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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옛날 순대국밥’를 찾아가는 길이 다소 헷갈릴 수 있다. 생명력을 되찾아 가고 있는 광주 천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사직공원을 지나게 된다. 첫 번째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면 양림오거리에 다다르면 다시 좌회전. 10m 지나다보면 오른쪽에 다소 남루한 가옥이 나온다. 그곳이 바로 유명한 ‘옛날 순대국밥’(대표 오정하) 집이다. 작은 식당이라 얼른 눈에 띄지 않지만 암뽕 순대로 정평이 난 곳이다. 순대는 서민의 대표음식이다. 그중 선지는 빈혈이나 심장쇠약, 어지럼증에 좋다고 본초 강목에 쓰여 있다. 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묵묵히 자기 순대 만드는데 정성을 다하는 양림동 옛날 순대국밥집. 동네에선 벌써 맛과 가격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이름난 식당이다. 가게 입구에는 대형 가마솥이 부글부글 끓어 넘친다. 하루 종일 부글대는 이 가마솥에서 빼어난 육수가 만들어진다. 가게 상호명에 ‘옛날’이 들어가듯이 비뚤어진 서까래와 가지런한 마루, 한지를 바른 방문 등 옛날 집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그림1중앙# 찰진 기가 철철 넘치는 옛날식 암뽕순대가 먼저 선을 보였다. 중요한 것은 옛날식이라는 점. 순대 만드는 것도 옛날이고 그 맛도 옛날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쾌쾌하고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기 때문에 옛날식 암뽕순대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어릴 적 시골 장터에서 순대를 삶으시던 외할머니의 모습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 시장이나 공원 앞 상점에서 맛보는 그런 순대와는 차이가 많다. 돼지 막창에 콩나물과 선지, 양파, 대파, 양배추, 찹쌀 등의 양념이 가득 들어가 있어 맛을 더한다. 일일이 손으로 집에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주인장은 그러한 정성이 있기에 소문난 맛집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돼지 내장 중에 순대창이란게 들어 있단다. 그 부분을 물에 삶고 잘 다듬어서 삶아야지 순대가 터지지 않는다고 주인장은 말한다. 이런 세심한 과정을 통해 ‘옛날식 암뽕순대’가 완성된다. 돼지 암컷의 내장을 사용하는 것을 암뽕 순대라고 하는데 실질적인 암뽕의 의미는 암퇘지의 새끼보를 말한다. 처음 보기에는 상당히 느끼해 보여서 괜히 시켰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순대의 쫄깃함과 고소함, 담백함까지 입에 쫙 감기는 느낌이 들어 대만족이었다. 다음에 등장한 메뉴가 곱창전골이다. 육수는 사골, 돼지머리, 생강, 무, 대파 그리고 알려줄 수 없는 이집만의 비밀 병기 2가지가 더 추가돼 시원한 육수를 만들어낸다. 가게 앞 대형 가마솥에서 이 육수가 베어 나온다. 육수는 가마솥에서 7시간 정도 팔팔 끓인 후 완성되고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질 않는다. 그렇다보니 육수가 개운하고 시원할 수밖에. 다른 집 육수와 확연히 다른 점을 금세 구별할 수 있다. #그림2중앙# 곱창은 역시 졸아지는 맛. 건더기를 충분히 먹은 다음 밥을 얹어 비벼서 먹으면 된다. 가게에서 내놓은 밑반찬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더욱 감칠나다. 주로 숙성시킨 밑반찬만을 주인장은 고집한다. 새우젓 향에 이어 김치 맛도 일품이다.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순대’ 집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음식. 상큼한 맛이 그만이다. 깻잎과 데쳐진 양배추를 먹는 것도 맛을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약방의 감초랄까. 초장은 자극적이지 않아 곱창전골의 맛 도우미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곱창전골의 마력에 흠뻑 빠질 틈도 없이 이집의 자랑거리 순대국밥이 등장했다. 고추와 마늘, 생강 등을 다져 만든 양념에 콩나물, 대파, 들깻가루를 넣고 끓였다. 국물은 뜨겁지만 시원했다. 귀밑에 이어 목덜미를 타고 땀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숙취가 해소되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었다. 마루 맞은 편 탁자에서는 동네 주민들이 야단법석이다. 동네주민 오씨 아저씨가 “값도 싸고 맛은 더 끝내줘. 여기에 음식점이 작긴해도 옛정이 남아있고 그래서 자주 여기를 오요”한다. 봄철 잃기 쉬운 입맛을 토속 순대국밥으로 찾으면 어떨까 싶다. 맛의 전령사라고 해야 할까. 양림동 ‘옛날 순대국밥’은 국밥 종류도 많다. 콩나물 국밥, 머리 국밥, 순대 국밥, 모둠 국밥 등. 가격은 보통 4천원에서 5천원 사이다. 그 맛은 확실하게 다르니 걱정 붙들어 매도 좋을 듯 싶다. 또 머리고기는 8천원, 옛날 암뽕순대 9천원, 모둠과 수육은 1만원 등에 팔고 있다.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고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줄기차게 가게를 드나들고 있다. 옛 시골장터의 매력을 느끼고자 한다면 양림동 ‘옛날 순대국밥’ 집을 강력 추천한다. (문의=062-653-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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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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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oo도 준치’. 그럼 일본에선 ‘빗맞아도 도미’다. 그 가운데 붉은 돔은 최고로 친다. 횟감으로나 탕으로나 맛과 영양, 색감에서 단연 선두다. 간혹 날씨가 심술을 부리긴 하지만 살갗에 닿는 바람조차 느낌이 좋아 횟집을 찾아 나섰다. 광주시 서구 유촌동 ‘금농 회 센터’(대표 정인수). 여느 횟집과는 정말 다르다. 은은한 붉은 기운을 드러내는 붉은 도미가 먼저 나왔다. 횟감 살속 미세한 신경까지 보이는 투명함이란 바로 신선도. 통통하고 탱탱한 회 한점을 집어 씹었다. ‘음~’ 꽉 찬 느낌이다. 드넓은 바다의 거센 물결을 유영하는 도미의 힘이 느껴졌다. 나도 힘을 한껏 줬다. 자존심 대결이랄까. 소스는 고추냉이에 간장을 넣은 뒤 고추장과 된장을 비볐다. 물론 횟감 본연의 맛을 즐기는 이들은 오로지 고추냉이 소스에만 찍어 먹는다. 부위별로 회를 집어 맛을 보았다. 많이 먹어도 맛이 일정했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회를 먹고 있는 도중에도 밑반찬이 꾸준하게 등장했다. #그림1중앙# 해물누룽지탕, 유산슬, 아구 튀김, 꽁치구이, 백합, 해파리 냉채, 삐둘이 등 40여가지 밑반찬이 나온다. 다른 집과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밑반찬으로만도 배를 충분히 불릴 수 있을 정도다. 정 사장은 가족 동반 손님이 가게를 찾을 때 아이들이 회를 싫어하는 점을 떠올리며 퓨전 음식을 개발했다. 거기에서 나온 특별 메뉴가 바로 유산슬, 해물누룽지탕, 탕수육, 퓨전 양념 아구 등이다. 유산슬은 낙지, 새우, 전복, 홍합 등 싱싱한 해물에 피망, 양파, 부추 등의 야채와 잘 버물려져 맛이 제대로 살아났다. 해물누룽지탕은 누룽지의 고소한 맛과 해물의 시원한 맛이 살아있다. 이 맛에 반해 해물누룽지탕만 따로 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좋다.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퓨전 양념 아구는 아구를 잘 튀긴 뒤 매콤한 소스를 얹었다. 아이들이 반할 수밖에 없는 묘한 맛이 있다. 전복과 키조개, 멍게, 소라도 나왔다. 전복은 기름장에 찍어야 제맛이다. 으득으득 씹어야 맛이 우러난다. #그림2중앙# ‘금농 회 센터’가 내놓은 횟감은 모두 통영이나 완도 등지에서 난다. 정 대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통영이나 완도 등지에서 싱싱한 횟감을 매일 공수 받는다. 그밖에 해산물은 고흥 녹동이나 강진 마량이 원산지다. 파도를 품고 바다에 기대어 살아온 정 대표는 눈길 한번으로 고기의 신선도를 알아 낼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다. 그래서 실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활어 값이 올라도 눈과 손이 자꾸만 최상품으로만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숙명이려니 생각한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횟감이 많다. 횟감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자 ‘금농 회 센터’만의 생선지리가 코앞에 나타났다. 무와 자연산 활어 뼈만으로 큰 솥에서 팔팔 끓였다. 색이 진국임을 짐작케 했다. 입맛을 다셨다. 국물을 떴다. 딱 감겼다. ‘쩝 쩝’, 떠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 게 ‘행복에 이르는 작은 기쁨’이었다. 국물을 그릇에 따로 떴다. 횟감으로 나왔던 것 곳곳에 숨어있던 살점들이 뜨거운 화기에 견디지 못하고 흩날렸다. 살랑, 살짝 살을 건졌다. 제법이었다. 겨울엔 수제비를 넣고 먹으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고 주인이 말했다. 다시 국물을 떴다. 뜨거웠다. 시원했다. 뜨거운데 시원하다니 알수 없는 노릇이긴 하다. 묵은지로 밥을 쌌다. 이어 양념이 듬뿍 들어있는 열무물김치를 들었다. 들고 마셨다. 칼칼한 맛이 제도로 들었다.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림3중앙# 속이 너무 깊어 낯가림마저 있는 ‘금농 회 센터’. 주인장 정인수씨는 “최고의 재료만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금농 회 센터’는 가족단위 손님들과 직장인들로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문의=062-371-9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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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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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 비할 데 없지만 뱃속에 끝없는 재앙 감췄으니 아주 좋은 건 나쁜 점도 있는 법. 이 말 실로 기릴 만 하네.” 이 시는 송나라 시대 시인 매요신이 복어를 소재로 쓴 작품의 일부이다. 송대 이후 각 시화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 시는 구양수의 육일시화((六一詩話)에서 가장 먼저 언급됐다. 구양수는 “복어는 늦봄에 나와 물에서 떼 지어 놀며 버들 꽃을 먹고 살이 찐다. 남방인들은 대개 억새 싹과 함께 탕을 끓이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때문에 시를 아는 사람이 말하길 이미 첫 두 귀에서 복어의 좋은 점을 다 말했다”며 복어의 특징을 칭찬했다. 복 사시미 요리로 소문이 자자한 정통일식 ‘미락’(대표 제성호)을 찾았다. #그림1중앙# 복어를 먹게 되면 몸이 따뜻하게 되고 혈액순환에 좋으며 근육의 경화를 방지하고 부드럽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 단백질과 비타민 B1, B2 등이 풍부하고 유지방이 전혀 없어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복어의 효능에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간장 해독작용이나 숙취제거 알코올 중독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 사시미 요리로 정평이 난 ‘미락’은 최고의 복어를 주재료로 사용해 사시미를 뜨기 때문에 어떤 것보다도 쫄깃한 질감과 맛, 향을 즐길 수 있다. 정통일식 ‘미락’에 들어서면 가게 내부 중간에 자리 잡은 수족관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수족관이 외부에 위치한 다른 횟집이나 일식집과 달리 손님들이 직접 복어나 자연산 활어를 보며 고를 수 있다. 손님이 직접 고르지 않아도 주인장 스스로가 최고의 복어와 자연산 활어를 골라내어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그림2오른쪽# 정갈한 실내와 쾌적한 공기도 좋다. 또 청정 자연 상태에서 성장한 복어와 자연산 활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명에까지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 주인장은 어류도 사람처럼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고기들이 외부 자극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제성호 사장은 지난 1976년 7월에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31년 경력 베테랑 요리사이다. 그는 자격증 취득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에는 조리사 자격증도 국가고시 수준으로 인식돼 자격증을 취득하기가 무척 어려웠다”며 “광주에서 700명이 응시해 7명만이 자격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주방에서 주인장이 직접 복 사시미를 조리해 왔다. 얇게 썰린 복 사시미에 복 소스가 제공됐다. 복 사시미에 미나리를 싸서 소스에 푹 담근 후 질근질근 씹었다. 짜릿하고 새콤한 맛에 온 몸이 전율했다. 주인장은 손님의 취향에 따라 복 사시미 조리 방법도 다르다고 말한다. 복어의 독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약한 정도의 독기를 남겨둔 채 요리를 한다. 적은 분량의 복어의 독이라 할지라도 입안에서 감돌면 한구석이 잠시 마비상태가 될 정도로 알싸한 맛을 제공한다. 그래서 독기 있는 복 사시미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복 사시미 마니아층이다. 독기가 제거된 복 사시미는 그 맛이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미락’은 복 코스 요리도 준비돼 있다. 풀코스에 나오는 요리 종류로는 복 사시미, 수육, 찜, 불고기, 튀김, 죽, 초무침 등이다. 다음으로 등장한 요리는 자연산 참돔.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서 주낙으로 잡은 씨알 좋은 녀석만 음식상에 오른다. 