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민구단 광주FC가 시민들에게 연말 특별한 선물을 안겨줬다. 온갖 악조건을 딛고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확정하면서 ‘새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애환이 깃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실망감이 컸던 광주시민들에게 위안을 준 쾌거다.

광주는 지난 3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광주는 16승 11무 11패(승점 59)를 기록, 리그 최종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를 치른 4위 전북과 5위 인천이 각각 울산과 대구에 고배를 마셔 ACLE 진출권을 확보했다.

올 시즌 구단 사상 최초로 ACLE행 티켓을 거머쥔 광주는 통산 1부리그 역대 최고 순위·승수도 동시에 달성했다. 시즌 시작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1부 리그 강등팀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응원과 이정효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프로축구 신화’를 남겼다. ‘광주의 기적’은 초라한 전용구장과 떠돌이 훈련, 리그 1·2부 팀 통틀어 하위권인 광주시 지원금과 기업 후원금 속에서 이룬 것이어서 더더욱 값지다.

쟁쟁한 기업구단을 물리치고 3위에 오른 광주의 가장 큰 원동력은 이 감독의 지도력이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면서도 ‘짠물 축구’, ‘실리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탄탄한 수비가 공격 축구의 전제 조건이란 그의 지론이 주효했다. 광주는 올 시즌 38경기에서 35골만 내줬다. 4위 전북 현대와 함께 올 시즌 K리그1 최소 실점이다. 12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16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되도록 지지 않는 경기를 하면서 차곡차곡 승점을 챙긴 셈이다.

이제 광주가 K리그1을 넘어 AFC 왕좌를 넘볼 수 있도록 광주시가 화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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