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연중기획

전남미래, 섬·바다에 달려있다

<20>‘자연이 살아숨쉬는’무안 탄도

“청정해역 탄도만 ‘관광객’오라고 손짓하네”

자연 그대로 살린 올레길·삼색 숲 ‘일품’

어촌계, 낙지목장 설치 ‘품질 유지’안간힘

고향 같은 포근함 가득 ‘힐링 적지’급부상
 

무안군에서 유일한 유인도인 탄도는 선착장 부터 마을 진입로, 안길까지 깨끗하게 정돈돼 있어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탄도는 무안군내 유일한 유인도이다. 섬에 소나무가 많은 탓에 숯을 생산해 육지로 보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28가구에 총 54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아주 자그마한 섬마을이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법 북적북적했다고 한다. 망운초교 탄도분교가 생겨날 정도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 여느 시골마을처럼 대부분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조용한 마을로 변신했다. 분교는 폐교가 돼서 이제는 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쉼터로 변했다. 외지인이 들어와서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민박집이다.

▶‘마을 관문’ 탄도선착장

탄도 여행은 망운면 조금나루에서 시작된다. 조금나루 해변 유원지 끝자락에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탄도호에 몸을 실었다. 오전 8시와 오후 3시, 하루 두차례씩 운항하는 탄도호는 마을주민들이 번갈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탄도까지는 고작 2.5㎞에 불과하다. 15분 남짓 물길을 따라 갯벌 내음을 맡으며, 배를 타고 가면 새롭게 단장된 탄도선착장에 도착한다.
 

바닷물이 빠진 청정해역 탄도만에는 게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오전 8시, 만조에 가려진 탄도만 청정갯벌은 이후 서서히 바닥을 드러낸다. 그래서 바닷물이 빠진 오후에는 뱃길이 오전과 완전히 달라진다. 갯벌이 드러나면서 이같은 자연현상은 하루에 3차례씩 뱃길을 바뀌게한 다.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살아가는 탄도 주민들만의 생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롭게 단장한 탄도선착장은 오가는 주민은 물론, 간간히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첫번째 관문이다. 선착장에서 5분 정도 걷다보면 어느덧 마을입구에 들어선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탄도복지회관이다. 시골 복지회관 건물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엄 네모난 건물이지만 이곳만은 예외다. 배의 형상을 한 2층짜리 건물로 지어졌다. 2층 오른편에는 배의 머리를 나타내는 듯한 장식품이 눈길을 끈다.
 

마을입구에 세워진 마을복지회관. 지난 2005년 10월 준공됐다.

▶탄도마을 ‘어제와 오늘’

탄도마을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4년, 전국에서 뽑힌 상위 10개마을 가운데 8위에 선정됐다. 당시 이장은 청와대에 초빙됐고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마을 전경이 찍힌 사진물은 당시 청와대에 전시되기도 했다고 김영복(73)현재 이장은 회상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유신 마을’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다 잊혀져가는 동네 뒷얘기라고 전했다.

이런 동네 내력인지 몰라도 10여년 전부터 마을 하수처리시설이 완비돼 정화된 생활오수 덕분인지 탄도만은 청정해역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찾은 탄도마을 안길은 도회지 거리를 연상할 정도로 깨끗했고, 인근 백사장에는 오염물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비결은 마을주민들의 철저한 환경인식 때문이라고 김 이장은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시원스럽게 잘 정돈된 마을 앞 해수욕장.

▶청정해역 특산물 ‘낙지’

무안낙지는 전국에서 최상품으로 통한다. 그 무안낙지가 바로 여기서 난다.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한달간 금어기다. 그래서 이 기간동안 낙지를 잡았다간, 벌금폭탄을 맞는다. 취재진이 마을을 찾은 날이 금어기 첫날인 지난 21일 이어서 낙지를 잡는 주민들의 모습은 찾을수가 없었다. 이 곳에서 잡히는 낙지는 유난히 검고 염도 차이가 많아 육안으로 쉽게 구별이 갈 정도로 특색이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낙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뛰어난다고 주민들의 자랑이 대단했다.
 

마을 뒷 바닷가에 설치된 바다목장.

올해는 주민들이 함께 나섰다. 눈에 띄게 줄어든 생산량 복원을 위해 마을 뒷편에 낙지목장을 만든 것이다. 어촌계와 마을주민이 의기투합해서 수 천만원을 들여 시설을 투자했다. 목장 안에는 암컷 낙지를 들여놨다. 올해 중구절(음력 9월9일)을 전후한 시기에는 더욱더 품질이 좋아진 ‘탄도만 낙지’생산 기대감에 주민들은 벌써부터 들 떠 있는 분위기다.

▶주민이 직접 만든 ‘올레길’

무안군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올레길’은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자연물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복지회관을 가로질러 뒷길로 나가면 청정해역을 끼고 있는 모래길이 나온다. 옛날 시골에서 미역을 감는 것을 연상할 정도로 물이 깨끗하다. 해안을 끼고 걸으면 무인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야광주도라고 하는 이 무인도는 마치 용이 여의주를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여의주라고도 부른다.
 

데크가 만들어진 해안도로. 왼쪽에 보이는 섬이 무인도인 야광주도.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를 걷다보면 유일한 산, 왕영산 입구에 다다른다. 해발 50m에 불과하지만 망운면에 있는 산 가운데는 최고봉이다. 소나무 숲, 사스피레나무숲, 신우대가 우거진 대나숲 등 삼색 숲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한 낮인데도 대나무 숲을 걸으면 신우대가 울창해서 밤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무성하다.
 

울창한 숲을 연상케 하는 신우대길.

▶방문 후기

광주서 고속도로를 타고 현경을 거쳐 망운 조금나루까지는 승용차로 40~50분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하루 힐링코스, 아니면 조금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1박2일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최적이다. 섬 이라는 특성과는 달리 유독 물이 풍족한 점도 탄도만이 갖는 매력이라면 매력. 해변을 끼고 있는 한적한 곳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도 마련돼 있어 ‘짠물 관광객’들에게는 완성마춤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마을에 동네 슈퍼가 없어 생필품을 마련해서 가야한다는 점이다. 물론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되레 장점으로 다가오는 역설일 수도 있다. 마을 고샅과 담벼락이 시멘트와 벽돌로 돼 있어 옛 시골 정취를 느끼기에는 아쉬움을 던져준다.

 

마을입구 목지회관 앞에 마련된 정자에서 주민들이 마을 대사는 물론 자식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김영복 이장은 “정부 지원을 받아 섬 전체를 특화하는 작업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조금나루와 탄도선착장을 강진 가우도 처럼 사람만이 오가는 다리를 설치하는데 주민들과 협의중이어서 조만간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바닷물이 빠진 청정해역 탄도만에는 낙지, 게, 고동들이 어김없이 나뒹굴고 있다.
사람들을 오라고 유혹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사진/위직량 기자 jrw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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