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30억원을 들여 사들인 광주 남구 옛 보훈병원·보훈청 터 개발사업이 11년째 방향조차 잡지 못해 귀중한 혈세를 사장시키고 있다. 이 개발사업은 푸른길과 공중보행로·미디어월·푸드존 등을 중심으로 한 백운광장 활성화 방안과도 맞물려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광주 남구는 2013년 봉선동 남구청 청사를 매각하고 백운광장 앞 신청사 주차장 대체부지 마련 명목으로 85억원을 들여 옛 보훈병원 부지를 매입했다. 이어 3년 뒤엔 인근에 자리 잡은 옛 보훈청 터도 5년 분납 조건으로 45억원에 사들였다. 이 곳은 2017년 국토부의 ‘노후 공공청사 복합 개발사업’에 선정돼 LH와 청년주택 건립, 창업지원센터 설립 등이 계획됐으나 LH 측이 수익성 등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2018년엔 보훈병원 종합개발 학술연구용역이 추진됐으나 유찰됐으며, 2020년 10월부터는 보훈청 터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남구는 지난해 7월 입찰을 통해 옛 보훈병원·보훈청 공공부지 개발을 위한 기본구상용역을 1억원 가량 들여 광주대 산학협력단에 맡겼다. 하지만 해당 용역은 착수 3개월 만인 10월 중순께 돌연 중단됐다. 사업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 등 개발 방향성 수립이 지연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용역사 측이 먼저 용역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구민들을 실망시켰다. 현재 구민들은 이 일대 개발을 통해 영화관과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구는 기본구상용역 이후 2025년까지 기본계획용역을 마무리짓고 사업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인 만큼 개발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기간 단축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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