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민속박물관,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오랜 역사·삶 담긴 광주 전통시장을 엿보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광주, 장날’전…함지박 등 150여점 유물 전시
 

다양한 잡화

광주의 역사와 소시민들의 삶이 담긴 지역 전통시장의 변천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은 오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광주, 장날’ 기획전을 선보인다.

‘광주, 장날’ 기획전은 오랜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양동시장, 송정장, 남광주시장 등 광주의 시장을 사회문화적인 맥락에서 살펴보고, 지역민들의 삶과 문화 속에 광주 전통시장에 담긴 의미를 재조명해보고자 마련됐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전통시장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 150여 점의 유물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튀밥기계

제1부 ‘광주, 장을 열다’는 오랜 상거래의 역사 속에서 장의 태동과 기능 변화 등을 추적한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장을 억제코자 했던 조선시대 전반과 조선 후기 장이 확산돼 가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이를 위해 5세기께 우리지역 상거래의 흔적인 함평 소명 출토 철정(鐵鋌: 덩이쇠)을 비롯해 ‘권농윤음’, ‘증보문헌비고’ 등의 자료를 선보인다. 또 일제강점기에도 장삿길로 나서는 지역민들의 소작료 관련 자료 등을 통해 그 내막도 상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제2부 ‘광주천을 흐르는 장’은 광주천을 중심으로 열렸던 광주 큰장과 작은장이 일제강점기 사동으로 옮긴 후 현재의 양동시장에 자리잡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일제강점기 3·1운동의 시작점인 광주 작은장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지원처였던 양동시장을 연결해 변함없이 이어진 시장의 속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는 3·1독립선언서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줬던 함지박을 전시한다.

시장 본 품목을 적은 기록인 ‘간시기(看市記)’와 1940년 허림의 미술 작품 ‘닭 파는 노인’ 등을 통해 호남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양동시장의 면모를 되짚어 보는 시간도 가진다.
 

약장수북

제3부 ‘길을 잇는 장’에서는 조선시대 선암장이 일제강점기 송정역 부근으로 이전해 송정장으로 이어지는 모습과 경전선 개통으로 광주 시민의 삶에 안착한 남광주시장을 재조명한다.

특히 1970년대까지 송정장에서 상당한 규모로 진행됐던 가마니전, 싸전, 우시장의 모습을 가마니틀, 판수동저울, 우시장 문서 등의 유물을 통해 더듬어본다. 또 남광주역과 시장 풍경을 재현함으로써 1970년대 시장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제4부 ‘문화가 깃든 장’에서는 비아장과 말바우시장에 깃든 전설을 풀어낸다.

비아장의 ‘신거무전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고, 전설 속 유물을 함께 전시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또 사람이 모여 신명나게 어울릴 수 있는 장의 속성을 골패, 투전, 윷놀이 등의 놀이와 약장수 등의 공연문화를 통해 살핀다. 이러한 장의 문화적 기능의 확대가 오늘날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1913 송정역시장, 대인예술야시장, 남광주밤기차야시장 등과 맥이 닿아 있음을 이야기한다.

또 광주 장날의 풍경과 어울리는 포토존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광주 장날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 저울추를 얹어 저울에 올라보기도 하고 봇짐을 이고 지게를 져보며 옛날 장사꾼이 되어 보는 시간도 함께 마련했다.

조만호 광주시립민속박물관장은 “장날의 풍성한 여유를 더듬고 다듬는 일은 누구나의 삶에 다시금 장이 안착할 수 있는 출발이 될 것”이라며 “그 시작을 이번 전시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62-613-5365)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