녀석들의 씨알의 크기는 보통 90cm에서 1m로 보통 무게가 7kg을 상회한다. 정통일식집에서 나오는 자연산 활어회와 일반 횟집의 회의 차이는 바로 숙성 기간. 일반 횟집은 수족관에서 활어를 잡아 곧바로 얇게 썰어 손님상에 내온다. 그러나 이곳 정통일식 ‘미락’은 자연산 활어를 잡아 피를 제거한 후 적게는 24시간에서 50시간까지 숙성을 시킨 뒤 고객 상에 올린다. #그림3중앙# 굳이 잔손질이 많이가게 숙성을 시킨 이유를 물었더니 주인장은 "자연산 활어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 그리고 꼬들꼬들하고 쫀득한 맛을 내기 위해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정통일식 ‘미락’에서 발견한 특이한 점 한 가지. 상추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기의 순수한 맛을 느끼기 위해 상에 올리지 않는 것이다. 주인장은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음식은 손님들에게 내 놓을 수 없다”며 “손님들이 음식 맛에 흠뻑 빠져 즐거워 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복 사시미와 회로 배를 채운 후 싱싱한 재료로 만들어진 초밥과 장국으로 마무리했다. 또 하나 더 알아둬야 할 센스. 장국은 젓가락으로 살살 저은 후 숟가락 사용 없이 양손으로 작은 종지를 푹 감싼 후 국물을 훌훌 털어 마시는 게 정석이란다. 참고로 제 사장은 오는 5월께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해신탕’ 요리를 제공할 생각이다. 양기보충용 한약재와 음식의 궁합을 고려해 손님들에게 부족한 기를 보충하기 위한 것. 가게 단골인 한의사와 상담을 해 요리 개발은 끝이 난 상태. 조만간에 맛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062-226-66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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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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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햇살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다. 길거리의 여성들 옷차림에서도 봄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고 주말마다 사람들은 유명산과 유원지로 여행을 떠난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횟감을 떠올리며 싱싱한 녀석들을 만나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나섰다. 결혼을 코앞에 둔 예비 신랑 신부의 마음처럼 설렘을 앉고 ‘막주자 횟집’(대표 홍덕숙)로 향했다. 무심코 지나치다 눈에 확 띄는 간판이 있다. ‘막주자 횟집’. 특이한 이름에 이끌려 가게에 들어섰다. 도대체 어떤 음식이 손님들에게 제공되기에 가게 상호까지 ‘막주자’라고 한 것일까? 홍 대표에서 상호 이름이 독특하다고 물으니 그 이유를 상세하게 일러준다. 횟집 주방장 30년 경력을 자랑하는 홍 대표는 주방장으로 일하면서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좋은 횟감과 재료를 제공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가게 주인장과의 마찰이 따라 홍 대표는 일자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속이 상한 홍씨는 주방장 일을 그만두고 나와 백운동에 횟집을 차리게 됐다. 그 횟집이 바로 ‘막주자 횟집’이다. #그림1중앙#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에게 좋은 음식을 마음껏 베풀겠다는게 홍씨의 바람이다. 가게 앞 수족관에는 씨알 굵은 감성돔과 참돔 등 싱싱한 활어들이 유영을 하고 있다. 생선회 마니아치고 이렇게 굵은 씨알의 활어들이 팔딱이는 모습을 보고 무덤덤하게 지나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시각을 통해 입수된 정보가 마니아들의 뇌를 자극해 구미를 당기게 만들기 때문. 회는 혈관의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혈관 및 순환기 계통의 질병을 예방하고 뇌의 기능을 활발하게 증진시켜 치매나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특히 쭈글쭈글해진 피부를 팽팽하게 당기는 기능이 있어 여성들도 많이 찾고 있다. 안주인 홍씨가 서둘러 손님을 맞는다. 싱싱한 감성돔 2마리와 참치회를 주문했다. 밑반찬으로 여러 음식이 즐비하게 나왔다. 그중 ‘복 사시미’ 요리가 눈에 띤다. 복 사시미는 시가로 8만원 상당의 싱싱한 활어를 주문했을 때만 손님들에게 제공된다. 여러 횟집을 다녀봤지만 복이 회로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 얇게 썰린 복 사시미를 미나리에 둘둘 감은 후 ‘지리소스’에 푹 담근 후 맛을 음미했다. #그림2중앙# 시큼한 맛과 진한 향이 머리끝까지 ‘쭈~욱’ 전해졌다. 복 사시미를 먹는 것도 낯선 경험이지만 ‘지리소스’라 명명된 소스 또한 독특해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이 소스는 복 사시미를 먹을 때만 제공된다. 이외에도 개불, 새우, 멍게, 전복, 키조개, 산낙지 등 다양한 해산물이 연거푸 쏟아져 식탁을 가득 채웠다. 주문한 감성돔. 도톰하고 먹음직스럽게 잘린 회를 갖은 양념에 쌈을 해 먹었다. CF광고 멘트 중 ‘부드럽게 살살 녹아요’라는 CF 광고 멘트처럼 부담 없이 쏙쏙 내려갔다. 따뜻한 기운이 있는 혀에 돔이 착 감겼다. 혀가 받아들인 것인지 대양을 주름잡던 돔의 온기가 그리워 달라붙은 것인지 헤아릴 길이 없다. 부드러운 맛에 정신까지 혼미해 질 정도로 깊게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 맛에 빠져 녀석들의 살점을 유심히 관찰했다. 횟감 살속 미세한 신경까지 보이는 투명함에 깜짝 놀랐다. 그만큼 활어들이 싱싱하다는 이야기다. 키조개와 개불, 멍게 등에도 손이 갔다. 한입가득 쌈을 한 뒤 목에 넣었다. 사랑스런 애인의 보드라운 손길처럼 향긋함이 입안을 감돌았다. 상에 오른 많은 횟감을 먹어 치우느라 바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생선지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색깔이 진국임에 입맛 추스르고 한 숟가락 넣으니 ‘캬~’. 중국대륙을 평정한 진시황도 이 맛만은 경험하지 못했을 법 싶다. 홍 대표는 “가게 상호가 달리 ‘막주자’가 아니다”라며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이 원하는 만큼 싱싱한 활어들은 얼마든지 준비돼 있다 ”고 말했다. ‘막주자 횟집’은 지하 1층에도 대규모 좌석이 마련돼 있다. (문의=062-672-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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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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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이 따사로워 차량 안은 순식간에 더워졌다. 재킷을 벗어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앞 차량의 젊은 남녀는 뭐가 그리도 좋을까. 연신 함박웃음이다. ‘좋을 때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샘하는 마음도 금세 사라지고, 대나무골 테마공원과 메타세콰이어 길로 유명한 담양으로 차를 돌렸다. 영산강 젖줄기가 흐르고 자연생태습지가 있는 대전면 강의리는 시골마을이었다. 그곳 시골마을에 추어탕으로 유명한 ‘강의리 농원’(대표 최금순)이 있었다. 담양군 대전면 강의리. 초행길이어서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우치공원을 지나 용전삼거리에 다다랐다. 주인장의 말대로 용전삼거리에서 대치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잠시 가다보니 과속차량을 단속하는 무인카메라가 나를 반겼다. 그곳에서 다시 우회전을 하라는 최대표의 말에 따라 굽이굽이 좁은 길을 따라 약 2km 정도 지났다. 태목리를 지나 드디어 강의리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가게 앞에는 번쩍이는 외제차와 고급 승용차, 용달차 등이 주차돼 있었다. ‘음~ 제대로 찾아왔군’.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가게에 들어섰다. 평상위에 자리 잡은 손님들과 방안을 가득 메운 손님들로 가게는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점심과 저녁시간에는 정신이 없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종업원은 부랴부랴 일하러 떠났다. 미꾸라지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단백질과 지방, 칼슘, 철분이 많아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잘 알려져 환절기 보신 요리로 각광받고 있다. 또 내장을 따뜻하게 하고 피의 흐름을 좋게 해 강장, 강정작용이 뛰어나고 빈혈과 치질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1중앙# 메뉴판을 보니 추어탕, 추어튀김, 백숙, 보신탕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추어탕이 유명한 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았으니 바로 추어탕을 주문했다. 참고로 추어탕을 제외한 음식들은 미리 예약하고 주문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 손님이 너무 많아 주문을 받고 바로 해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먼저 무조림과 묵은 김치, 자운영 무침, 멸치젓, 상추 겉절이, 된장 등이 나왔다. 또 청정 지역 창평에서 재배한 열무, 고추, 상추 등 무공해 야채도 제공됐다. ‘강의리 농원’은 추어탕 외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무조림과 묵은 김치가 유명하다. 무조림만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마니아층도 따로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묵은 김치는 3년 동안 땅속 항아리에서 푹 익혀 시큼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고 감칠맛이 났다. 이외에도 이제 갓 담은 김치와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자운영 무침도 맛이 일품이다. 주문한 추어탕이 요상하게 생긴 작은 압력밥솥과 함께 나왔다. 압력밥솥 김을 빼내고 속을 들여다보니 콩, 조, 보리쌀 등 다양한 잡곡들이 안에 가득했다. 정미소에서 직접 찐 쌀만을 사용하다보니 기름이 ‘좔좔’ 흘러 넘쳤다. 이곳 가게는 일반 추어탕 음식점과 달리 추어탕을 주문하면 꼭 압력밥솥이 함께 나온다. #그림2중앙# 최 대표는 “미꾸라지를 갈아 넣는 방식은 일반 식당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며 “우리 집은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미꾸라지 형태를 그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통 미꾸라지 추어탕’이다. 그릇 안에는 보통 3~4마리 정도의 미꾸라지가 들어가 있다. 또 시래기와 김치, 들깨, 고추장 등 갖은 재료가 들어가 있다. 숭숭 썰린 빨강고추와 풋고추를 한 숟갈 얹어 잘 저어주면 매운 맛이 더 스며든다. 국물을 한 숟갈 떴다. 혀보다 목젖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뜨겁다. 칼칼하다. 후욱후욱 불어야 한다. 국물을 한 번 더 맛보고 시래기를 젓가락으로 건져 먹거나 숟가락 위에 둘둘 말아 올린 뒤 먹으면 된다. 스민 된장 맛과 매콤한 고추 맛이 혼합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추어탕은 텁텁하다’는 기존 관념을 깨트리고 얼큰하고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무공해 야채에 쌈을 해 먹는 맛도 일품인 게 오래 각인될 듯 싶다. 주방에서 음식을 직접 조리하는 최금순 대표는 이곳 강의리 출신으로 예전부터 손맛이 뛰어나다고 정평이 나 있다. 시골 작은 마을을 유명한 맛의 고장으로 변모시킨 최 대표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기에 여념이 없다. 숟가락을 들 때마다 추어탕 김이 모락모락 난다.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강의리 농원’의 추어탕은 6천원이다. 추어 튀김은 2만원이다. 추어 튀김에는 복분자주가 제격이다. 또 가게 바로 옆에는 집에서 직접 만든 전통청국장가루를 파는 곳도 있다. 가격은 1300g에 2만5천원이다. (문의=061-382-5688)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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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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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번 넘으렴. 팔딱 팔딱 팔딱 날도 참말 좋구나.” 어릴 적 도토리를 모으기 위해 동네 뒷산에 오르던 기억이 떠오른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도토리의 의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상품 구매로 유통되는 수단으로 더 알려진 듯 싶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처럼 어릴 적 추억이 깃든 도토리가 최근 웰빙건강음식으로 거듭나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광주 광산구 신창동에 위치한 도토리 음식전문점 ‘토방’(대표 이순단)을 찾았다. #그림1중앙# 동의보감에 따르면 늘 배가 부글거리고 끓는 사람, 불규칙적으로 또는 식사를 끝내자마자 대변을 보는 사람,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는 도토리 묵 한 가지만 섭취하더라도 치료가 쉽게 이뤄진다고 기록돼 있다. 