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인 전남 섬지역 공중보건의사(공보의)까지 도시지역으로 파견되면서 주민들이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채워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부의 조치지만 섬 등 의료취약지역 의료공백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전공의 미복귀 장기화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공보의와 군의관 등 158명이 의료인력 부족 병원 20곳에 차출됐다. 전남지역 공보의 23명도 서울과 광주, 충북 등 도시지역 병원으로 한 달간 파견됐다. 파견 공보의는 전남 전체 공보의 267명의 8.6% 규모다. 하지만 공보의 1명이 사실상 지역민 건강을 책임져오던 농어촌 읍·면·리 지역의 의료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통상 보건소에는 2~3명의 공보의가, 보건지소에는 1명의 공보의가 근무 중인데 이번에 파견된 전남지역 공보의 가운데 보건소 소속은 4명, 보건지소 소속은 19명이다. 의료취약지역의 유일한 의사인 공보의가 한 달간 자리를 비우면서 전남 일부 보건지소는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특히, 고령자가 많은 섬 지역은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닥터헬기나 병원선이 뜨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까지 우려돼 주민들의 생명이 위협 받고 있다. 실제, 인구 1천500명 규모의 섬 지역인 전남 신의면의 보건지소 공보의 1명이 다른 지역으로 파견되면서 해당 섬엔 공보의가 1명만 남게 됐다. 강진군 신전면의 유일한 의사인 보건지소 소속 공보의 1명도 차출됐다.

전남도는 공보의 파견으로 생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회·원격진료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의료계의 장기간 강대강 대치 속에 전공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아 섬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하루빨리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의료체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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