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째 확진자 발생…태국 다녀온 42세 여성

신종 코로나, 광주도 뚫렸다
16번째 확진자 발생…태국 다녀온 42세 여성
귀국 후 보름여간 지역 활보…불안감 ↑
5차례 병원 방문했지만 격리 안해
확진 판정 8일 전 의심신고 했지만
보건당국 안일 대처 ‘화’ 키웠다
 

분주히 움직이는 의료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4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음압 격리실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태국 여행을 다녀온 광주 거주 4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귀국 후 5차례나 병원을 방문했으나 보름여 간 격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증상 발현 후 찾은 병원에서 광산구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문의했으나 중국 방문이 아니라는 이유 탓에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42세 여성 A씨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일행 5명과 함께 지난달 15일부터 태국 방콕과 파타야 등을 둘러보고 같은 달 19일 무안공항으로 귀국했다.

폐 기저질환이 있는 A씨는 입국 엿새 뒤인 지난달 25일 오한과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이틀 뒤인 27일 광주 광산구 소재 21세기병원을 찾았다. 같은 날 전남대병원을 방문해 X-ray 촬영과 혈액검사 후 폐렴약을 처방 받았다.

다음 날인 28일에도 21세기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고, 이달 1일에는 가래에서 혈흔이 나타났다.

2일에는 호흡곤란과 오한 증상 등 폐렴이 악화돼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남대병원에서 음압 병동에 격리된 A씨는 광주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귀국 후 확진까지 보름이 넘도록 5차례 병원을 찾았으나 적절한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A씨의 가족 4명은 3일에서야 격리조치됐으며 현재까지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보 취재결과 21세기병원 측에서 A씨의 증상을 살펴본 뒤 확진 판정 8일 전인 지난 달 27일 광산구 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문의했으나 중국이 아닌 태국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의심환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의 소홀한 대응이 관리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씨가 다녔던 병원, 자녀의 학교 등 신상 정보도 인터넷 커뮤니티와 휴대전화 단체방 등에 급속히 유출돼 광주시가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에도 구멍이 뚫렸다.

광주시는 이날 질병관리본부와 의사회, 대학병원, 경찰, 군 등 유관기관과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접촉자와 의심환자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필요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방역작업과 역학조사, 모니터링 대상자 관리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A씨가 다녀간 21세기 병원은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자녀 등원 어린이집도 임시 폐쇄됐다.
/정세영·이은창·김영창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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