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간 광주·전남 종가 스토리 2회
뿌리깊은 종가 내림김치 고유하고 다양하게 발전
김치유산균 22가지 효능‥ 발효 과학 연구로 입증돼
각국 ‘김치의 날’ 지정처럼 재발견 통해 문화강국으로

세계김치연구소
세계김치연구소
광주김치타운
광주김치타운

‘김치’, ‘한복’ 등을 기념해 법정기념일까지 지정하며 애호하는 나라들이 있다. 250여종 다양성과 영양적 우수성을 가진 ‘김치’는 2천년 역사만큼이나 고귀한 보배로 세계인의 존중을 받고 있다. 전남종가회는 오는 20일 다섯 종가의 내림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내림김치를 전시할 예정이다. 담양 장흥고씨 학봉 종가의 ‘죽순 물김치와 깻잎김치’, 보성 성주이씨 참의공 종가의 ‘고들빼기김치와 석류 무 물김치’, 해남윤씨 윤선도 종가의 ‘갓쌈지와 섞박지’, 함평이씨 이명룡 종가의 ‘뻐걱지와 전어배추김치’, 나주 밀양박씨 청재공파 부동공 종가 ‘반동치미와 홍갓김치’ 등 10종이다. 수백년 한 지역에서 세거한 뿌리 깊은 가문들은 향촌공동체와 더불어 살며, 때론 유구한 전통을 보존하고, 때론 법고창신으로 창조하며, 파노라마처럼 우리 문화를 지켜왔다. 파리에 간 광주전남 종가스토리 2회에서는 한류문화의 대표 주자인 김치의 세계열풍을 살펴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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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부는 발효식품 ‘김치’ 열풍
한중일 간에 이어진 김치논쟁은 이제 한국이 종주국이라고 결론 났다. 2023년 1월 26일 미국 뉴저지주 하원은 ‘매년 11월 22일’(한국 기념일과 동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했다. ‘한복의 날’ 지정 이후 두번째 뉴저지주 한국문화 관련 기념일이다.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등에 이어 ‘김치의 날’ 기념일을 지정한 8번째 미국 자치단체가 된다. 유럽의 영국 킹스턴구, 남미의 브라질 상파울로에서도 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들 의회는 한국의 김치 종주국 지위를 명시하면서, 2천년 김치의 역사, 김치 종류의 다양성과 영양적 우수성, 김장문화 인류무형문화유산 지정 등을 근거로 법정기념일 지정하고 있다. 세계적 건강잡지 ‘헬스’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김치를 꼽았다. 김치가 발효되면서 만들어지는 김치유산균이 젖산, 대사산물과 함께 원활한 대사작용을 도와 장 속의 병원성 유해균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2천년간 발달시킨 효능, 발효과학으로 입증
‘장’에서 이뤄지는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면역력(자연치유력)이고, 김치 섭취로 면역계의 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김치의 영양성분이 인체 내 염증 유도 단백질의 활성을 저하시켜 기침, 오한, 근육통, 인후통, 폐 손상 등 코로나19 증상을 줄여준다. 김치유산균은 장내 미생물 군집변화를 조절해 아토피 증상을 35~40% 완화시킨다고 한다. 항돌연변이 성분이 암세포가 자멸하도록 유도해 대장암 등 암 예방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 함유량이 많아 비만 예방에 적격이다.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항산화물질 증가, 새 콜라겐 생성, 혈전 응고 촉진 단백질 피브린 분해 증가, 설사 증상 호전 및 체중감소 회복, 암세포 내 DNA 합성 감소, 대장암·폐암·유방암·자궁경부암·간암·췌장암 세포주 성장 억제, 아토피 증상 완화, 피부노화 감소, 폐 조직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복제 감소, 장내 면역글로블린A 생성 증가, 발암성 아질산염 제거, 체지방 증가 억제, 염증성 장질환 개선, 혈액 및 간 중성지방 저하, 여드름균 성장 억제, 관절염 증상 완화 등” 이 김치의 22가지 건강 기능성이다.

◇김장은 공동체문화 품은 세계유산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고구려인들은 발효음식을 잘 만들어 먹는다고 기록됐다. 보은 법주사(진흥왕 14년 창건)에서 채소를 절여 저장하는 용도의 돌항아리 유적이 발굴됐다. 고려조 이규보는 가포육영에서 “장에 담그면 한여름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넘긴다”고 무를 노래했다. 약 4백년 전 몸을 따뜻하게 하는 매운 고추가 김치의 핵심 재료로 들어 왔다. 우장춘 박사는 토종 숭채 배추와 중국에서 들어 온 통배추를 결합, 품종개량해 고품질 김치용배추(국제식품규격 명칭 : Kimchi Cabbage)를 탄생시켰다.
2013년 12월 5일 한국의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는 ‘김치’ 대신 ‘김장문화’를 지정하면서, 가정의 일상에서 여러세대에 걸쳐 이어져 내려온 문화로서, 자연 산물을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활동이고, 다양한 공동체의 소통을 이끌어 내고, 전통문화임과 동시에 현재까지 이어져 살아있는 문화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2017년 ‘김치담그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33호로 지정됐고, 배우고 맛보고 즐기는 김장문화축제가 지역마다 열리고 있다.

◇귀한 줄 몰랐던 김치, 세계시장 ‘성장세’
세계 각국에서 김치 맛에 반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 텃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김치를 담근 뒤 사진과 김치 담그는 법을 SNS에 올렸다. 핀란드 등지에서 체험행사가 줄을 잇고, 영국에서는 쉐프 도전자 116명이 겨루는 ‘김치 레시피 챌린지’가 열리기도 했다. 매끼니 마주하기 때문에 귀한 줄 몰랐던 김치와 김장이 유럽의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김치시장은 2025년에는 43억달러에 육박할 것(연평균 5.2% 성장)이라고 미국 마켓리포트스월드는 예측했다. 2021년 연간 대미 김치 수출량은 2820만달러로 4년 새에 3배 증가했다.
김치와 김장문화는 집성촌의 씨족 구성원들과 그 중심이었던 종가가 '만들고 나누는 공동체 정신'으로 전승한 여러 문화유산 중 대표적인 유산이다.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낼 또다른 유산들이 한국적 고유성과 세계적 보편성의 재조명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6월 2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종가문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 종가역사문화 진흥조례 제정 의미 등을 내용으로 심포지엄이 열린다. 광주전남 종가들은 보존·활용의 난관을 걷어내고 세계화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보은 법주사 돌항아리 유적 / 세계김치연구소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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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종가심포지엄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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