또 지난 1989년 과학기술처는 도토리가 항암작용을 하고, 열매 자체가 치질을 다스리고 장을 튼튼히 하도록 도와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도토리가 최근 웰빙음식으로 변모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도토리 음식전문점 ‘토방’은 인공적인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자연과 전통의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웰빙음식을 만들어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도토리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죄다 여기에 모여 있다. ‘토방’은 도토리 묵무침, 갈비, 쟁반국수, 빈대떡, 수제비 등 다양한 음식들을 정갈하게 내오는 곳이다. #그림2중앙# 이곳에서 손님들에게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음식은 ‘도토리 스페셜 코스 요리’다. 코스 요리도 음식 종류와 가격 차이로 3가지로 나뉜다. A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도토리 묵무침에 쟁반국수, 갈비, 수제비가 제공된다. 값은 3만5천원. B 코스 요리는 도토리 묵무침, 빈대떡, 사골탕, 묵채밥이 나오며 3만원에 풍족하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 C 코스를 주문하면 도토리 묵무침에서부터 쟁반국수, 도계(鷄)탕 반마리, 수제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리가 제공돼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코스요리 메뉴 중 쉽게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을 듯. 바로 ‘도토리 묵무침’이다. 이 대표는 도토리 묵무침을 만들기 위해 강원도 횡성에서 직접 도토리를 가져온다. 유년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묵 만드는 비법을 배워 집에서 직접 도토리묵을 만든다. 안주인이 만든 묵은 일반 시중에서 유통되는 묵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묵 자체 밀도가 높아 젓가락을 가져다대도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또 쫄깃하고 구수한 묵은 입놀림을 분주하게 만든다. #그림3오른쪽# 도토리 스페셜 A 코스를 주문하지 얼마 되지 않아 첫 번째 음식 ‘도토리 묵무침’이 나왔다. 오이, 깻잎, 상추 등 갖은 야채와 도토리묵이 하모니를 이뤘다. 묵을 야채와 함께 한데 엮어 입 속으로 밀었다. 풍물 가락에 빗대자면 구성지고 부드럽게 넘어간다고나 할까. 거침없이 쏙 들어간다. 이어 ‘도토리 쟁반국수’ 등장. 피망, 당근, 양배추, 김, 오이, 상추에 잘 빠진 국수가 나왔다. 국수 위에는 빨간 과일소스 양념이 얹혔다. 양념과 야채, 국수가 잘 혼합되도록 젓가락을 요리조리 굴렸다. 성급한 마음에 한입 넣자 옆에서 다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총각, 무는 멋으로 가져다 논게 아녀. 국수와 야채를 무 위에 올려놓고 잘 싸서 먹어야 제 맛이여”라고. 맛집은 역시 맛있게 먹는 방법이 따로 있는가보다. 향긋하고 톡 쏘는 과일소스가 일품이다. 장독같이 생긴 예쁜 그릇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도토리 수제비’. 도토리로 만든 수제비에 호박, 당근, 계란, 파, 김 등이 조화를 이뤘다. ‘요렇게 예쁜 모양새를 갖춘 음식을 수저로 휘저어도 되나’ 싶어 나도 모르게 잠시 고민에 잠겼다. 시원하고 따끈한 국물에 속이 확 풀어졌다. 수제비는 쫄깃쫄깃해 씹는 맛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요리는 ‘도토리 갈비’. 대추, 돼지갈비, 밤, 당근, 깨, 마늘 등 몸에 좋은 것들은 모두 들어 있다. 상추에 양념이 잘 배인 갈비를 얹어 쌈해 먹었다. ‘애해라 디야∼’. 절로 흥겨움이 묻어났다. 이외에도 음식점 ‘토방’은 도토리 열매와 건강한 토종닭, 10여 가지 이상의 한약재를 넣은 웰빙음식 ‘삼계탕’도 제공되고 있다. (문의=062-962-5877)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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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들이 곳곳에서 꽃망울을 터트렸다. 길거리 여성들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나른한 오후 춘곤증도 찾아왔다. 입맛도 떨어지니 봄은 봄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광주 황금동 골목길. 하얀 목련과 선홍빛 진달래가 만개한 ‘천지쌈밥’(대표 오명옥) 가게 앞. 길거리에 요란한 음악과 현란한 네온 간판 사이로 하얀 목련과 선홍빛 진달래가 핀 아담한 가게 풍경이 정겹다. #그림1오른쪽# 날씨에 관한 속담 중 ‘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은 봄에 비가 많이 오면 밭작물의 생육이 좋아지고, 모심기도 잘돼 풍년이 들어 아낙네들의 씀씀이가 커진다는 뜻이다. 아낙네가 된 심정으로 들녘과 남새밭에서 싱싱하게 자란 봄나물의 향을 만끽하고 싶어 주머니 사정 개의치 않고 무작정 가게 수소문에 나섰다. ‘천지쌈밥’에 다다랐다. 이곳은 주인장이 매주 일요일 화순 유촌리 모우산 일대에서 향긋한 봄나물을 직접 캐와 손님들에게 제공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가게 메뉴는 단 2가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사람은 ‘쌈밥’을 주문하고, 돈 좀 있고 목에 힘 좀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기정식’을 시키면 된다. 안주인 오씨는 “2가지 모두 잘한께 걱정하지 말고 맛나게만 잡사 봐. 우리 집 음식은 먹으면 먹을수록 복도 많이 들어온께 배 터지게 묵고 가쇼”라고 말한다. ‘천지쌈밥’ 음식의 특징은 싱싱한 나물과 천연 조미료 사용이다. 김장김치를 담글 때도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나그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쌈밥’을 주문했다. 쑥국을 비롯해 불미나리 초무침, 머위대, 시래기나물, 고사리, 갓 초무침, 자반 볶음 등 20가지 음식이 나왔다. 또 쌈해 먹을 야채로 쑥갓, 상추, 가랏, 고추 등이 제공되고 집에서 직접 담근 조선된장도 먹음직스럽다. 쌈에 들어가는 돼지고기 또한 영양을 고려했다. 한약재를 먹인 돼지고기에 마늘, 생강, 무 등 갖은 양념을 갈아 넣고 얼마간 재운 뒤에야 비로소 손님 상에 오른다. 겨우내 얼어붙은 식객의 입맛은 자연스레 상큼한 봄나물을 향해 떠났고, 마침내 머위대와 불미나리, 원추리 산나물과 같은 알싸한 야채들 앞에 이르렀다. 쑥의 진한 향기가 담긴 쑥국과 함께 야릇하고 향긋한 봄나물이 무덤덤한 촉각을 곤두세워 식욕을 돋웠다. #그림2중앙# 이들 무침은 그냥 먹어도 되고 상추에 돼지고기를 얹어 쌈으로 먹어도 좋다. 순수 야채여서 부담이 없다.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머위대 나물. 불미나리 초무침은 고소하고 향이 진해 입과 혀 전체를 혼미하게 만들었다. 또 미나리 뿌리는 잘게 잘게 씹히는 재미까지 더해져 맛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갓 초무침은 새콤한 맛이 가득해 식욕을 자극하게 만든다. 원추리 산나물에다 초장을 살포시 찍어 입에 쏙 넣으면 부드럽고 탄력이 넘친다. ‘월담초’라 불리기도 한다는 부추도 감칠맛이 난다. 부추는 예전부터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많이 먹으면 힘을 억제하지 못해 담을 넘어 다른 곳에서 힘쓴다’는 뒷이야기도 상당히 관심을 끈다. 부추는 또 집을 허물고 가꾸는 채소라 해 ‘파옥초’라 불리기도 한다. #그림3중앙# 오 사장의 가게 자랑이 연신 이어진다. “우리 집 음식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싼 이유가 다 있어라. 내가 산에서 나물을 직접 캐 온 것을 사용한께 나물 값이 안 들어가. 특히 머위대나 불미나리, 갓 같은 야채들은 시장에서도 비싸게 거래된께 보통 웬만한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음식이제.” ‘천지쌈밥’의 쌈밥정식은 1인분에 6천원, 조기정식 1인분은 3만원이다. 가게는 젊은 연인들에서부터 나이 드신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가지고 있다. 유기농 야채만을 즐기는 단골손님도 따로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점심이나 저녁 시간 가게는 손님들로 넘쳐난다. 밖에서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4인 이상 오면 홍어나 석화 등도 서비스로 제공된다. 최고의 음식 맛과 저렴한 가격이 ‘천지쌈밥’의 매력이다. (문의=062-226-9084) 사진/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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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궂은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기운의 따뜻한 햇살이 주변을 감돈다. 계절이 바뀌면 마음도 변하듯이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에 분주하다. 고층빌딩 숲 사이로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퓨전일식 전문레스토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깔끔하고 세련되게 단장된 ‘샤리가메’(대표 박홍범). 색다른 분위기에서 연인과 함께 때로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식사 할 수 있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샤리가메’는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퓨전일식 체인점이 아니다. 독자 브랜드를 개발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림1중앙# 퓨전일식 전문레스토랑 ‘샤리가메’. 주인장 말에 따르면 ‘샤리가메’는 초밥이라는 뜻의 ‘샤리’와 매화를 뜻하는 ‘가메’를 합성해 초밥 알처럼 아름다운 음식을 만드는 가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레스토랑이란 명칭이 붙어 가게에 들어서기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 싶다. 음식의 맛은 으뜸이고 가격은 저렴해 누구나 손쉽게 찾아올 수 있는 맛집이다. 가게 입구 1층에는 기모노를 착용한 게이샤 사진을 비롯해 이곳에서 내놓는 음식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박 대표는 2층으로 오르기 전에 손님들이 미리 음식 사진을 보고 기호에 맞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센스까지 놓치지 않았다. 자신감을 표현한 독특한 가게의 이름처럼 일식에 서양의 메뉴를 접합시켜 다채로운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 ‘샤리가메’는 맛과 가격뿐만 아니라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인테리어 또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고급 자재를 사용해 실내는 조용하면서도 때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아 차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퓨전일식 전문레스토랑 답게 ‘샤리가메’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다양하다. 직장인들과 가족단위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해피 롤 정식’과 ‘레드커리 롤’을 주문했다. 모든 요리는 조동민 주방장의 손을 통해 완성된다. 조 주방장은 음식 명인들이 출연하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바 있는 일등 주방장 출신이다. 서울 신촌에서 요리의 대가로 알려진 주방장을 섭외하기 주인장이 꽤나 애 먹었다는 후소문도 있다. #그림2오른쪽# 주문한 ‘해피 롤 정식’이 나왔다. ‘샤리가메’는 고객들에게 캘리포니아 롤, 필라델피아 롤, 크런치 롤 등 수많은 롤 음식들을 고객들에게 선뵈고 있다. 이 많은 롤 요리를 모두 주문해 먹으려면 돈도 뒷받침 되어야 하고 식욕도 대단해야 가능할 듯. 롤 음식을 실속 있게 맛 볼 수 있는 메뉴가 있다. 바로 ‘해피 롤 정식’을 주문하기를 권한다. 이 메뉴는 싱싱한 광어회 초밥에 샐러드, 캘리포니아 롤, 필라델피아 롤, 크런치 롤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단돈 5천원에 여러 가지 롤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캘리포니아 롤 요리에는 훈제연어, 크리미 샐러드, 양상추, 날치알, 파마산 치즈 등이 사용되고, 그 위에 화이트 소스가 곁들여진다. 화이트 소스는 마요네즈와 생크림, 우유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독특하고 알싸한 맛을 자아낸다. 깔스럽게 만들어진다. 필라델피아 롤은 크리미 샐러드, 슬라이스 치즈, 훈재연어, 날치알이 사용된다. 날치알 맛도 일품이고 씹는 재미까지 잇다. 화이트 & 치즈 소스는 상큼한 맛을 내도록 맛깔스럽게 만들어졌다. 크런치 쉬림프 롤은 새우 프라이드, 크리미 샐러드, 야마고보, 양상추, 콘 후레이크에 요플레 & 치즈소스가 얹혀 나온다. 요플레 & 치즈소스는 차갑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 위 소스들은 제각기 다른 맛을 내고 있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각이 발달한 사람이라면 그 맛에 흠뻑 취해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하고 있다. 다음에 등장한 요리는 ‘레드커리 롤’. 요리는 오징어, 주꾸미, 새우 프라이드 등의 다양한 해물과 녹두, 양상추 등으로 겉을 장식하고 있고, 양파, 오이, 맛살, 피망, 옥수수콘 등이 사용돼 속을 꽉 메우고 있다. 또 카레와 우유 등을 혼합해 만든 소스는 절묘한 맛을 나타내 사람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긴요한 정보 한 가지 더 추가. ‘알밥정식’을 주문하면 알밥과 함께 큰 사발에 우동이 함께 제공된다. 또 구수한 맛이 일품인 미소 된장국(일본식 된장국)도 제공돼 일석삼조인 셈.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원액을 직접 내려 받은 홍차, 원두커피, 녹차 등이 제공된다. 자판기에서 맛보던 커피나 음료의 맛과는 천지차이다. ‘샤리가메’는 최고의 롤 요리와 각종의 안주, 술도 준비돼 있어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즐기도록 만들어진 퓨전일식 전문점이다. (문의=062-223-3116) 사진/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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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어 따뜻한 국물이 애타게 기다려진다. 