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 만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공항 회동’ 추진 과정에서 방식을 놓고 시간을 허비한데다 격식에 너무 치우쳐 ‘남북 정상회담’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시·도지사 만남은 이미 의제가 정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시·도지사끼리 실무진의 조율을 거치지 않고 전화로 직접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서로 바쁜 일정으로 인해 업무시간에 만나기 힘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도 자리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 군·민간공항의 전남 이전에 대한 진정성과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그동안 ‘3자 대화’(광주시-전남도-무안군), ‘4자 대화’(광주시-전남도-무안군-함평군) 등 지루한 공방 끝에 결국 ‘양자 대화’로 가닥이 잡혔다. 김 지사의 지난 28일 ‘양자 만남’ 제안에 강 시장이 즉각 화답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무안군수를 포함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등 3자가 모여 논의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무안군수가 빨리 응하지 않을 경우 광주시장과 먼저 만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곧바로 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사님께서 양 시·도지사 간에 먼저 만나자고 말씀 주셨으니 지사님의 해외 일정이 끝나는 대로 만날 준비를 하고 있겠다”며 수용했다.

하지만 회동 날짜는 기획조정실장에게 맡겨진 채 확정되거나 제안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김 지사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 방문, 강 시장은 12월 6일부터 9일까지 중국 방문 등 해외 일정이 정해졌다. 시·도지사 회동은 강 시장의 출국 전인 12월 5일을 제외하면 12월 중순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광주 군공항 이전 합의문 발표 이후 7개월 동안 소모적 갈등만 빚은 시·도지사의 행보에 시·도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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