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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주인 없는 대학’ 오명...조선대의 앞날은

■7만2천여 시·도민이 설립한 조선대의 앞날은

이사회 구성 악순환에 ‘주인없는 대학 오명’ 자초

대학구성원들, 3기 이사회 놓고 개방이사 추천부터 ‘삐긋’

공익형 이사제 도입도 입장차…“대학운영 주도권 다툼이 배경”

‘내 주장이 옳다’ 이전투구 양상도…범시민대책위 활동 변수

“피해자는 학생·지역사회 몫…대승적 자세로 해법 모색해야 ”
 

11면 조선대 전경
학교법인 조선대학교의 3기 이사회 구성을 놓고 구성원들이 새 이사회의 성격과 구성 절차, 방법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선대 본관 입구에 조선대자치기구운영협의회와 민주동우회가 ‘공익형 이사제’ 도입 등을 요규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1면 민립현수막
민립조선대 이사회 구성 갈등을 대학내 특정세력 헤게모니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이를 비파하는 민립민주조선대인 모임 현수막. 조선대 본관 앞에 걸려 있다./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1면 교수평의회 현수막
제국국민공익형 이사회 구성을 주장하며 25대 교수평의회가 내건 현수막. 이같은 내용의 현수막은 조선대 교정 곳곳에 걸려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1면 민주동호회
조선대학교 민주동우회가 학교법인 조선대학교 이사장실과 법인 사무처 사무실을 봉쇄하고 내건 현수막들.

학교법인 조선대학교의 3기 이사회 구성을 놓고 조선대 내부 갈등이 악화일로다. 구성원들이 새 이사회의 성격과 구성 절차, 방법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조선대는 2기 이사회 구성때도 장기간 파행을 겪은 바 있다. 조선대 이사회 구성 갈등 상황과 배경, 전망 등을 살펴본다.

◇개방이사 추천부터 꼬여

조선대법인의 3기 이사회 구성은 개방이사 추천부터 꼬였다. 조선대법인은 이사 임기(3년) 만료 전에 후임 이사들을 선임해 새로운 이사회를 꾸려야 한다. 정족수 9명인 조선대 이사회는 개방이사 3명을 먼저 선임한 뒤 이 3명이 나머지 6명의 일반 이사와 함께 새로운 일반 이사 6명을 뽑아 9명으로 된 이사회를 구성한다.

또 개방이사 선임에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2배수인 6명을 이사회에 추천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조선대 법인 정관에 따르면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법인이사회 5명, 조선대 4명, 중·고등학교 1명(조대부중·조대여중·조대부고·조대여고), 전문대(이공대·간호대) 1명의 추천인사로 구성(총 11명)된다.

그런데 조선대 교수평의회와 직원노조, 총학생회, 총동창회로 구성된 조선대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는 이 개방이사추천위원회 구성을 대자협측에 일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사회 내에서 서석동으로 불리는 옛 경영진측의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개방이사추천이 이뤄지면 ‘옛 경영진 완전 퇴진’을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법인과 이사회측은 학교 개방이사추천권 위임은 학교 정관에 위반된다며 이를 거부한 뒤 육부에 개방이사 후보 추천을 요청했다. 이에 교육부는 학교 구성원들에게 개방이사 후보 추천을 독촉하고 기한내에 개방이사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원으로 추천하겠다는 입장을 대학에 통보했다. 그 기한은 5월 12일이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개방이사추천 기한이 2개월 가까이 됐음에도 개방이사 추천을 하지 않고 있다.

◇공익형 이사회 충돌…법인사무실 봉쇄

개방이사 선임부터 꼬인 3기 이사회 구성은 5개월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현 이사(임기만료 이사)들은 지난 2월 25일부로 이사 임기가 종료됐다. 후임 이사회 구성때까지 ‘긴급 사무처리권’을 이용해 제반 업무를 처리중이다.

조선대 이사회 갈등은 대자협측의 ‘공익형 이사회 선출’과 이사회측의 ‘학교 정관에 따른 이사회 구성’로 대비된다.

대자협은 현 2기 이사회를 구성한 이사들의 전원 퇴진을 요구하면서 3기 이사회는 공익형 이사회로‘새 판 짜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사들이 권리만 행사했지 재정건전상 확보 등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에 법인을 이끌어갈 자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 이사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사회측은 공익형 이사회에 대해서도 실체가 없다며 거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공익형 이사회는 과거 임시이사와 비슷해 구성원들 입김에 더욱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면서 법과 제도, 학교 정관에 따른 질서 있는 이사회 구성을 주장한다. 즉 현 이사들은 비록 임기가 끝나더라도 법과 학교 정관를 토대로 새로운 이사회를 꾸려야 한다 점을 강조하고 있다.