더러는 눈발도 날리고 잊혀진 계절이 다시 찾아오는 느낌이 들어 자동차를 타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시청 앞에서 빛고을로를 타고 고속도로로 향하던 중 오른편에 흰색 건물이 눈에 띠어 잠시 발길을 멈췄다. 배도 출출하고 전날 과음한 탓에 속을 달랠 겸 ‘미연가든’(대표 김명숙)에 들어섰다. 뭘로 속을 채울까 고민하던 중 김 대표가 전복 수제비와 복탕을 권하기에 음식을 주문했다. 황룡강을 끼고 달리는 빛고을로는 저녁 야경이 참으로 멋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첨단의 화려한 내온 불빛과 상무지구, 빛고을로 조명이 밤하늘을 빛으로 수놓고 있다. 자동차는 어느새 경사로를 올라 야경이 멋지게 내려다보이는 ‘미연가든’ 앞에 다다랐다. 가게에 들어서니 안주인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달갑게 객을 맞는다. 차림표를 보고 잠시 머뭇거리자 김 대표가 전복 수제비를 권했다. 그는 이어 전날 과음을 했는지 묻고 속풀이용으로 복탕도 끝내준다고 연신 자랑했다. #그림1중앙# 주문을 하고 음식을 상에 오르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밑반찬이 등장했다. 마늘쫑, 콩자반, 무, 겉절이, 김치, 고추 등 다양한 음식이 상을 가득 채웠다. 밑반찬으로 오른 음식들은 모두 김 대표의 남편이 직접 남새밭에서 키운 채소들로 만들어졌다. 주문한 전복 수제비가 뽀얀 육수를 드러내며 상에 올랐다. 전복, 새우, 김, 계란, 파, 굴, 해삼 등 다양한 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예쁘게 모양낸 계란도 입맛을 돋웠다. 뭐니 뭐니 해도 수제비는 육수가 생명이라. 김 대표가 주방에서 만들어 낸 해물육수는 기존의 조미료가 가미된 육수와 차원이 달랐다. 그는 “저희 가게는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음식 맛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맛집으로 정평이 난 가게 주인들은 대게 조리 비법을 공개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곳 가게 주인장은 남들에게 맛있게 조리하는 비법을 과감하게 일러준다. 먼저 육수의 비법은 황태머리와 대파 뿌리, 보리새우 등에 있다. 주로 멸치를 우려내 육수로 만들어 낸 기존의 비법과는 다르다. 위에서 말한 재료 외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장시간 팔팔 끓여 육수를 만들어 낸다. 또 여기에 들어가는 밀 또한 순수 우리 밀을 사용해 맛을 더하고 있다. 밀가루가 원재료인 수제비는 역시 반죽이 중요한 관건이다. 1차 가공된 우리밀가루를 잘 반죽한 뒤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지 않을 적당한 온도에 맞춰 부지런히 손 반죽을 한다. 수제비 반죽은 만졌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손에 전해질 때가 제대로 된 것이다. #그림2중앙# ‘전복 수제비’. 해물 수제비는 많이 들어 봤지만 따로 ‘전복 수제비’라 명명한 까닭이 있을 법하다. 전복은 일명 ‘천리광’이라 하고 껍질에 구멍이 아홉 개가 있는 것을 ‘석결명’이라고 해 눈을 밝히는 약이요, 단백질, 글루타민 산로이신, 알기닌 등이 아미노산이 풍부해 독특한 맛을 낸다.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눈이 막아지며, 정력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일단 진하게 우려낸 육수를 맛봤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순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전해져 속이 얼얼하다. 전날 과음한 속이 한꺼번에 달래진다. 쫀득한 수제비와 다양한 해물을 얹어 먹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이 뚝딱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등장한 복탕. 생긋한 기운이 감도는 미나리와 김치를 잡아 오득오득 씹었다. 복은 아직까지 양식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김 대표는 필요한 양만큼 매일 살아있는 복을 주문한다고 한다. 이집이 생복만 사용한다는 증거는 바로 ‘애’. 말만 잘하면 갓잡아 올린 복에서 빼낸 ‘애’도 맛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냉동 복은 퍽퍽하고 맛이 없어서 생복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은 우리 조상들이 예전부터 생활의 지혜로 활용하기도 했다. 복껍질이 바로 그것.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빚은 후 통에 남았던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복껍질이 사용됐다. 아무리 지우고 지우려 해도 잘 벗겨지지 않는 때. 우리 조상들은 물과 함께 복껍질 한 조각만 넣어 막걸리 통을 깨끗이 씻어내는 지혜로움을 보여 왔다. 그만큼 복이 해독작용에 강한다는 걸 증명해 준 것이다. #그림3중앙# 시내 유명한 복집의 가격은 1인분에 보통 2만원선이다. 그러나 이곳은 생복만을 고집하면서도 1인분에 1만원이다. 주인장은 돈에는 욕심이 없고 좋은 음식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맛에 식당을 운영한다. 과거 광주시내 법원 앞 ‘황복식당’으로 이름을 날렸던 가게 주인장도 이곳을 직접 방문해 맛을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름난 복집 대표는 다 알고 있다고 한다. 가게 음식 맛도 일품이지만 값이 너무 저렴해 부담 없이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주변 친구들과 연인, 회식 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또 단체 손님을 위한 노래방 기계도 마련돼 음식 맛도 보고 가무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꽃샘추위의 맹위를 떨쳐버릴 만큼 매력적인 ‘미연가든’으로 초대한다. (문의=062-511-4553)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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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무리지만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길거리 지나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고, 봄을 맞이하는 봄처녀의 마음처럼 다스함이 느껴진다. 봄맞이 횟감 여행을 떠나보자. 잠시 잊고 지냈던 싱싱한 회를 만나기 위해 광주시 동구 산수동 ‘도리포회센터’(대표 박 훈)로 향했다. 우리가 흔히 가장 일본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생선회의 원조는 중국이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앞에 공자가 쓴 논어의 향당편을 보면 ‘음식은 정갈해야 하며, 회는 가늘어야 한다’라는 내용이 씌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로 접어들어 유교의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으면서 생선회를 즐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서두는 이쯤에서 접고 곧바로 ‘도리포회센터’로 직행했다. 주인장 박씨가 손님을 맞기 위해 수족관 물을 갈고 실내 청소를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사를 나눈 후 메뉴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활어회 大’를 시켰다. #그림1중앙# 붉은색 돔부터 시작해 해삼, 세꼬시, 산낙지회 등 갖은 해산물이 즐비했다. 이외에도 새우, 굴, 조개국물, 꼬막, 파래전, 청어구이, 계란찜, 콘치즈 등 갖은 요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사장님, 이게 정말 5만원짜리 차림상이 맞소?”라고 물으니 “그럼요”라고 답한다. 놀라웠다. 많은 횟집을 다녀봤건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무한대 횟감이 제공되는 곳은 처음이라서. 횟감살속 미세한 신경까지 보이는 투명함이란 바로 신선도. 통영과 여수, 완도 등 청정바다에서 잡힌 활어들이 싱싱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선 붉은 돔을 먹어보기로 했다. 생선회는 깻잎과 상추 등에 싸서 먹으면 회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생선회와 채소를 따로 먹기도 한다는데…. 그리고 자극성이 강한 마늘과 된장은 혀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기 때문에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간장에 고추냉이를 섞어 찍어 먹는 게 가장 방법이라고 한다. 나만의 방식대로 먹어보기로 맘먹고 소스에 살짝 찍어 맛을 봤다. 따뜻한 기운이 있는 혀에 돔이 차악 감겼다. 혀가 받아들인 것인지 대양을 주름잡던 도미가 온기가 그리워 달라붙은 것인지 헤아릴 길이 없다. 두어점 더 집어 맛을 봤다. 녀석들이 감겨들어 정신이 혼미했다. #그림2중앙# 세꼬시, 해삼 등에도 손을 댔다. 고추냉이에 간장을 넣은 뒤 고추장과 된장과 함께 녀석들을 비벼 쌈을 했다. 한입가득 쌈이 들어온 순간 싱싱함이 입안을 감돌았다. 상에 오른 많은 횟감들을 먹어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다 먹고 나니 생선지리가 코앞에 버젓이 나타났다. 색깔이 진국임에 입맛부터 돋웠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 떠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 게 ‘행복에 이르는 작은 기쁨’이었다. 과음한 후 속풀이용으로 최고일 듯. 훈훈한 인상이 더욱 매력적인 박 대표는 “최고의 싱싱한 횟감만을 사용해 손님들 입맛을 돋우는 즐거움에서 이 일에 참맛을 느낀다”고 한다. 싱싱한 생선회 안주에 소주 한 잔에 곁들이면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있을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남녘바다의 속살을 은근슬쩍 훔쳐 먹는 맛도 세상사는 낙이 아닐까. 주인장의 넉넉한 미소와 펄떡이는 싱싱한 횟감이 만나는 ‘도리포회센터’는 봄철을 맞아 연일 손님들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가게에서 쌈용으로 제공하는 배추와 상추는 안주인의 고향인 나주 다시면에서 재배한 무공해 야채로 믿고 먹을 수 있다. 또 ‘활어회 大’를 주문하면 산낙지회가 기본으로 제공돼 쫀득쫀득한 산낙지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문의=062-225-5959)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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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이 시기에 맞춰 쭈꾸미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쭈꾸미는 봄철에 맛을 볼 수 있는 어종 가운데 하나다. 쭈꾸미는 통상적으로 3월 초순부터 잡히기 시작해 중순부터 산란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예년보다 근 한달 가량 잡히는 시기가 빨라졌다. 알이 꽉 찬 쭈꾸미를 만나기 위해 ‘인희네 쭈꾸미랑 낙지랑’(대표 이인숙)을 찾았다. 쭈꾸미는 봄철에 맛 볼 수 있는 어종 가운데 하나이다. 산란시기에 접한 봄철 쭈꾸미는 암컷의 내장에 알이 꽉 차 있어 미식가들에게 영양만점의 입맛을 제공하기도 한다. 쭈꾸미는 콜라겐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생체내 근육과 뼈를 건강하게 하고 헤모글로빈 생성을 도와 빈혈을 예방한다. 또한 먹물에는 멜라닌 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기능이 있고, 타우린과 베타닌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시력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1오른쪽# 쭈꾸미에는 비타민 A와 C,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근이나 양파, 깻잎, 피망, 콩나물 같은 채소류와 궁합이 잘 맞다. 국수의 경우 쫄깃한 질감은 비슷하면서도 쭈꾸미가 밀가루에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강해 주기 때문에 쭈꾸미 칼국수를 먹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인희네 쭈꾸미랑 낙지랑’ 앞 수족관. 빨판을 수족관 유리에 착 달라붙게 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줄기차게 유영을 즐기고 있는 녀석도 있다. 어느 누가 희생돼 상에 오를까? 쭈꾸미는 그저 편한 휴식에만 전념하고 있다. 문어 막내 동생 정도의 외모를 지닌 쭈꾸미. 얼핏 보기에도 외소하고 예쁜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밋밋한 녀석이다. 하지만 상에 오르면 녀석의 인기는 최고. 살아 있는 것은 싱싱한 회로 먹을 수 있고 고추장으로 양념해 구워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 먹기도 한다. 이곳은 ‘쭈꾸미 철판볶음’과 ‘쭈꾸미 생합 샤브샤브’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오후 7시가 저금 넘은 시간. 식당 안에는 벌써부터 쭈꾸미를 만나기 위해 모여든 손님들로 인해 빈자리가 없다. 특히 저녁시간대에는 자리가 없어 그냥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한다. 가게 메인 메뉴 2가지를 주문을 했다. 먼저 생합국물과 두부조림, 풀치(갈치 새끼), 감자조림, 산쭈꾸미 회가 나왔다. 특이한 점은 산쭈꾸미와 처음 들어보는 풀치가 밑반찬으로 나왔다는 것. 주인장 말에 따르면 살아있는 쭈꾸미 회가 산낙지보다 더 맛있다고 한다. 또 갈치 새끼라는 풀치, 주인장이 이틀에 한번 꼴로 전북 곰소항에 찾아가 신선한 쭈꾸미와 풀치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자랑한다. 새빨간 쭈꾸미 철판 볶음. 미나리, 양배추, 당근, 양파, 고추장, 파 등 갖은 양념과 재료가 들어가 군침을 돌게 한다. 철판의 열기에 잔뜩 움츠린 쭈꾸미 녀석과 야채를 입에 넣으면 무엇을 씹는지 모를 정도로 입안이 후끈 달아오른다. 그 열기 속에 숨어있는 달콤함과 향긋함, 쭈꾸미의 쫄깃 고소함은 연신 땀을 흘러내리게 한다. 온몸이 땀에 뒤범벅이어도 손놀림은 여전히 분주하다. 미식가들의 입안에서 맴도는 잊지 못할 맛에 흠뻑 반했기 때문. 쭈꾸미와 야채를 다 먹고 나면 밥을 추가로 시켜 드시길. 