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서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빌려보는 개방형 도서관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은 광주시민의 수치이다. 일부 시민들이 빌려간 책을 되돌려놓지 않으면서 민주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처사란 지적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제한 없이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한 시설을 운영 중인 곳은 동구가 유일하다. 동구는 지난 2014년부터 별도의 대출과 등록 절차 없이 책을 읽고 기증·교환할 수 있는 무인 도서관인 ‘열린 책장 작은 도서관’을 무등산국립공원 버스정류장 내에 조성·운영 중이다. 무등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산행 후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통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200권 이상의 다양한 책들이 비치돼 있다. 특정 종교에 깊이 관여된 책은 회수하는 등 정기적인 관리도 이뤄지고 있다. 도심 속 유휴공간을 활용한 ‘책정원’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동구청 1호점에 이어 대인시장 웰컴센터, 동명동 푸른마음공동체센터, 학운동 행정복지센터, 조선대학교 장미의 거리 고객지원센터, 충장동 행정복지센터 등 6호점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대출과 반납을 주민 자율에 맡겨 회수가 제대로 안 돼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서·남·북·광산구는 현재 도서 분실과 훼손 등을 우려해 아예 관련 시설조차 운영하지 않고 있다. 광산구 운남동의 경우 주민자치회가 ‘거리로 나선 도서관’이라는 이름의 개방형 도서관을 운영했으나 도서 분실과 유지·관리 어려움 등을 이유로 최근 문을 닫았다.

독서열로 불타는 ‘책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개방형 도서관’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양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서관 운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와 독지가들의 적극적인 지원 및 후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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