 철회하면서 1회용품 사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의 ‘과태료 부과’에서 ‘자발적 참여’로 전환한 환경부의 1회용품 관리정책과 지자체의 미온적인 대응으론 ‘1회용품 천국’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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