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우리가 기후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이 실감 나는 해였다. 제6호 태풍 카눈은 1951년 태풍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했다. 또한, 2022년부터 2023년 봄까지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다가, 여름철에는 국지성 호우와 정체전선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국 장마철 강수량이 무려 660.2㎜를 기록했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된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특히 남부지방은 712.3㎜의 많은 비가 내려 역대 장마철 강수량 1위를 기록했고, 호우로 인해 곳곳에서 큰 피해가
주변 이웃, 친지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명절 풍습이다. 물론 이제는 명절에 농수산식품을 구입해 선물하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명절 먹거리 선물은 2016년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법 시행 초기에는 음식물은 3만원, 금전 및 음식물을 제외한 선물은 5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산업계의 활로 모색을 위해 농수산물에 한해 명절 선물 상한액을 조정하는 등 몇 차례의 개정을 거쳤고, 지난해 추석부터는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에 한해 30만원
올해 퇴직연금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이다. 상반기 코스콤 테스트베드 심사를 거쳐 빠르면 하반기에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평가의 기준이 지나치게 단기 수익률인데다 도입 과정 역시 쫓기듯 서두르다 보니 자칫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까 우려된다. 특히나 로보어드바이저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무조건 높여줄 것이라고 크게 오인하고 있는 듯하다.로보어드바이저는 2002년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명칭으로 자동화된 디지털 투자자문 또는 자산관리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로 로보(robo)는 자동화(a
2022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8명을 기록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급격한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사회지출과 복지비용의 증가 등 국가의 지속성을 저해하고 미래 세대의 노인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저출산은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대한민국이 마주한 가장 큰 위협이다.높은 경쟁 압력과 미래에 대한 불안, 양육 부담 등이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국의 경우 OECD 선진국과 달리 여성 고용률이 증가하면서 출산율이 감소하는 반비례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통계청이 지난해 12월말 발표한 소비자 물가지수는 3.6% 상승했고, 특히 외식 부문은 4.4%나 올랐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가 유행하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난다고 한다. 실제 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만원짜리 점심 메뉴를 찾기가 어렵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은 소비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외식업 폐업률도 높아졌다고 한다. 재료비, 인건비 등은 계속해서 오르고, 소비자의 지갑은 굳게 닫히니 자영업자들이 하루하루 어려운 실정이다
“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이 도입되면 사무장병원 등의 신규진입을 방지하고 자진퇴출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이며, 재정 누수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지난해 12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단속의 실효성 확보방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1월 10일 열린 제21대 국회 제1법안소위에서 공단의 특사경 관련 법안은 후순위로 밀려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사무장병원이란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비(非)의료인이 자금을 투자해 의료기관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불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병원을 말한다. 이에
김 씨는 전남 해남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다. 김 씨가 농사를 짓고 있는 땅은 김 씨의 아버지가 물려 준 땅으로, 김 씨의 아버지는 1960년경부터 위 땅에서 농사를 지어왔다. 김 씨와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친구들은 모두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이주했지만, 김 씨는 아버지가 물려주신 땅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최근 김 씨에게 골칫거리가 생겼다. 느닷없이 송사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김 씨가 송사에 휘말리게 된 배경은 이렇다. 최근 김 씨가 경작하고 있는 토지 인근에 큰 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끝을 모르고 감소하고 있다. 2017년에는 40만명대, 2020년에는 30만명대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사실 필자는 인구문제 전공자는 아니지만, 수년 전부터 저출산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출산, 혼인 등과 관련된 각종 지표들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회복을 위한 단초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처음에는 출산 과정을 ‘가임기 여성’, ‘혼인’, ‘첫째 아이’, ‘둘째 이상 아이’의 4단계로 나누고 어느 단계에서 출산 감소의 원인이 발생하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에 들어 가임기 여성
노트르담 성당과 중세 유럽의 장인지난 여름 프랑스 파리를 가 보니 몇년전 화재로 소실된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판 외벽에 조성된 역사 전시물을 보다가 노트르담 성당이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50년 완공, 거의 187년이 걸렸다는 부분에서 문득 발걸음이 멈추었다.30년 공직생활을 하며 여러 경제정책을 다뤘지만, 우리의 시스템은 바로 몇년 후 혹은 임기 중 성과를 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 내 생애를 넘어서는 국가의 대계를 고민하고 설계하도록 되어 있던가? 잠시나마 12세기 중세 유럽의 장인이 되어 상상의
상악 구치부에는 상악동이라는 해부학적 구조물이 있다. 상악 대구치가 빠지면 생리적인 골흡수가 불가피하고 상악동이 하방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만약 치주질환이나 치아 주위에 큰 병소가 존재하여 발치한 경우에는 치조골의 소실량이 많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는 골량이 매우 부족하게 된다.상악동 골이식은 상악동 점막을 노출시켜 상방으로 올리고 하방의 공간에 골이식재 또는 혈병으로 채워서 골량을 확보하는 술식을 의미한다. 상악동 골이식과 동시에 임플란트를 식립하거나 골이식만 시행하는 경우에는 잔존골의 양에 따라 임플란트를 식립
