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료원, 중국 다녀온 의심 환자 진료체계 허술
<기동취재>‘우한 폐렴 비상’ 전남 방역체계 ‘구멍’
강진의료원, 중국 다녀온 의심 환자 진료체계 허술
유통기한 지난 손세정제 그대로 비치 ‘허둥지둥’
金 지사 특별지시 ‘무색’¨관리시스템 재정비 시급

전남 강진의료원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우한 폐렴) 의심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를 별다른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당일 귀가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정부 차원의 방역과 예방대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지역 의료기관의 엇박자 행보에 지역 전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전남도 행정당국도 김영록 지사가 ‘우한 폐렴’ 차단을 위한 총력체계를 구축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강진의료원의 감염병 관리 및 예방 시스템의 허술함에 대해서는 인지 조차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인구 3만여명의 강진군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이자 보건 행정·정책 실행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강진의료원의 감염병 관리 체계 붕괴는 가뜩이나 ‘우한폐렴 포비아(공포)’에 사로잡힌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27일 중국을 다녀온 B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강진의료원을 찾았지만, 당일 귀가조치됐다.
현재 이 환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까지 보통 3일이 소요되는데다, 무증상상태에서도 전염시킬 만큼 전염성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강진의료원의 조치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강진의료원의 경우 ‘메르스사태’ 당시 감염병동 시설 24억3천만원, 장비 6억5천만원 등 총 30억8천만원을 투입해 감염병동 및 감염전담간호사가 배치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사실상 작동을 멈췄다는 방증이다. 강진의료원의 감염병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강진의료원은 우한폐렴 확대로 인한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까지 의료원 현관에 손세정제 및 마스크하나 비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구비해놓은 자동손세정제 두개 중 하나는 사용불가, 또 하나는 유통기한이 5개월이나 지난 제품인 것으로 현장 확인결과 밝혀졌다.
최근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시키고, 우한폐렴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는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번 사태에 대해 상위기관인 전남도를 향한 비난의 화살도 만만치 않다. 전남도는 우한폐렴의 도내 유입에 대비해 지역 시군 보건소와 의료기관 55개소를 대상으로 선별진료소를 지정한 것을 두고 신속 대응에 나섰다며 자랑하듯 홍보와 선전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강진의료원의 허술한 감염병 관리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 강진의료원 관계자는 “중국을 다녀온 B씨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두 가지 검사를 하고, 전남도에서 허가를 받고 4시간 내에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해명했다.
전남도 관계자도 “강진의료원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하겠다”며 “우한 폐렴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이봉석 기자 jhp9900@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