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달려있다

<26>‘연륙·연도교’건설 사업

소외되고 외로웠던 섬과 육지 잇는 가교 역할 ‘톡톡’

1996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105곳 사업 ‘착착’

53곳 완공 ‘생활권 공동화’…예산만 11조 1천863억원
 

전남 도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와 섬과 섬을 잇는 연도교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완도 신지~고금간을 이어주는 장보교 대교다. 이 대교는 완도와 강진, 해남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전남은 대한민국 해양수산의 중심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의 섬과 해안선, 갯벌 등 천혜의 자연조건 대부분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섬은 전국에 걸쳐 3천358개가 있다. 이 가운데 60% 가량인 2천165개의 섬이 전남에 있다.

하지만 전남은 이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부터 먹고 살기 힘든, 낙후지역의 대명사로 낙인 찍혀 살아왔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은 섬을 ‘사람이 살기 힘든, 즉 오지’라는 인식이 뿌리 박힌 탓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오르면서 섬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왔다. 자연스레 일상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시간을 쪼개 힐링을 위해 자연친화적인 장소를 찾아나서면서 섬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달라졌다.

그동안 소외되고 외로웠던 섬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삶의 활력을 되찾는 ‘힐링의 장소’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섬은 오지가 아닌 희망을 주는 ‘삶의 터전’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단초를 푸는 결정적 계기는 섬과 육지, 그리고 섬과 섬을 잇는 ‘연륙·연도사업’이 있기에 가능했다.

▶내년 8월8일 ‘섬의 날’지정에 고무

정부는 내년 8월8일을 ‘섬의 날’로 지정했다. 세계 최초로 정부 지정 ‘섬의 날’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 섬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은 ‘섬의 날’지정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다지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과거 섬 지역이 오지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접근성 부족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연륙·연도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필요성은 인정되면서도 바다를 건너는 다리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소요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다리 하나를 완공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7~8년, 많게는 15~16년 걸리기 일쑤였다. 섬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인내가 요구됐고 절실했다. 하지만 어찌하랴, 섬 사람들은 하루 하루, 다리가 만들어지기만을 기다리면서 오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연륙·연도교 사업 ‘어떻게’

연륙과 연도의 차이는 뭘까. 연륙(連陸)은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것이고, 연도(連島)는 섬과 섬사이를 잇는 것이다. 그래서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는 연륙교이고, 섬과 섬을 잇는 다리를 연도교라 부른다.

전라남도의 연륙·연도교 건설 사업은 지난 1996년에 시작돼 오는 2020년까지 전개된다. 총 105곳에, 길이만 합치면 114.1㎞에 달한다. 예산만 11조 1천863억원이 소요된다. 이 가운데 53곳은 이미 교량이 완공돼 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4조 62억원이 들어가 40.3㎞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다리는 여수와 고흥을 잇는 팔영대교를 비롯 보길대교(노화~보길도), 장보고대교(신지~고금) 등이다.

계속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다리는 내년 4월 완공 예정인 압해와 암태를 이어주는 새천년대교(가칭) 등 12곳이다. 여기에는 1조 3천637억원이 소요되는데 길이는 40.3㎞에 달한다. 앞으로 추진될 다리는 모두 40곳인데, 소요예산은 5조 8천164억원이며, 길이는 57.1㎞정도 예상된다.
 

대교는 섬 주민들의 생활권을 한데 묶기도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함으로써 관광자원 역할도 한다. 사진은 여수 돌산대교 야경 모습.

▶생활권 한데 묶어

동부권의 대표적인 곳은 여수를 중심으로 광양과 고흥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여수와 광양을 기존 70분에서 10분대로 단축시킨 이순신대교(李舜臣大橋)는 여수 묘도와 광양 금호동을 연결한 길이 2.26km의 현수교이다.

이 다리는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건설공사 일환으로 건설됐다. 2007년 10월 착공한 이순신대교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 때문에 2012년 5월 10일부터 8월 13일까지 3개월여 간 임시 통행했다가 이듬해인 2013년 2월 7일 정식으로 개통했다.

여수와 고흥을 연결하는 팔영대교(八影大橋)는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와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를 잇는 다리(2.97㎞)이다. 여수와 고흥을 잇는 11개 교량 건설 사업 중 하나로 건설됐다. 지금은 적금도 방향에서 다른 도로로 연결되는 도로가 없다. 내년도 화양 ~ 적금 구간이 모두 완공될 때까지 다리를 지나 200m 지점에 설치된 회전 교차로에서 회차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부권은 동부권에 비해 섬이 많아 세 축으로 나뉜다. 강진·완도권역과 목포·무안·신안·영광권역, 그리고 섬이 1004개여서 ‘천사의 섬’이라고 불리는 신안권역을 들 수 있다.

강진·완도권역은 보길대교, 고금대교(완도 고금~강진 마량), 장보고대교(완도 신지~고금)가 준공됐다. 특히 지난 7월4일 개통한 장보교대교는 완도는 물론 인근 강진과 해남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추적 연결을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더했다.

신안권역 남다르다. 신안 섬 가운데 자은, 암태, 비금, 안좌, 자라, 장산, 하의, 도초 등을 연결하면 다이아몬드 형태를 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다이아몬드 제도다. 이 다이아몬드 제도의 정점을 찍을 다리는 현재 90%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칭 새천년대교이다.

압해에서 암태를 잇는 이 해상대교는 총연장 7.22㎞의 왕복 2차로로 건설된다. 완공되면 이미 연결된 신안 중부권 주요 5개 섬(자은, 암태, 안좌, 팔금, 자라)을 압해도와 연결돼 목포시로 이어주는 연도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사장교와 현수교 형식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교량으로 우리나라 4번째 규모의 장대교량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공사가 시작된 이 대교는 섬 주민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신안군의 육상교통 대동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개통되기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창규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어 연륙·연도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하지만 다리가 만들어지려면 많은 시간과 예산이 요구된다”고 말했다.남 과장은 이어 “연륙·연도에 따라서 섬의 가치가 달라지기도 한다”며 “많은 관광객이 머물고 찾아오는 전남을 만들기위해서는 연륙·연도사업은 필수불가결한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글/중·서부취재본부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사진/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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