양념에 공기밥, 김가루, 콩나물이 들어가 철판위에 비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에는 ‘쭈꾸미 생합 샤브샤브’를 맛볼 차례. 매콤한 맛에 후끈 달아오른 입안을 생합육수로 달랬다. 시원한 생합육수에 살아있는 쭈꾸미를 야채와 함께 풍덩 담근다. 쭈꾸미 샤브샤브는 너무 익히면 질기고, 익히지 않으면 미끈 질척한 감촉 때문에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쭈꾸미가 약간 보랏빛으로 변할 무렵 꺼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초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그림2중앙# 먹기 좋게 잘린 쭈꾸미를 데쳐진 야채와 함께 초장에 살짝 발랐다. 그 맛에 세상만사 모든 걱정거리가 저 멀리 훨훨 날아가 버렸다. 참고로 낙지보다 덜 질기고 오징어보다 훨씬 감칠맛이 나는 쭈꾸미는 살짝 데쳐 몸통째 먹어야 제 맛임을 잊지 마시길…. 백운동 로터리 국제호텔에서 남구청 쪽으로 100m 정도 가다보면 오른편에 ‘인희네 쭈꾸미랑 낙지랑’의 간판을 만날 수 있다. (문의=062-675-5496)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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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는 걸 시샘이라도 하듯 늦겨울 매서운 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뜻한 국물을 찾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시기. “뭐 없을까?”라는 생각을 안고 상무지구와 인접한 쌍촌동으로 향했다. 체신청 맞은 편 골목길에 접어드니 ‘참게랑 꽃게랑’(대표 조수현) 간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메기매운탕은 많이 들어 봤어도 참게메기매운탕은 금시초문. 다짜고짜 가게로 들어가 맛을 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섰다. 가게는 이미 들어선 손님들로 인해 여기저기서 이야기꽃이 만개했다. 참게메기매운탕을 맛보기 위해 퇴근 후 직원들과 함께 사람을 비롯해 가족 동반 팀, 참게와 메기를 나눠먹고 있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모습까지. 가게는 참게와 메기의 아름다운 봉사로 한껏 분위기를 달아 올랐다. 이곳 가게에 들어서면 ‘뭐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참게메기매운탕’ 요리 하나만 전문으로 하기 때문. 3월부터 12월까지 참게가 풍성하게 잡힐 때 ‘참게탕’ 요리도 하긴 하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 날씨가 제법 차갑고 때가 때인지라 ‘참게메기매운탕’을 주문했다. 처음 들어본 요리라서 호기심 반 걱정 반. 출출한 허기는 물론 마음속까지 따뜻하게 덮여주는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을 간절히 바랬다. 예로부터 메기는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에게 기(氣)를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상에 올랐고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어 종종 파를 넣고 달여 먹기도 했다. 또 메기의 꼬리는 안면 신경마비가 올 때 환부에 붙여 치료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그림1중앙#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보글보글 소리와 함께 등장한 주인공은 바로 참게와 메기. 이름하야 ‘참게메기매운탕’. 신선한 재료는 기본이고 먹음직스런 양념과 얼큰한 육수가 입맛에 딱이다. 메인 요리와 함께 밑반찬으로 묵은 김치, 봄이 씹히는 맛의 세발나물, 미역초무침, 소금에 절인 오징어 젓갈, 참게장, 잘 구운 파래김, 익힌 양념새꼬막, 재래종 갓을 사용한 갓김치 등이 나왔다. 여러 반찬 중 단연 시선을 잡은 것은 바로 참게장. 조 대표의 지극한 정성이 담긴 참게장의 비밀은 잠시 후에 소개하기로 한다. ‘참게메기매운탕’. 주인장은 웃으면서 “이 요리 비법은 제 아내에게도 일러 주지 않는 특급 비밀입니다. 저만 보려고 따로 조그마한 노트에 메모해서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항상 연구를 하고 있죠”라고 말한다. 기대가 한층 더 부풀어 올랐다. 여기에 꽃미남 사장과 꽃미녀 안주인의 선한 인상이 더해져 빨리 맛을 보고 싶다는 조바심이 이렀다. 살점 풍부한 메기와 여러 조각으로 잘린 참게 녀석을 신체 한 부위를 접시에 담았다. ‘후~후~’ 입김을 불며 뜨거움이 빨리 가시길 바라며 드디어 입에 넣는 순간. 심장이 멎을 듯 한 강한 식욕이 당겼다. 메기의 통통한 살점이 입에서 보드랍게 녹아내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첫 키스 이후 이렇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맛은 처음. 그 후부터 메기의 살점은 빠른 속도로 입속에 녹아 사라졌다. 깨끗한 섬진강변에서 잡아 올린 참게. 이제 녀석을 맛 볼 차례다. 다리 쪽에 실처럼 가느다란 뽀송뽀송한 털이 있다. 알이 많이 오른 녀석에게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와싹 와싹’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이제 밑반찬 중 참게장의 비밀을 소개할 차례. #그림2중앙# 꽃게와는 달리 참게는 특유의 깊은 향이 있어 꽃게 간장게장을 담글 때처럼 여러 양념과 술을 넣으면 참게 고유의 맛이 다 사라진다. 섬진강변이 고향인 주인장은 이 점을 착안해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 참게장을 조리해왔다. 귓뜸을 통해 들은 조리비법. 맛객은 혼자만 알고 있기에 안타까움이 앞서기에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흐르는 물에 참게 녀석을 담그고 배 부분을 칼로 살짝 벌려 씻은 후 게가 잠길 정도로 간장을 붙는다. “게들이 싱싱할 때 간장에 즉사시키기 위해서 간장을 붙는다”는 조 대표의 설명이 떠올랐다. 이런 다음 약 5일 정도가 지나면 게들을 차곡차곡 한곳에 가지런히 정리하고 남은 간장국물에 마늘, 생강, 대파, 고추, 양파, 후추 등을 넣어 바글바글 끓여낸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다시 게들을 담는데 이때 잘 말린 태양초 통고추와 생강 등을 얇게 져민 후 통에 담는 게 포인트이다. 그 다음에는 뚜껑을 덮고 일주일 간격으로 약 3번 정도 끓여 넣기를 반복하면 잘 숙성된 참게장이 완성된다. 참게장을 만드는데 근 한달여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손길이 가기 때문에 지극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그 맛을 제대로 만들어 낼 수가 없다는 게 주인장의 이야기다. 정성이 담긴 참게장에 찰진 쌀밥을 비빈 후 파래김에 싸서 먹는 맛도 일품이다. 주인장이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이곳은 ‘참게메기매운탕’의 국물 맛을 제대로 우려내기 위해 배추 시래기를 사용한다. 무 시래기를 사용하면 쫄깃한 맛이 있기는 하나 육수 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아 배추 시래기만을 고집하고 있다. 참고로 이곳 가게는 점심시간에 자리를 찾기 힘들다. 점심시간 이전에 사전 예약이 모두 끝나기 때문. 점심시간에 방문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기다리는 등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 또 식사가 끝나면 집에서 직접 만든 수정과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참게메기매운탕’은 값은 크기에 따라 2만원, 2만 5천원, 3만원을 받고 있다. #그림3왼쪽# (문의=062-381-2322)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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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한 대목. 소설 속 무대로 등장한 봉평의 메밀을 이제 광주에서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그곳은 바로 ‘청산리 면옥’(대표 차동욱). #그림1중앙# 옛부터 강원도에서는 손님이 찾아오면 맷돌에 메밀을 갈아 가루를 내어 반죽한 후 국수틀에 눌러서 별다른 양념 없이 손님에게 대접했다. 시원한 김칫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먹는 막국수가 바로 그것. 주로 간식이나 긴 겨울밤의 야식으로만 먹던 막국수가 이제는 입맛을 찾아주는 별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청산리 면옥’. 차 대표는 강원도 출신. 그래서 막국수에 대해 더욱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 혼자서 맛있는 막국수를 먹기에 너무나 아까운 나머지 주인장은 본격적으로 광주에 봉평 메밀 막국수를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재료인 메밀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 넘어가는 게 순서일 듯. #그림2중앙# 건조한 땅에서도 싹이 잘 트고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적응하는 힘이 강한 메밀은 서늘하고 알맞게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 잘 자란다. 메밀의 종류에는 이른 씨뿌림(早播)에 적응하는 여름메밀, 늦은 씨뿌림(晩播)에 적응하는 가을메밀, 그리고 그 중간 성질을 가진 중간형으로 구별된다. 메밀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B1·B2, 니코틴산 등을 함유해 영양가가 높고, 특히 섬유소 함량이 높고 루틴이 들어 있어서 구충제나 혈압강하제로 쓰이기도 한다. 메밀의 약효는 한의학 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찍이 이제마 선생이 창안한 사상체질 의학에서는 메밀이 태양인 체질에 좋은 한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메밀이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1년 동안 쌓인 체기가 있어도 메밀을 먹으면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림3중앙# 이외에도 메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기억력을 좋게 하여 각종 성인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 여성의 대하증 또는 몸에 열이 많아 머리에 부스럼이 계속 생기거나 피부에 종기가 생기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봉평산 메밀 막국수 탐색에 나서보자. 막국수의 ‘막’은 ‘국수를 막 뽑아서 지금 바로 만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땅, 우리 먹거리를 살려 ‘진짜 웰빙’을 보여주겠다는 주인장 차동욱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인 음식에는 강원도 봉평의 메밀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메밀이 주된 재료인 만큼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봉평산 메밀 막국수와 메밀 묵사발, 돼지 양념갈비. 제조과정부터 재료까지 웰빙인 메밀 막국수의 면발은 손수 반죽하고 직접 뽑아내 메밀의 부드러움을 살렸고 매번 새로 담는 각종 김치는 신선함이 살아있었다. 국수의 맛은 뭐니 뭐니 해도 국물. 이 집은 육수는 고기를 사용해 만든게 아니라 오로지 과일과 야채로만 국물을 우려낸 것으로 ‘웰빙 보양식’ 육수로 깔끔함과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뜨거운 물에 삶아서 냉수에 잘 헹궈진 사리가 김치, 깨, 김가루, 오이 채 등의 갖은 양념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이내 상에 오른다. 육수 또한 시원하게 잘 빼네 맛을 더한다. #그림4중앙# 주인장은 “좋은 음식을 찾는 직장인과 까탈스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고 한다. 메밀 막국수는 어떤가? 나오는 순간부터 침이 고이는 막국수를 젓가락으로 살살 저어 입에 넣으면 아무런 여과 없이 시원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다음은 메밀 묵사발. 두툼하게 잘린 묵이 미식가를 유혹한다. 메밀묵 녀석들은 밀도 높게 잘 녹아있어 젓가락의 갖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메밀묵 그 형태를 변함없이 유지한다. 메밀 묵사발의 육수는 메밀 막국수의 육수 맛과는 사뭇 다르다.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이를 어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하다. 일단 궁금하면 먹어보는 게 상책. 40년 경력 주방장의 말을 빌리자면 “다 조리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법은 알려주지도 않아 약간 섭섭하긴 했지만 맛이 좋으니 넘어가는 수밖에. 젓가락이 손을 향한 곳은 돼지 양념갈비. 참숯과 구리 석쇠를 이용해 갈비가 타지 않고 골고루 익도록 신경을 썼다. 양념도 잘 재워 맛이 고소하고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돼지 양념갈비야 그 맛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소스에 갖은 재료를 넣고 쌈을 해서 먹어보면 천하일미 임을 반드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오면 먼저 돼지 양념갈비를 먹고 메밀 막국수 내지 메밀 묵사발을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시원하고 깔끔하게 뒷마무리를 하면 더 좋을 듯 싶다. 참고로 ‘청산리 면옥’은 강원도 봉평 농협이 100% 인증하는 국산 메밀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 (문의=062-652-9252)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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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진
