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호(남도일보 전남 동부권 총괄취재본부장)

"세상이 왜 이래?" 이번엔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제자를 죽였다. 아무리 예측불가의 세상이라고 하지만 상상 초월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병든 세상’이 분명하다. 계엄에 따른 탄핵도 그렇다. 거짓과 변명이 판친다. 이들이 뇌리에 새겨놓은 단어는 "비열하다, 불안하다, 부끄럽다"가 주류다.
지도자의 ‘자질(資質)’이란 무엇일까? 아주 원론적 자문자답에서 "수준이 고작 이 정도였나!"라는 실망에서 얻은 결과는 부끄러움과 스트레스,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불안함이다.
3·1절에 3인의 ‘헌법재판관을 처단하라’는 옥중서신을 통한 선동, 고대 그리스의 ‘트로이 목마’를 떠오르게 만든 최고 지도자의 해명, "부하에게 속임수 동참을 강요"하는 헌재의 발언들을 보면서 꼭지가 덜 떨어진 맛, 마치 보이스피싱에 당한 기분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지도자의 이런 예측불가의 언행과는 달리, 식물들은 순리(順理)를 거스르지 않는다. 때가 되면 싹을 틔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렇게 되리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뿌리들은 미생물과 땅속에서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어울리다가 봄이 되면 물과 영양분을 올려 줄기를 만들고 꽃을 피운다. 이렇게 깨어난 꽃과 나무들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대신 도파민(dopamine)을 선물한다.
도파민은 아름다운 꽃을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 분출되는 ‘뇌’에 필요한 호르몬이다.
문제는 도파민 러시(Dopamine rush)다. 도파민이 분비돼 쾌감과 흥분이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기분 업’이 되지만,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 마약을 하거나 지나친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는 딴판이 된다. 뇌가 쾌락을 기억했다가 반복하게 만든 중독현상(中毒現象), 중독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중독의 늪에 빠지면 더 강한 도파민을 갈구하여 끊기 힘든 상태가 된다.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이 그것이다. 성형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탄핵의 어수선함을 ‘중독이 빚은 망상’에서 찾는 이유다. 그래서 "도파민 러시가 세상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이다.
게임에 빠진 젊은이, 전국 17개 시·도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4년 연속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안전처 검사결과가 암시하는 것이 뭔가! "가구당 1명꼴로 정신질환에 노출돼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흘려듣지 말았어야 제자를 살해한 교사의 만행을 막을 수 있었다. 이를 간과(看過)한 대가가 천인공노(天人共怒)로 표출되고 있지만, 버스 떠난 뒤 손 흔든 격이다.
정신이상자의 문제는 자기 스스로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정신과 신체의 시스템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전망을 위협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극좌와 극우로 갈라진 지금을 ‘정치병자(政治病者)의 중독현상’에서 찾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적(敵)으로 간주 되는 세력을 감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거에 나서는 ‘못된 행동’이 사명감으로 둔갑(遁甲)하는, 말하자면 ‘중독증세’가 24시간 내내 나타나기 때문에 그만큼 불안한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사명감 중독은 정치병자의 복수심에 불타는 심리상태로 이어져, 우리 사회에 남는 건 ‘미치광이의 발광’이다. 결국, 자신과 성향이 다른 자에 대한 적개심(敵愾心)을 사명감으로 여기면서 ‘망상의 삶’을 이어가기에 ‘혼란’은 멈추지 않는다. 계엄군의 총칼에 희생된 광주에서 탄핵 반대집회를 연 것도 그 증거 중 하나다.
여기서 묻는다. 광기를 품고 63대의 버스를 타고 광주를 찾은 그대, 계엄대열에 합류한 그대들에게 묻는다. 5·18묘역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는가? "응답하라" 탄핵집회 전 "계엄군 만행에 숨진 민주 영령들이 잠든 5·18묘역을 참배할 생각이 있었는지"를 묻고 있다. 2025년 2월 15일, 1만 명 안팎의 그대들이 오고 간 그날, 그 길목에 있는 5·18국립묘지 참배객은 171명이었다. 제발, 모기 눈물만큼의 염치도 없는 그 입 좀 다물라.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하다. 쾌락에 의한 중독이든 사명감에 의한 중독이든 망상에 젖은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그렇다.
대한민국은 지금 예측불가의 일들이 일상을 구겨놓고 있다. 소설 ‘쿠오바디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에서 로마의 황제 ‘네로’는 고대 신전과 미술품이 불타고 수만 명이 죽어가는 대형화재를 보면서 망상에 젖은 시를 읊는다.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 행동이 정신 나간 짓이 아니고 뭐겠는가!
스스로가 불을 지르고 그 죄를 기독교인에게 뒤집어씌우는 ‘쿠오바디스’ 출간 2천5백 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이 내란세력과 호헌세력이 맞붙은 대한민국에 묻고 있다. "폭군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게 맞는가?"
봄이다. 설득력 제로의 궤변을 우리는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두 쪽으로 갈라져 ‘삐끗거리는 대한민국의 바람개비’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앞으로 달려야 할 사람이 있다. 누군가? 중도(中道)부터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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