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호(남도일보 전남 동부권 총괄취재본부장)
[신건호의 서치라이트]"응답하라" 호남인들은 왜? 외지인을 돕는 데만 익숙할까!
당선인들이여! 지금부터 그대들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이 가는 길에 돌덩이가 있는지 둑에 개미가 사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사람이 넘어지는 것은 태산(泰山)이 아니라 작은 흙더미다. 돌부리 때문에 코가 깨지고 개미구멍 때문에 둑이 무너진다.
승리에 취해 커튼콜을 받은 연예인처럼 되거나 지금껏 당선 축하에 매몰돼 있다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다. ‘태산이 떠나갈 듯이 큰소리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면 국민에게 안기는 건 ‘실망’ 아니겠는가! 돌부리를 살피고, 있다면 없애라는 것이 국민이 내린 명령이다. 돌부리에 넘어진 사람 역시, 우리 국민이기 때문이다.
공천(公薦)에 넘어진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인가? 이들은 비주류(非主流)의 천대(賤待)를 확인했고 지지자들의 투쟁은 허사였으며 공든 탑은 무너졌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주류를 잡았으면 승기를 잡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패인(敗因)이다. 이들은 회한의 눈물을 삼키며 또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전라도 장수 출신 박용진 의원만 해도 그렇다. 잘생긴 외모에 말솜씨도 뛰어나 대통령까지 꿈꿨으나 지금은 비명(悲鳴)상태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물고 늘어지다 3번의 기회 모두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객사(客死) 처지에 놓였고 국회의원 자리에서도 멀어지게 됐다. 새총으로 겨루다 수류탄 파편에 당한 것이다.
운동권 출신 송영길 대표도 돈봉투에 앞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선거 출마자가 통상 내놓은 ‘조직 관리용 반찬’을 남의 돈으로 차린 혐의를 받으며, 먹다 남은 부스러기 꼴로 총선을 치렀으니 예측된 결과가 아니었던가? 그는 지금 화장지 없이 변기에 앉아 있는 처지다.
영광 출신 이낙연 후보도 마찬가지다. 당을 만들어 비켜서더니 대통령은커녕 국회의원 배지도 달지 못했다. 그가 누구인가? 김대중 정권의 입, 국회의원, 도지사, 국무총리, 거북이 등처럼 탄탄한 민주당을 등에 업은 대통령 후보였다. 그런 그도 배신의 아이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찍힌 발등만 쳐다보고 있다.
6선 국회의원, 당대표,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를 지낸 전라도 진안 출신 정세균은 어떤가! 그 역시 대통령 꿈과 함께 뒷방 신세에 놓였고, 장흥 출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주류에 밀려 체면(體面)이 구겨지고 말았다.
동정(同情)이 가는 건 송영길 대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 그런데도 장관직 하나 차지하지 못했다. 대통령 후보 이재명을 돕다 머리가 터지는 꼴을 당하고 대선에서 패(敗)하자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진다며 자신의 지역구를 이재명 대표에게 넘겨줬다. 전라도 고흥 농사꾼의 아들로서 욕심도 많지 않은 사람이다. 그는 지금, 교도소에 있다. 여당의 홍준표 대구시장이 풀어주자고 했지만, 그가 도왔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고향에서 옥중 출마했으나 외면당했다.
한비자는 진시황의 부름을 받고 진나라 수도 함양에 갔다가 동문수학한 이사(李斯)의 모함에 걸렸다. 천재인 그도 이사가 만들어 놓은 흙무덤을 확인하고 옥중에서 49세의 나이로 생(生)을 마감했다. 자신이 말했던 흙더미, 이사가 깔아놓은 돌부리에 넘어진 것이다. 이사도 내시(內侍) 조고가 숨겨 놓은 흙더미에 넘어져 아들과 함께 함양성 근처에서 죽임을 당하고 말았으니 “권력 욕심은 늘 허망”이라는 교훈을 남긴다.
그런다 한들 ‘절대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지역인재를 키우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외지인을 돕는데 익숙한 호남인들은 어쩌면 한풀이 정치 데자뷔를 5년마다 되풀이해서 보는 꼴이 싫고, 4년마다 줄 세우는 주류들의 꼴을 운명적으로 봐야 하는 정치 환경이 싫어 “이것저것 다 싫은 ‘자포상태’에 놓인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아무리 젊은 피부도 세월이 가면 주름 천지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신중함을 가질 때” 비로소 보인다. 여울목의 물처럼 잠시 멈추면 보이는 것, 경쟁자를 귀(貴)하게 여기는 멈춤이야말로 보이는 삶을 담보하는 배려 아니겠는가.
당선인들이여! 의료대란, 물가불안, 국민을 섬기겠다는 것이 크게 보이는가! 해결하라. 곁가지에 불과할지라도 ‘내려놓겠다’는 약속도 지키라. 그래야 그대를 뽑은 국민의 입에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자기학대의 말이 나오지 않는다.
소나무가 자라서 기둥이 되기까지는 100년이 걸린다. 사람이 태어나 말(言)을 하는 데는 3년, 능력발휘는 20년, 침묵을 지키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잠시 시끄러운 소리를 멈추고 비로소 보이는 것 ‘채워야 할 것이 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음이 좁쌀인 자(者)는 목표물을 보지 않고 경쟁자만 본다고 하지 않던가!
5월 30일이면 제 22대 국회가 문을 연다. 국민은 이제 ‘국민행복’을 목표로 하는 정치인에게 보낼 하트가 준비돼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물론 모두에게 묻고 또 물을 것이다. “너는 왜,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조국까지 외지인을 돕는 데만 익숙한가?” “지역에서 낳고 자란 인재에게 인색(吝嗇)한 이유가 뭔가?” 호남인부터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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