2007.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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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사시사철 때를 구분하지 않고 인기다. 특히 요즘 건강에 관심이 부쩍 높아진 시기에 장어만큼 웰빙음식으로 선호되는 음식은 없다. 잘 구어진 장어를 상추에 싼 뒤 고추와 마늘을 곁들여 한입에 쏙 넣으면 이보다 더 좋은 보양식은 없을 것. 장어는 보양과 함께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여성들 사이에서도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시 북구 운암 우체국 뒤편에 자리한 ‘송강 바다장어‘ 전문점(대표 백차영)에서 싱싱한 장어를 만나보자. #그림1중앙# 아나고라고 불리는 바다장어(붕장어)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등 푸른 생선과 함께 최고로 선호하는 수산물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허리띠 풀고 먹을 수 없는 고단백 음식이다. 예로부터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 음식으로 알려진 장어는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어린아이의 허약체질 개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 비타민 E가 일반식품에 비해 월등히 많고 오메가3지방산산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으뜸이다. 그래서 흔히들 스테미너에는 장어가 ‘짱’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스테미너 음식으로 복날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복날에 해당하는 토양일에 장어를 즐겨먹고 있다고 한다. 바다장어는 민물장어와 달리 양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바다장어 요리라면 모두 자연산이다. 바다장어가 많이 잡히는 통영이나 여수 등 남해안에는 바다장어 전문점이 많다. 하지만 광주는 드문 편. 이 집은 매일 통영에서 직송해 온 싱싱한 바다장어를 공급받아 사용한다. 음식 맛을 돋우는 것은 물론 24시간 내내 바다에서 직접 뽑아 올린 정수된 해수를 사용한다. 살아있는 장어의 고소하고 담백한 참맛을 느끼는 데 해수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림2중앙# 특히 ‘송강 바다장어’는 살아서 펄떡이는 장어를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참숯에 노릿하게 구워 먹는 맛이나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양념구이의 참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다장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그리고 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자연산 바다장어탕 등 메뉴가 다양하다. 장어요리 중 가장 익숙한 것은 장어구이. 수족관에서 힘차게 활보하는 통영산 장어가 오늘의 희생양이 됐다. 녀석의 헌신으로 오늘 몸보신 튼실하게 할 것 같은 좋은 느낌이다. 식탁에 녀석들이 올랐다. 상에 오른 장어살을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 보면 근육이 꿈틀댄다. 그만큼 신선하다는 증거. 살점 통통해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바다장어 구이 맛이라고 할까. 참숯에 굽는데 민물 장어와 달리 3분 정도만 구워도 다 익는다. 소금 간을 한 소금구이는 깔끔하고 고소하다. 익은 장어 한 점을 집어 파절이와 함께 먹었다. 산뜻한 맛이 강렬하게 전해졌다. #그림3중앙# 안주인 백차영씨는 “장어 맛을 안다는 사람은 대부분 소금구이를 좋아하고 처음 먹는 사람들은 양념구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양념구이가 등장했다. 이번에도 녀석들이 꿈틀거린다. 역시 힘의 상징인 장어. 살을 도려내도 그리고 그 위에 양념을 해도 녀석들의 반항은 끝이 없다. 화기를 품은 참숯에 양념이 스민 장어들이 쫘악 자세를 잡았다. 어느새 스르륵 익어갔다. 빨간 색깔의 양념이 맛깔스럽게 보인다. 양념구이 장어는 인상과 달리 맵지 않고 매콤한 맛을 냈다. 뼈를 발라내지 않은 꼬리를 먼저 먹으려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단다. ‘송강 바다장어’에서는 독특한 맛의 장어탕까지 맛볼 수 있다. 장어탕을 먹어 본 사람 중에는 왠지 기름지고 느끼한 탕이었다는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바다장어로 제대로 끓인 장어탕은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장어를 비롯해 숙주나물과 쑥갓, 고추, 후추, 대파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장시간 삶아내야 진한 장어탕이 완성된다. 한 숟갈 국물을 떠 마시면 진국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밥 한 그릇을 넣고 말아 먹으면 왜 겨울철 보양식이라고 하는지 수긍이 간다. 허해진 몸을 추스리기 위한 점심 식사메뉴로도 그만이다. 일단 진한 국물의 유혹에 빠지면 십중팔구 1주일 안에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일단 음식을 주문하면 가리비, 황게, 쭈꾸미, 오징어 야채전, 비뚤이 고동, 모시조개 국물이 기본으로 나온다. 또 식탁에 오르는 반찬들도 모두 국내산으로 제공하고 있다. 백 대표는 “요즘 식당에 수입산 음식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비록 가격 면에서 다소 비싸지만 농·어민을 보호하고 손님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국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장어와 고추장 양념의 진한 맛이 참숯의 향기에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는 별미를 맛 볼 수 있는 ‘송강 바다장어’. 이곳에서는 1인분 기준으로 소금구이 1만1천원, 양념구이 1만2천원, 장어탕은 6천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음식 수준과 양에 비해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풍성하게 먹을 수 있다. (문의=062-523-2226)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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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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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꼬막은 꼬막의 본고장 전라도에서도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주로 먹었고 내륙 쪽으로는 명절 때나 잔칫날에 주로 내놓은 음식이었다. 참꼬막의 맛이 널리 퍼지기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새꼬막 때문이기도 한데 새꼬막은 양식이 가능한데다 서남해안에 걸쳐 나기 때문이다. 참꼬막의 참맛을 아는 전문 맛객들은 그래서 참꼬막만 찾는다고 한다. 벌교에서 이름난 참꼬막 요리 원조집 ‘제일회관’(대표 신영철·정금자)을 찾았다. 꼬막은 한마디로 ‘저평가 우량주’인 것 같다. 뛰어난 맛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이야기다. 꼬막 마니아나 맛을 찾는 블로거들에 의해 그 참맛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동안 철저히 숨겨져 있던 맛이 참꼬막이다. 벌교 참꼬막을 쳐주는 건 맛도 있지만 뻘이 거의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굳이 해감(물속에서 흙과 유기물이 썩어 생기는 냄새나는 찌꺼기)할 필요도 없다. 찬물에 잘 씻기만 하면 된다.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여기서는 똥고막이라고도 부름)으로 나눈다. 새꼬막은 양식이 되기 때문에 값이 싸다. 껍질의 색이 엷고 골도 좁고 꼬막 주변에 솜털이 잘게 나 있다. 참꼬막은 새꼬막에 비해 알이 굵고 주름도 깊지만 솜털이 없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꼬막 중의 왕꼬막이 바로 참꼬막이다. 새꼬막은 뻘에 종표를 뿌려 배로 긁어 올려 잡는 반면 참꼬막은 아낙네들의 뻘배질을 통해 이동하면서 캐내게 된다. 그래서 참꼬막에는 벌교 아낙네들의 허리 아파 울부짖는 고통의 소리가 담겨 있다. 벌교는 최근 참꼬막의 본산으로 입소문이 돌면서 벌교 안에 여러 꼬막집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벌교 참꼬막의 원조는 ‘제일회관’. 벌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상태다. 벌교 우체국 앞을 지나다 보니 가까운 곳에 ‘제일회관’ 문패가 시야에 들어왔다. 가게에 들어서니 겨울 꼬막 제철을 맞아 손님들이 바글바글 하다. 입소문 타고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손님으로 찾아오는가 하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등산객들이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와 참꼬막의 진수를 맛보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참 줄을 서 기다린 끝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주문을 하기 전에 주인장으로부터 이 지역 꼬막에 대한 짤막한 설명을 들었다. 청정해역 여자만 일대에서 생산되는 참꼬막은 다른 지역 뻘에서 생산되는 꼬막과는 달리 깊고 차진 진흙뻘에서 잡히기 때문에 그만큼 맛이 쫄깃거리고 알알하다고 한다. 자자. 이제 더 이상 벌교 참꼬막에 관한 설명은 의미가 없을 듯. 일단 먹어보고 판단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맛객은 제일회관의 제일가는 맛 ‘꼬막 정식’을 주문했다. 상다리 부러지도록 많은 음식이 한상 가득 점령했다. 일단 푸짐하게 한 접시 가득 올라온 벌교 참꼬막.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채 어떠한 맛을 내기 위해 첨가물을 넣지 않은 채 그냥 물에 데치기만 했다. 살짝 틈을 보인 참꼬막을 손으로 집어 힘차게 벌렸다. 참꼬막의 송글송글한 알들이 한쪽으로 밀리고 양쪽으로 꼬막의 진한 육즙이 적당히 나눠졌다. 찐한 국물 맛을 보기 위해 참꼬막을 찾는 이들도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쪽~~’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셨다. ‘캬’. 감탄사는 절로 새어 나온다. 알알이 꽉찬 살들이 크고 굵직하다. 입안에서 여러 차례 씹으면 처음에는 짭조름한 맛을 음미하게 되고, 시간이 약간 지나면 담백하면서도 다소 단 맛을 느낄 수 있다. “아가씨·아줌마. 참꼬막 맛나다고 손톱으로 그냥 까다간 흠집 생긴께 조심하쇼”. 주인장의 말이다. 식욕이 앞서다 보면 손톱이 깨지는 경우도 있는 법. 그래서 이쯤에서 힘들이지 않고 꼬막을 까는 노하우를 전수하겠다. 꼬막을 정면에서 보면 뾰족한 쪽에 힘줄이 있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아래 둥근 부분에 젓가락을 살포시 집어넣고 벌려주면 손톱 상할 리 없고 애써 힘쓸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꼬막이 까진다. 이때 힘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세게 힘이 들어가면 꼬막 껍질만 부서져 꼬막도 마음의 상처를 입고 까는 이도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그래서 적당히 힘조절을 해야 한다. 특히 꼬막을 깠을 때 살점이 한쪽 껍데기로 붙어야지 살점이 찢어지면 그 맛은 반감이 되니 조심히 까야 한다.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 것 같다.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가득 차려진 식탁을 보았다. 20가지 반찬을 보니 침이 꿀꺽. 삶은 참꼬막을 비롯해 꼬막전, 꼬막 회무침, 꽃게탕 등 즐비하다. 노르스름하게 익은 꼬막전을 입에 넣었다. 고소하고 알싸한 맛이 입안에 가득이다. 정말 부드러웠다. 맛은 한마디로 요즘 젊은 세대 내에서 많이 쓰는 ‘짱’ 이었다. 인심 좋은 사장님에게 조금만 더 달라고 애교 한번 날려주면 기분 좋게 한 접시 내오기도 한다. 안주인장도 바로 옆에 있으니 너무 강한 애교는 오히려 역효과. 금술 좋은 부부사이에 금이 갈리도 만무하지만 안주인장에게 되레 혼날지도 모르니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길. 또 꽃게 한 마리가 가운데 떨석 자리하고 있는 꽃게탕. 너무 편안한 자세로 있기에 ‘요런 괘씸한 녀석을 봤나’라는 생각이 들어 녀석을 잠시 해부해 국물과 함께 맛을 봤다. 가득찬 꽃게 살과 개운한 국물 맛이 사람 넋을 홀랑 빼내가는 듯 한 느낌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회무침 비빔밥. 원래 인심 좋은 집이라 꼬막을 많이 넣어 준다. 여기에 갖은 재료를 마구 넣어 공기 한 그릇 추가해 마구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최고.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조용하니 숟가락이 입속으로 향하게 돼 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면 후식으로 유자차가 제공된다. 큰 통에 가득 담겨있으니 진하게 먹고 싶다면 마음껏 컵에 담아가면 된다. 벌교 ‘제일회관’은 참꼬막 데친 것에서부터 시작해 꼬막 전, 꼬막회무침, 회무침 비빔밥까지 나오는 꼬막정식 요리를 1인당 1만5천원에 팔고 있다. 또 가게 주인장이 직접 만든 ‘아구사리 잡젓’ ‘유자차’도 구입할 수 있어 음식 맛도 보고 구입도 할 수 있다. 주말에 ‘제일회관’을 찾을 경우 예약은 필수. 찾는 이들이 많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밖에서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 꼬막에 한창 살이 오르는 요즘 벌교 갯벌에서 뻘배질을 하는 아낙네들을 풍경도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문의=061-857-1672) 박정태 기자 psyche@
맛집 멋집
사진/신광호 기자 sgh@
200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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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꼬막정식. 데친 참꼬막에서부터 꽃게탕, 꼬막전, 꼬막회무침 등의 요리가 코스로 제공된다. 2.3. 회무침 비빔밥. 갖은 재료가 섞인 비빔밥에 꼬막회무침을 넣은 뒤 골고루 잘 비벼 먹으면 된다. 4. 꼬막의 코 사이로 젓가락을 쑥 넣은 뒤 적당한 힘조절로 비틀면 살이 나온다. 5. 벌교 참꼬막 원조 ‘제일회관’. 입소문타고 인파 가득하다.