◇ 대학 운영 주도권 다툼이 갈등 배경

새 이사회 구성에 따른 대립이 길어지다보니 구성원들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김창훈 법인 이사는 최근 “기득권부터 내려놓자”며 학교 구성원들에게 쓴소리를 가하는 글을 학교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앞서 백정훈 법인 사무처장은 공익형 이사회와 문재인 정부의 공영형 사립대학을 설명하면서 실현 가능성 여부를 진단 한 뒤 대학 재정난 타개를 위한 수익사업 방안 등 자구책을 제시했다.

두 사람의 진단과 제안에 대해 대자협측은 문제 해결의 앞뒤가 바뀌었다며 평가절하 하고 있다. 조선대 학내 문제 갈등 진앙지는 이사회와 법인인데도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려한다고 반박한다.

현재 조선대 이사회 구성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새 판 짜기’와 ‘법과 제도에 따른 구성’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학 운영의 주도권을 쥐려는‘헤게모니’ 싸움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대학교 체육대학의 한 교수는 “현 이사회가 맘에 안 든다. 그동안 학교를 위해서 뭘 했는 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대자협측이 주장하는 것도 신뢰가지 않는다”면서 “주인없는 대학에서 서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강화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자협과 이사회측도 이 분석을 인정한다.

이사 전원 퇴진을 주장하며 2개월 넘게 법인 사무처와 이사장실을 봉쇄하고 있는 민주동우회의 박현주 회장이나 법인 사무처 백정훈 처장도 이사회 구성 갈등을 구성원간 헤게모니 다툼 양상이 짙다고 진단했다. 이사회가 어떻게 개편되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권익과 위치, 영향력이 달라지기에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이사회 구성 악순환 지속

이사회 구성때 벌어지는 헤게모니 다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기 이사회도 1기 이사회 임기 만료 1년 4개월이나 지난 뒤에야 가까스로 구성됐다. 이사회 내부 및 구성원들 간의 대립과 갈등 때문이다.

당시 서재홍 총장과 이정남 총동회장이 이사 자리를 놓고 대립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타협을 종용했지만 실패, 결국 총장과 총동회장간의 표결 대결이 전개되더니 끝내 법정 소송까지 비화됐다.

제 3기 이사회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게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공익형 이사회로 새판짜기를 하든, 기존 절차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하든 대립과 갈등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대학 안팎에서 “조선대, 앞 날은 없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이유다.

조선대의 반복되는 이사회 갈등을 ‘주인 없는 대학’에서 그 이유를 찾는 의견들이 많다. 민립대학 명분을 앞세워 서로 주인 노릇을 하려다보니 이사회 구성 등 크고 작은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선대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7만2천여명 시·도민이 설립한 민립대학이다. 이 설립정신과 역사성은 대학의 각종 홍보자료에 빠지지 않는다. 반대로 ‘주인이 없어 누구든지 주인이 될 수 있는 대학’으로도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수도권 대학 출신인 한 교수는 “대학에 왔을 때 두 번 놀랐다. 하나는 대학 구성원들 목소리와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놀랐고, 두 번째는 내부 구성원들보다 동창회 등 외부 목소리가 너무 커서 놀랐다”며 “만약 주인이 있는 대학이었으면 이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동완 총장의 선택은

조선대 이사회 갈등은 오는20일 출범 예정인 범시도민 대책위원회 활동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사진 전원 퇴진을 주장하는 대자협측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2기 이사 전원 퇴진 및 공익형 이사 선출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날 출범할 계획이다.

대책위에는 대학도 참여할 전망이어서 강동완 조선대 총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도 주목받고 있다. 강 총장은 그동안 이사회 문제에 대해선 총장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며 한 발 비껴선 입장이었다.

교육부의 선택도 관심사다. 교육부가 임시이사나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할 경우 상황은 다르게 흘러갈 수 있어서다. 교육부는 그동안 계고장과 공문 등을 통해 임시이사 파견 및 개방이사 후보 직권 추천을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교육부가 개입하더라도 이사회 문제는 대학 구성원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점이다. 이에 대학 안팎에서는 대화와 타협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조선대 본부에서 보직을 맡았던 한 교수는 “현재 학내 상황을 보면 구성원들이 양쪽으로 갈려 ‘all or nothing’ 게임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며 “갈등이 길어지고 깊어지면 그 피해는 모두 학생과 지역사회가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이러면 대학의 존립 기반은 더욱 약해지기에 서로 대승적인 자세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점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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