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움직이는 힘, 바람의 역할이 중요”

김은혜 MBN 특임이사·앵커, 제5기 남도일보 K포럼 초청 특강
“파도가 움직이는 힘, 바람의 역할이 중요”
‘Think global Act local & Why?’ 주제
타인과 소통·본인의 중심 지키는 것 중요
 

김은혜 mbn 특임이사 겸 앵커.

남도일보 제5기 K포럼 2학기 18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은혜 MBN 특임이사 겸 앵커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나 자신과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앵커는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웨딩그룹위더스에서 ‘Think global Act local & Why?’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K포럼 원우들에게 글로벌 4차혁명시대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 여기자 출신 앵커’, ‘방송사 최초 정당 출입 기자’, ‘방송사 최초 심야 뉴스 단독 진행’ 등 화려한 경력과 문화방송 정치부 및 사회부 기자와 뉴스데스크 앵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환연구원, 청와대 대변인, KT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을 역임했다.

강의에 앞서 김 앵커는 “아버지의 고향이 광주인데 많은 친척분들을 뵙는 것 같아 반갑다”며 K포럼 원우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우리에게 기업, 경영,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자신과 다른사람과의 소통으로 이어진다”며 “왜 이 일을 하고,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돌아온 앵커로서 어떻게 앵커로서 자리매김해야 할까 고민이 있었다”며 “그동안의 경험들 속에서 실패 사례를 통해 깨달았던 것들을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 앵커는 “어릴 적 꿈은 야구선수였다. 야구를 좋아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며 “과거 해태 타이거즈의 김봉연 선수는 30살이 넘어서 프로야구에 합류했는데 홈런을 칠 때도 힘들어했다. 파울인지 헷갈릴 정도로 긴 포물선을 그리며 홈런을 날렸던 노력파 선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명타자가 아니어도 쉬지 않고 연습을 계속했다”며 “인생은 야구의 9회말 2아웃,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이겨야 그때 이긴 것이라는 역전의 묘미를 줬다. 이런 프로야구 선수를 닮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5기 K포럼 올해 마지막 강좌가 지난 20일 웨딩그룹 위더스 광주에서 열렸다. 이날 김은혜 mbn 특임이사 겸 앵커와 원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그는 “1993년 기자생활 시작했다. 지존파 사건을 다룰 때 범행을 부인하던 그들이 따뜻한 밥한끼를 대접받고 눈물을 흘리며 자백했다”며 “당시 담당형사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았다. 20년이 흐른 지금 이 사건은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그들의 범행이 쫓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파도가 움직이는 힘은 파도 자체가 아니라 뒤에서 부는 바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자들은 팩트도 중요하지만 내가 왜 이일을 하는지에 대한 자문자답을 하지 않으면 격랑에 휩싸이게 돼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1979년 노르웨이를 여행 중이던 수도여고 교사 고상문씨가 여권을 잃어버려 영어에 익숙치 않아 한국대사관이 아닌 북한대사관으로 가게 됐다. 월북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 그의 가족들은 수모와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며 “어느 날 1994년 유엔에서 발표한 북한수용소 수감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확인했다. 고민을 하다가 고상문씨 집을 찾아갔고, 설득 끝에 방송을 통해 그를 구하자는 대대적인 소환운동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결국 그는 돌아올 수 없었고, 결혼한 지 10개월 만에 남편을 잃은 아내 조복희씨는 슬픔과 좌절을 견디지 못하고 1996년 자살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녀가 삶과 죽음 경계에서 고통스러워할 때 나는 무엇을 했을까. 선의로 해야할 일을 했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분이 감당하지 못할 마지막 한 방울의 상처를 준 것 같아 저는 괴로웠다”고 아픈 심경을 털어놨다.

김 앵커는 “약한 자에게 약하고 강한 자에게 강하자는 제 초심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성과도 중요하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과 가치가 연대되어 있고, 동료,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과 서 있어야 이 홍수 속에서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섬진강은 물이 천천히 흐르지만 결국엔 바다로 간다. 바다에 합류할 수 있는 넓은 앵커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며 이날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원우들이 김은혜 mbn 특임이사 겸 앵커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5기 K포럼 올해 마지막 강좌가 지난 20일 웨딩그룹 위더스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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