맛집 멋집
남도일보
200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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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서편제 소리, 옹기 등 삼다(三多)의 고장 보성. 이곳의 자랑은 드라마·TV 광고 배경으로 각광받은 회천 회령의 드넓은 녹차 밭과 율포 앞바다 녹차탕, 소리꾼 조상현을 배출한 고장답게 보성 소리축제, 미력 옹기마을에 그치지 않는다. 보성 사람치고 보성한우와 녹돈의 자랑을 빼놓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암산 철쭉의 아름다움, 백제고찰 대원사의 은은한 풍경과 티베트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고장 보성으로 맛집 탐방을 나섰다. 보성강을 끼고 흐르는 작은 지류들은 겨울 햇살에 반사돼 눈부시게 아름답고 배고픈 객들을 태운 자동차는 헐레벌떡 보성 군청 앞에 다다랐다. 멀지 않은 곳에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대표 최순덕)의 문패가 시야에 들어왔다. 최순덕 대표는 “보성에 왔으믄 여기저기 볼거리도 많은께 구경도 많이하고 맛난 것도 많이 먹어봐야지라”며 “우리 집은 보성녹돈과 한우로 만든 음식이 자랑거린께 한번 드셔보쇼”라 권한다. #그림1중앙#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주방에서 기본 밑반찬이 나왔다. 녹돈 고장답게 돼지껍질 편육에 새우, 브로콜리, 한우의 허파로 만든 전, 선짓국물이 함께 나왔다. 가장 먼저 돼지껍질 편육에 젓가락을 가져다 옮겼다. 편육 제일 끝부분 껍질을 씹는 게 상당히 재미나다. 붉게 잘 익은 새우의 껍질을 발라내 장에 찍어 목구멍에 넣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광주에서 소문듣고 보성까지 달려온 보람이 있겠구나”는 생각이 번쩍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 후 주방에 들어간 안주인이 선홍빛 가득한 쇠고기 꽃살과 갖은 양념에 계란을 얹은 환상의 육회, 입 안 가득 군침 돌게 하는 녹돈 생삼겹을 한상 가득 내왔다. “아따 뭐가 이리 많다요”라고 묻자 “원래 보성이 인물 좋고 인심 좋기로 유명한 동네 아니요”라고 되받는다. 새빨간 살코기에 마블이 그림처럼 퍼진 최고급 쇠고기 꽃살이 먼저 상에 올랐다. “보성 한우와 녹돈이 어째서 그리 유명하다요”라고 묻자 최 대표는 “보성 한우는 불포화 지방산과 토코페롤, 필수아미노산 함유량이 높은 고품질 기능성 한우라서 육질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며 “녹차의 카테킨 성분의 산화작용에 의해 살코기가 암적색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꽃살 요리는 굽는 시간도 적절히 조절해야한다. 붉은 핏기가 조금 남아 있을 때 먹어야 제 맛. 바싹 구우면 그 맛을 음미할 수 없게 된다. 쌈배추에 녹차고추, 마늘, 쌈장을 가득 넣고 마블이 선명한 꽃살을 얹어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그대로 전달된다. 신선한 꽃살 본연의 맛을 보고자 한다면 야채 없이 그냥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최 대표가 보성 음식을 그토록 자랑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됐다. #그림2중앙# 살짝 익힌 꽃살 요리에 이어 이제 육류의 살아있는 싱싱한 맛을 느낄 차례. 잘게 잘린 생고기 위에 예쁘게 널린 깨, 그 위에 갖은 양념과 노란빛의 계란이 입맛을 달군다. 기름기 없는 소의 우둔살을 얇게 저민 다음 가늘게 채를 썰었다. 마늘은 껍질을 까서 얄팍하게 저민 후 간장에 파·마늘 다진 것과 깨소금·참기름·설탕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었다. 높이 쌓아 올려진 육회 꼭대기엔 계란 노른자 하나. 골고루 잘 섞은 후 육회를 그냥 음미하거나 함께 나온 배추속과 함께 쌈 해 먹으면 그 맛이 한층 배가 된다. 소고기육회 마블링이 살아있어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씹는 맛도 일품이다. 곁들여 나온 배로 입안을 달래면 시원함을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는 녹차의 고장 보성 녹차를 먹고 자란 보성녹돈 생삼겹살을 먹을 차례. 보성녹돈은 최남단의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청정지역 보성의 따뜻한 해풍과 순한 햇살을 받고 자란 녹차를 사료에 혼합해 키운 돼지로 녹차성분이 돼지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녹돈은 저콜레스테롤 돈육으로 녹차의 카테킨, 프로보노이드 성분 등의 효능에 의해 인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성 돼지고기다. 생삼겹을 직접 손으로 썰어 손님상에 올리는 이곳은 일반돼지보다 냄새가 나지 않고 기름기가 적어 껍질째 먹어도 비계가 쫀득쫀득하다. 그래서인지 녹돈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다른 돼지고기 생삼겹은 잘 먹지 못한다고 한다. 얼리지 않아 살아 숨 쉬는 듯 한 신선도를 자랑하는 생삼겹은 담백한 살코기와 층층이 어우러진 쫀득하고 고소한 지방이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버섯, 감자, 양파 등과 함께 불판에 잘 데우면 기름기가 쫙 빠지면서 한결 더 연한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상추와 함께 한입 가득 싸서 먹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야채와 지방층 부분의 씹히는 맛이 뛰어나 쫄깃쫄깃한 육질의 맛이 입을 즐겁게 해준다.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에서는 이외에도 육회비빔밥과 안창살·갈비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최 대표는 예전에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해 경력이 있어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면 멋진 한정식 요리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게를 찾는 이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고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영동회관’이 보성의 최고 맛집임이 틀림없다.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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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시내 곳곳에 vips를 비롯한 아웃백, TGIF 등 서구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등장해 가족들과 연인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그만큼 음식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려주는 면. 패밀리 레스토랑은 미국의 외식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생성된 레스토랑으로 국내에는 80년대 중반부터 들어오기 시작해 오늘날 거대 음식산업의 한 파트로 자리 매김하였다. 최근 서구형 패밀리 레스토랑과 가격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가족과 연인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자연예찬 황산벌‘(대표 박홍열)을 찾았다. #그림1중앙#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자연예찬 황산벌’. 실내 인테리어에 고급 장식재를 사용해 아늑함과 편안함이 느껴지고, 150여 평 규모의 앞뜰에는 천연 잔디를 깔아 말 그대로 자연을 느끼면서 식사를 할 수 있게 꾸며 놨다. 광주 도심에 천연잔디를 넓게 깔아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는 이곳 ‘황산벌’ 한 곳 뿐. 입구에 들어서면 좌우로 초록빛 잔디가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고, 푸른빛 잔디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하얀 테이블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본격적으로 ‘황산벌’ 음식 맛 탐방을 위해 항해에 나섰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풍스런 분위기를 채 느끼기도 전에 깔끔한 정복 차림의 직원들이 정중하게 손님을 안내한다. 숯불 등갈비 전문점 ‘황산벌‘ 박홍열 대표는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갖은 소스에 초벌·재벌 과정을 거쳐 만든 ‘등갈비구이’와 화끈하고 매콤한 뒷맛이 일품인 ‘화끈한 매운 등갈비찜’, 감칠 맛나는 향이 끝내주는 ‘데리야끼 삼겹구이’요리를 추천한다. #그림2중앙# 새콤·달콤·매콤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인 등갈비구이 요리. 부드러운 육질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외식 메뉴다. ‘황산벌’ 일등 요리사가 일러준 바에 따르면 일단 암퇘지의 육질 좋은 등갈비를 준비한 후 핏물을 제거해 청주,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 다음 약한 불에서 걸쭉해질 때까지 조리한다. 그 다음 밑간 해 둔 등갈비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칼집을 낸 뒤 숯불에 익힌 등갈비가 황금빛이 돌기 시작하면 고기에 소스를 고르게 바르고 10분간 재벌에 들어가면 요리가 완성된다고 한다. 먹음직스런 등갈비 요리 주변에 당근, 고추, 피망, 파프리카가 예쁘게 장식돼 식욕을 더 자극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바로 젓가락을 집어 등갈비구이 요리 맛을 음미했다.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최고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 사람 속을 애태운다. 음식 맛 품평은 한마디로 ‘음매 좋은 거’. 숯불에 구은 등갈비에 이어 등갈비찜 요리가 나왔다. 가게 메뉴판에는 ‘화끈한 매운 등갈비찜’이라 소개돼 있다. 첫 맛부터 확 달아오르는 그런 자극적인 매운 맛이 아니라 먹으면 먹을수록 속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그런 요리다. 살점이 풍부해 입안 가득 꽉 차는 느낌이다. 뼈에 묻은 소스까지 ‘쫙~쫙’ 빨아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양념소스가 알싸하게 톡 쏘는 맛이 있어 사람 애간장을 은근히 태운다. ‘황산벌’을 찾는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데리야끼 삼겹구이’다. ‘데리야끼’는 ‘데리’가 양념이고 ‘야끼’가 구이라는 뜻. 간장에 와인, 흑설탕, 사과, 배, 키위, 파인애플 등의 과일이 들어가고 양파, 대파,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이 조화를 이뤄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어낸다. ‘데리야끼 삼겹구이’ 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육질모양이 장어구이와 비슷해 자칫 장어요리냐고 묻는 해프닝도 있단다. 육질이 그만큼 튼튼하고 쫄깃하며, 여기에 ‘데리야끼 소스’의 독특한 향이 있어 연인들 사이에서 최고 각광받은 상품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림3중앙# 군침을 슬슬 넘기며 드디어 맛에 도전. 삼겹살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밤손님이 새색시 업고 도망가도 새신랑은 모를 정도로 깊은 맛’이 살아 숨 쉰다. 박 대표는 “저희 가게는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기존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과 견줘도 음식 맛의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훌륭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며 ‘황산벌’ 자랑을 늘여 놓았다. ‘황산벌’에서 식사를 한 손님에게는 부대찌개 요리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전날 과음하신 분들에게는 숙취해소로 등갈비찌개를 권한다. 또한 ‘황산벌’은 프로젝트 빔이 3개 설치되어 있어 중앙 대형 스크린과 좌우 대형 벽걸이형 TV를 통해 최신 영화와 음악 방송을 즐길 수 있다. 