최근 공적연금을 보완할 수 있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고용노동 현장에서는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퇴직연금에 대한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심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또한, 퇴직연금에 가입한 경우에도 대부분의 적립금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다 보니 수익률이 연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경우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해야 하는데, 바쁜 일상 속에 금융지식이나 투자정보 없이 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이러한 노후소득의 사각지대를 해
당신은 임영웅의 트로트가 좋은가? 베토벤의 교향악이 좋은가?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 음악의 장르는 다양하고 사람마다 즐기는 음악적 취향 또한 다양하다. 영화 타이타닉에는 귀족과 평민들의 파티 장면이 나오는데, 클래식을 들으며 우아하게 왈츠를 추는 상류층과 신나는 민속음악에 맞춰 본능적인 춤을 추는 평민들의 모습은 계층과 개인의 취향 또는 문화적 습성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아비투스(Habitus)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만든 용어로, 개인의 취향이나 습성이 형성되는
[임형주의 컬처코드-K] ‘K-콘텐츠’ 왕관의 무게 요즘은 누가 뭐래도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시대’다. 최신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시간을 내 극장까지 번거롭게 발걸음을 하지 않더라도, OTT에 동시 상영되거나 OTT 오리지널로 독점공개되는 콘텐츠를 만나는 것이 더이상 새롭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다.지난 2020년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 “자막의 장벽, 그 1인치를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뜨거웠던 여름과 높고 푸른 하늘의 가을이 지나고 찾아온 겨울, 그리고 새해의 시작과 함께 어느덧 겨울도 깊어지고 있다. 겨울철에는 운전자들이 다른 계절보다 긴장하며 운전대를 잡게 되는데, 그 이유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도로의 얼어붙은 얼음들, 흔히 블랙아이스라고 하는 도로살얼음 때문이다. 이는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으로, 겨울철 야간에는 주간과 비교해서 노면온도 차이가 크게 나는 날에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실례로 2019년 제2영동고속도로 21중 추돌사고, 2019년 12월 상주-영천 고속
탄소를 흡수하며 자란 목재는 국제적으로 ‘탄소중립 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또 산림에서 생산된 목질 임산물인 산림바이오매스는 연소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기는 하지만, 이는 나무가 흡수했던 탄소이기 때문에 국제에너지기구는 지속 가능하게 생산되고 이용되는 산림바이오매스를 재생에너지로 정의했다.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이 마련한 ‘장기저탄소 발전전략’을 살펴보면 목재 자원의 활용을 중요한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화석 연료 기반의 탄소 집약적인 제품과 에너지를 지속 가능한 산림관리를 토대로 얻은 목재로 전환한다는
다사다난했던 계묘년(癸卯年)이 지나가고, 어느덧 갑진년(甲辰年)이 찾아왔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얼굴을 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내년 계획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연말연시는 자영업자들에게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2023년 한 해 동안 경기가 좋지 않았던 만큼, 많은 자영업자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기대하며 연말을 준비했을 것이고, 늘어난 손님들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자영업자
한국의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로 집계 이래 최저점을 기록했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언론을 통해 접하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 되었다. 좀처럼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그리고 이미 한국이 선진국에 들어선 만큼 여러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저출산 현상이 수년간 진행되었다고 당장 나라가 망하거나 소멸하지는 않을 테다. 하지만 저출산이 우리 사회를 여러 가지 위기에 빠뜨리는 원인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성장 동력이 약화된 경제 상황이 저출산의 늪과 만날 때 결코 우리는 미래를 낙관할 수 없
어느새 연말연시가 다가왔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고 사람들은 올해의 마무리와 새해맞이 준비를 한다. 이 무렵에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고마운 사람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선물은 받는 사람은 물론이고 주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준다. 선물을 주고받으면 서로 간에 소통과 상호작용이 늘어나게 되어 가족, 친구, 동료, 지인 등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그럼 좋은 선물, 또는 받고 싶은 선물은 어떤 것일까? 먼저, 개인 맞춤형 선물이나 직접 만든 선물은 주는 사람의 노력과 상대방에
임플란트는 충분한 골량이 확보된 부위에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식립될 수 있다. 그러나 치과 임플란트 식립술을 시행할 때 골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다양한 종류의 골이식술이 시행될 수 있다. 즉, 건물을 건축할 때 하방의 단단한 기초공사가 잘 이루어져야 안전하고 튼튼한 건물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성공적인 골이식술을 위해서는 엄격한 무균 처치, 양호한 환자의 전신 건강상태, 적절한 골이식재의 선택, 골이식재가 움직이지 않도록 잘 고정하는 방법, 긴밀한 창상 봉합, 수술 부위의 우수한 혈액공급, 술후 감염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 골이식 부
제인 오스틴(1775.12-1817.7)은 영국의 여류 소설가다. 그녀의 책은 섬세한 시선과 재치있는 문체로 18세기 영국 중·상류층 여성들의 삶을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생전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으나, 20세기에 들어와서 작품 중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등이 여러 번 영화화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소설은 개인들의 일상생활에 한정된 소우주를 그려냈다. 누구보다도 세밀한 관찰력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으로 당대의 물질 지향적인 세태상과 허위의식을 풍자하면서 도덕의식을 예리하게 탐구했다. 단 여섯 편의 소설로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