또 놀이방에서 놀고 있는 자녀들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송출돼 아이들 걱정 없이 식사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황홀한 맛까지 매력 만점인 ‘황산벌’에서 등갈비 요리의 진수를 맛보세요. (문의=062-224-0019)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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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는 팔팔 끓는 국물에 아주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 본래 ‘살짝 살짝’ 또는 ‘찰랑찰랑’이란 뜻의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칭기즈칸이 몽고군을 이끌고 유럽과 아시아를 누비던 시절, 군인들이 철모에 물을 담아 끓여 진군 중에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익혀 먹은 데에서 유래 #그림1중앙# 된 것으로 요리로 정착시킨 것은 일본 사람들이다. 요리 이름도 ‘흔들다’는 의미의 일본말 ‘샤브샤브’라 붙였다. 우리나라 전통 요리법에도 샤브샤브와 같은 형태의 음식이 있다. ‘토렴’은 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여 데우는 방법이다. 삼국시대 전쟁터에서 철로된 투구에 물을 끓여 야채와 고기를 익혀 먹거나 데워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 고려시대 몽고군이 이 토렴법을 배워 ‘칭기즈칸’ 요리로 발전시켰고, 칭기즈칸의 대륙정벌 정책에 의해 유럽까지 영토를 넓힌 몽고군이 스위스에 전통 요리 ‘퐁듀’를 남겼다고 한다. 또 임진왜란 때 일본에 건너간 이 토렴법은 오늘날의 ‘샤브샤브’ 요리를 만들어 냈다고 전한다. 버섯매운탕 칼국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대표 최다연)는 버섯, 미나리 등 여러 싱싱한 야채를 골라내 시원하고 개운한 매운탕 칼국수 육수에 샤브샤브를 가미함으로써 ‘한 끼니 때운다’는 개념의 칼국수를 외식의 개념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새로운 개념의 퓨전 칼국수 전문 음식점이다. 매서운 칼바람으로 인해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이다. 풍암지구 금당산 자락에는 엊그제 내린 눈꽃송이가 푸른 소나무에 군데군데 얹혀 있다. 자동차는 연신 아파트를 굽이굽이 돌아 서창 농협 뒤에 다다랐다. 뒷골목에 접어드니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연이어 가게에 들어선다. 고개 들어 바라보니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 커니! 여기까지 온 김에 이집 음식 솜씨 맛 좀 봐야겠구나.” 오늘 메뉴는 칼국수다. “그대 가게의 맛의 비법을 밝히겠노라”는 다짐이 앞선다. 가게에 들어서니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로 인해 맛집은 인산인해 상태. 입소문 타고 저 멀리 오치동과 우산동에서 왔다는 손님들도 있다. 20개 테이블 80여 좌석이 꽉 들어차 입추에 여지가 없다. 이곳 대표 메뉴는 ‘쇠고기 샤브샤브’와 ‘버섯 얼큰 칼국수’. 주방에서 한 그릇씩 담아 내오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어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우선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까맣고 우묵한 법랑 냄비 안에는 느타리버섯, 미나리, 양파, 붉은 고추 등이 가득 담겨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돋운다. 푸짐하게 담긴 냄비가 화로에 올라 내용물이 끓기 시작하면 젓가락으로 얇게 잘린 쇠고기를 집어 끓고 있는 육수에 넣어 가볍게 한두 번 흔들어 적당히 익힌다. 쇠고기에 버섯과 미나리를 먼저 건져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에 콕 찍어 먹는다. 맛의 평가는 한마디로 ‘따봉’.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는 이 집의 자랑거리. 간장에 갖은 양념을 섞어 만든 액상 스프에 와사비의 절묘한 조화가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 낸다. 17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 온 최 사장만이 만들 수 있는 비법이란다. 부드럽게 씹히는 버섯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정도로 그 맛이 일품. #그림2중앙# 국물 또한 진한 맛이 우러나 사람들 뇌리에 각인시킨다. 얼큰하고 진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 최씨는 4개월간 전국에 이름난 칼국수 집을 방문해 직접 맛을 음미해 보고 그를 비교, 평가했다. 최씨가 내린 결론은 바로 전라도식 육수가 승부의 관건. 주인장은 전라도식 육수를 빼내기 위해 핏기를 제거한 후 소뼈를 장장 6시간 동안 우려내야 제대로 된 육수가 나온다고 했다. 시원한 맛이 끝내준다. 최 대표는 “중국 장수촌 사람들도 고기를 국물에 삶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기왕에 먹을 고기라면 국물에 익혀 먹는 등촌의 샤브샤브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쇠고기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면 이제 그 국물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 삶는다. 유난히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면발은 배부른 줄 모르고 계속 입맛을 당긴다. 일반 칼국수 면발은 빨리 퍼져서 젓가락을 가져다 대면 뚝 끊어지지만 이곳 면발은 쫀득쫀득해 끊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S’ 업체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면발이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에 칼국수 면발이 환상적으로 녹아들면 그 위에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를 살짝 덧씌우는 것도 포인트. 각자 개성에 따라 그 맛을 즐기면 그만이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나면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수저를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계란과 각종 야채로 버물린 볶음밥. 안 먹으면 후회한다고 주인장은 설명한다. 얼큰한 국물에 얼얼해진 속을 달래주는 듯하다.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는 어린이를 위한 메뉴로 해물 바지락 칼국수도 준비돼 있다. 마치 바다에 온 느낌이랄까. 또한 점심에 면 종류가 꺼려진다면 알 요리 시리즈로 아쉬움을 대신 할 수 있다. 이곳은 쇠고기 샤브샤브 2인분 이상 주문시 버섯모듬세트 한 접시 무료 제공 혹은 쇠고기 샤브샤브 1인분을 추가로 제공한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 또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예약 전화는 062-655-7555.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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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은 퇴근길 소주 한잔과 곁들이기 좋은 음식이다. 콜라겐 엘라스틴 등 수유(授乳)에 좋은 성분이 많아 산모에게는 물론 열손실이 많은 겨울철에 수험생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 광주시 일곡동 한국아파트 상가내에 자리잡은 ‘일곡 왕족발·보쌈’(대표 강정숙). 삼호축산에서 도축된 돼지 족을 매일 공수받아 사용한다. 족발 맛은 역시 재료이고, 그 다음으로는 삶고 맛을 내는 기술이다. #그림1중앙# 인심 좋기로 소문난 부부가 운영하는 ‘일곡동 왕족발·보쌈’. 인심만큼이나 맛과 서비스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생강, 마늘, 양파 등 기본 재료와 ‘밝힐 수 없는’ 몇가지를 재료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물에 당일 아침 ‘삼호축산’(광주시 양산동 위치)에서 갖 잡은 돼지 족을 2~3시간 동안 끓여 부드러움과 향미를 일궈내고 있다. 어릴 적 기억에 족발은 시골 5일장이나 시내 커다란 재래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찜통에 돼지 족을 넣어 장시간 삶아낸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 양념장에 콕 찍어 먹던 기억이 새롬새롬. 시장통 나들이 가면 대소쿠리에 가득 담아놓은 족발 먹는 재미가 제법 솔솔했다. 족발은 단백질 보충음식으로 딱이다.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음식이 외식 붐을 타고 어엿한 음식 대접을 받게 됐는데… 그 쫄깃한 특유의 맛으로 족발은 외식 아이템의 주요 부분으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구워 먹는 고기가 비만을 불러오는 포화지방산 덩어리인데다 각종 발암물질을 포함한다고 해서 족발이 어엿한 웰빙 음식 대열에 들었다. ‘일곡동 왕족발·보쌈’ 가게는 철저하게 국내산 돼지 족을 사용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돼지 족이 전부 국산은 아니기 때문. 중국산, 캐나다산, 미국산 등 족발계도 이미 다국적 군(?)들이 국내시장을 많이 잠식해 가고 있는 상태. 족발은 국산을 써야 제 맛이 난다. #그림2중앙# 주재료에서부터 주인장의 정성이 이리 깊으니 그 맛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집은 족발을 조금씩 자주 삶아낸다. 차갑게 식은 기름기가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부드러움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삶아내는게 요리의 포인트.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살아 있다. 껍질의 감촉은 질기지 않으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다. 살점 부분도 퍽퍽하지 않아 부드럽게 넘어간다. 감칠맛이 좋은 족발이다. ‘일곡 왕족발·보쌈’ 집은 하루에 팔 분량을 오전에 준비해두고 적당히 식으면 저녁 시간에 맞춰 판매한다. 그날 주문량을 다 팔면 사실상 영업은 쫑. 선한 주인의 표정도 이 동네의 서글서글한 맛을 떠올리게 한다. 다음 상은 보쌈 차례. 족발이 쫄깃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있다면 보쌈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특징. 보쌈에 보쌈김치가 빠지면 앙꼬없는 진빵인 셈. 보쌈은 돼지고기의 최고급 부위인 삼겹살과 전지살, 한경살을 골고루 섞어 손님상에 낸다. 보쌈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는 시골 처가에서 재배한 태양초를 직접 빻아 쓴다. 배추 한포기에 무, 배, 미나리, 실파, 표고버섯, 굴, 잣, 고춧가루, 소금, 설탕, 새우젓,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식재가 들어가 그 맛을 최촉한다. 빨간 김치의 윤기가 더욱 군침을 돌게 했다. #그림3중앙# 상에 차려진 온갖 재료들을 상추 위에 얹어 입 속 깊은 곳으로 밀어 너었다. 고기는 퍽퍽하면 참 먹기 싫어지는 법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고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목넘김이 너무 좋았다. 이 고기땜시 소주가 그냥 넘어가더구만요. 이곳 왕족발과 보쌈의 맛은 이미 동네 터줏대감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상태다. 초저녁부터 가게를 방문한 동네 아저씨가 “이 집은 주인장 부부가 부지런해가꼬 다른 집 음식 맛하고 확실하게 달라블어. 요리하는 거슬 내가 봤는디 재료라는 재료는 몽땅 싸그리 집어 너어븐께 육수도 다른 집허고 달라블고 족발이나 보쌈 맛도 겁나게 차이나블제”라고 한다. 갖가지 딸려 나오는 음식도 맛이 좋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불편하다 싶으면 시원한 오이 냉채에 비빔메밀 국수 한 그릇 먹으면 포만감이 개운하게 사라진다. 맛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가 없으니 직접 시켜서 먹어보시길 권한다. 여기서 잠깐. ‘일곡 왕족발·보쌈’은 주일 날 가게 문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방문해서 포장해 가면 1천원 할인해 준다. (문의=062-575-8586, 8598)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6.12.28 00:00